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만은 최근 번역된 그의 책 <<리퀴드 러브>>(새물결, 2013)의 <'네 이웃을 사랑하기'는 왜 그렇게 어려울까?>에서 '네 이웃을 사랑하기'는 문명화된 삶의 기본 수칙 중 하나인데 자기 이익과 행복의 추구라는 논리에 가장 반하는 말이기 때문에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이해로 오히려 자기애와 타자애는 떨어질 수 없는 상호관계 속에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 가운데 의미있는 글귀가 있어 여기에 옮겨 본다. 

 

"하나하나의 인간 존재의 인간-임에서 기인하는 삶의 존엄함과 그에 대한 존중은 다른 가치들 - 그것이 얼마나 양적으로 많고 엄청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 에 의해서도 능가되거나 보상될 수 없는 지고의 가치와 결합될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가치들 또한 오직 인간의 존엄성에 기여하고 그러한 대의를 진작시킬 때만 가치일 수 있다...다른 인간 존재 속에 들어 있는 인간성을 죽이고 생존하려는 사람은 바로 자신의 인간성을 죽이고 살아남으려는 것이다."(195쪽)

 

바우만이 위와 같이 주장하는 이유는 단 한 사람을 굶겨 죽이거나 죽도록 만드는 것은, 아무리 그러한 대가를 치르게 할 합리적이고 심지어 고상한 명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에 합당하게 치를 만한 대가가 아니며 그럴 수도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인간임/됨의 삶이란 존엄성이지 숨쉬는 것은 아니라고 어린이를 가장 사랑했다고 하는 유대계 교육자 헨릭 골드슈미트(코작)의 예를 들어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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