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복종
에티엔 드 라 보에시 지음, 심영길 외 옮김 / 생각정원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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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보에시가 16세기 18세에 쓴 글이라는 <<자발적 복종>>은 권력과 복종의 관계를 권력자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복종자의 입장에서 파악하고 있다. 한 마디로 권력은 폭력을 행사하는 공권력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복종하는 자들에 의해 자리매김한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여기서 주목을 끄는 점은 지배의 법칙인 복종의 연쇄라고 생각된다. 군주에 복종하는 상급 관료, 상급 관료에 복종하는 하급 관료 등 계속해서 줄세워지는 복종의 연쇄말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자발적으로 복종할까? 복종해야만 복종받을 수 있다는 이 복종의 연쇄야말로 지배의 법칙이지 않을까? 랑시에르가 말한 것처럼 우월한 열등자들의 연쇄 또한 이와 같은 복종의 연쇄를 지탱하는 중요한 논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우월한 사람에게 머리 숙이며 열등한 사람에게 당당한 그런 우월한 열등자들말이다. 이 연쇄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라 보에시는 스스로의 자유의지를 강조했지만 내가 보기에 복종하는 것을 그만두기 이전에 복종받는 것으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건 아닐까? 자유의지는 나와 같은 타자의 독립을 보장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건 아닐까? 그래야만 나도 자유로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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