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스토리, 당연한 결론, 한국의 스포츠 영화!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또는 국가/권력자의 다른 목적에 이용되어 척박한 토양에서 좌충우돌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면서 우연찮게? 좋은 성적을 낸다. 그리고 가능하면 올림픽에서 메달까지 따며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감정을 자극하여 감동을 주는 것이 스포츠 영화의 정식이 아니던가?!
그래서 영화 '국가대표'도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하자고 보러갔다.
또 종목이 스키점프이니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줄 것도 같았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니 조금은 근원적인 문제가 내게 다가왔다.
근대의 작동원리인 우리같은 일반인들을 몽땅 정치로부터 무장해제시킨 원리.
즉, 대표/대리/표상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영화는 그렇게까지 말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너무도 일반적인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내게 감동을 조금이라도 줬다면 단순히 우리를 대표하는 국가대표가 열악한 환경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그 가운데 국가대표로서 자긍심을 가지며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는 스포츠맨쉽을 발휘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여전히 그런 뻔한 내용을 담보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대표는 국가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즉 자신을 대표/대리/표상하는 것임을 얘기하는 듯했다.
자신을 버린 국가의 대표가 되기 위해 미국국적을 버리고 한국국적을 획득하는 하정우 역은 국가대표가 되기 위한 과정에 지나지 않았다. 그 외 국가대표가 된 이유는 전부 각자의 개인적인 사정, 개인적인 일 때문이다.
물론 현재 국가대표도 국가대표라는 상징적인 자리보다는 그 이후의 경제적 후원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국가대표는 상징정치에서 가장 잘 활용된다.
그래서 국가/권력은 그런 신화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창출된 신화를 적극적으로 포섭하여 더 상징화한다.
그러나 꼭 결론이 그렇게 되었다고 해서 그 대표성을 담지한 개인들이 국가를 대표하는 것만 같지는 않다.
스스로를 대표하는 대표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