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의 신화를 넘어서
임지현.이성시 엮음, 비판과 연대를 위한 동아시아 역사포럼 기획 / 휴머니스트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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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의 신화를 넘어서>>는 '국사'라는 교과서의 기술적 오류를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국사'가 가지고 있는 근대 국민 국가 권력의 역사 왜곡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국사'의 탈피를 주장하고 있다.

다음은 이 책을 집필한 연구자들의 소개글이다.
우리에게 '국사(國史)'는 억압이며 배제이며 은폐입니다. 국사는 역사를 일국사라는 하나의 틀 안에 가둬버림으로써 밑으로부터의 역사상을 매몰하고, 역사적 상상력의 결핍을 불러오게 됩니다. - 이성시(와세다대, 한국고대사)
'국사'의 해체는 유럽 중심의 세계사에 대한 동경, 제국과 근대에 대한 욕망을 버림으로써 '길들여진 타자'인 주변부 역사학을 해방시키는 것입니다. 또한 동아시아 차원에서 남.북한-중국-일본의 국가 권력을 잇는 '적대적 공범관계'의 해체를 의미합니다. - 임지현(한양대, 동유럽사)

적절한 문제제기와 지적임에도 불구하고 대안의 부재와 이러한 운동이 한국에 한정된 점은 근본적으로 이 '운동'의 한계와 어려움을 드러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음은 이영호 선생의 이 연구성과에 대한 비판이다. 한번 되새겨볼만한 지적이라 생각된다.

"민족주의와 그에 기반을 둔 국사의 문제점을 파헤치고 제국주의와 식민지 모두에 그 정신사적 배경이 있음을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과연 현실적인 국제관계는 그러한 지향에 적합한 조건이 형성되어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문제삼아야 할 것은 어디에 있는가? 애국주의에 기초한 미국의 세계 패권 전략, 일본의 군사 대국화, 중국의 티베트 탄압과 러시아의 체첸 탄압 등 적대적 공범관계의 전형적이고 전세계적인 지배의 청산을 촉구하는 전략을 세워야 하는 것은 아닐까."

궁극적으로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당연히 국민(민족) 국가의 문제점과 그에 대한 비판 그리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이다. 결과적으로 해체를 지향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리고 외부적으로는 이러한 비판과 논의는 위험스럽고 무책임하다는 느낌이 든다. 임지현 선생의 "'해체한 다음의 대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준비된 답변이 없다. 현재로서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 '동아시아 역사포럼'의 유일한 대안이다"라는 말이 그런 느낌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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