[100자평] 보스턴 사람들

보스턴 사람들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70
헨리 제임스 지음, 윤조원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9월

새장 속에 갇힌 아름다운 앵무새를 소유하기 위한 두 남녀의 쟁탈전. 두 사람이 그토록 탐낸 앵무새는 결국 허영덩어리 가짜 보석에 지나지 않았음을 간파했던 건 또다른 속물 루나뿐이구나. 끝맛은 불쾌하다만, 19세기 작품에 페미니즘/가짜페미니즘/반페미니즘/미소지니/젠더 문제 다 담겨 있네.

[100자평] 강의 | 롤랑 바르트의 죽음들

강의 | 롤랑 바르트의 죽음들 ㅣ 채석장 시리즈
롤랑 바르트.자크 데리다 지음, 김예령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8월

언어와 권력, 문학과 기호학에 관한 참으로 풍성한 (그리하여 바르트 탄생의 시발점과 같았던) 바르트의 명연설과 그런 바르트의 죽음 이후에 쓰인 더없이 지적인 데리다의 바르트를 향한 애도의 글. 두 개의 깊은 사유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책.

[100자평] 평원

평원 ㅣ 은행나무 세계문학 에세 19
제럴드 머네인 지음, 박찬원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10월

“평원은 인간이 자신의 의미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아는 이들에게 유용한 은유의 원천일 뿐”…. 평원이란 무엇인가. 기억, 추억, 시간 또는 예술(가)에 관한 흐릿한 초상화. 이 얇은 책을 3일 내내 붙잡고 있었다. 끝끝내 평원은 잡히지 않고 그저 쓸쓸함만 남는구나.

[100자평] 위대한 작가가 되는 법

[전자책] 위대한 작가가 되는 법 ㅣ 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16
찰스 부코스키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17년 3월

예전엔 미처 몰랐지. 부코스키 이 못생긴 늙은이의 글을 이토록 좋아할 줄이야. ‘당신의 글에는 삶도 있고, 알맹이도 있고, 진실도 있다. 무엇보다 아주 재미있다.‘ (‘종이 먹는 흰개미’의 일부 구절 변주) ’위대한 작가가 되는 법‘, ’야망 없이 살자는 야망‘ 두 편만으로도 좋아 죽겠음!!

[100자평] 제국의 어린이들

제국의 어린이들
이영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5년 8월

일제강점기 한일 두 나라 어린이들의 수필을 비교하며 당시 사회상을 훑는 의미 있는 연구. 지배국 어린이와 피지배국 어린이가 같은 시대/공간에서도 이렇게 다르구나 아프고 씁쓸해진다. 그런 중에도 글들이 너무 훌륭해서 감탄. ‘수업료’도 백미이지만 ‘동정금’이라는 글의 묘사에 완전 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