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5일, 천황 히로히토는 이렇게 말하였다 - '종전 조서' 800자로 전후 일본 다시 읽기
고모리 요이치 지음, 송태욱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제목에서 보이듯이 굉장히 선정적(?)이다.
하지만 이 제목이 현대 일본을 이야기한다면 비약일까?
지은이는 천황 히로히토의 종전조서와 그 조서를 둘러싼 일본지도층의 언설을 통해 현대 일본의 우익화, 현 정부의 대미추종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종전조서의 전후사정에서 지은이는 이미 패전을 당연시하는 분위기에서도 천황과 그 측근은 포츠담회담에 대한 전면수용을 미루며 천황의 안위와 국체의 보존만을 생각했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나았던 2번의 원폭을 받았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이어 작성되는 종전조서 또한 전쟁책임에 대한 회피와 패전에 대한 사과없이 자신의 안위와 국체의 존속을 끝임없이 생각했다는 것 또한 지적하고 있다. 패전이후에 전개된 맥아더의 연합군총사령부와의 교섭과 담합을 통한 일본의 급속한 우익화(공산주의자들의 탄압과 일본의 군사기지화 등)에 대해서도 지은이는 미국측의 냉전체제에서의 반공주의정책과 천황측의 자신의 안위와 국체보위를 상호담보한 '상징천황제'의 탄생과 결부되어있다고 지적한다. 이후 일본의 대미추종주의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로부터 시작된 것이고 현재 일본의 대미추종주의도 이러한 연결선상에 있다고 지은이는 지적한다. 표면적으로는 내셔널리즘에 복무하는 듯하지만 실상은 대미추종주의라는 것이다. 그러한 논거는 이 책 곳곳에 들어있다. 특히 야스쿠니신사에 대한 참배는 이러한 논거를 뒷받침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지은이는 이러한 비판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즉 '불량국가' 미국에 대한 여론화와 더불어 미국을 비롯해 그러한 미국을 추종하며 '전쟁하는 나라'를 만들려는 현 일본정치권에 대해 국제주의로 맞서자는 것이다. 국제주의란 아시아의 연대를 의미한다. 항상 미국을 매개로 하는 양국간 교섭이 아니라 미국으로부터 자립한 아시아 국가들 간의 다국간 교섭에서 21세기의 안전보장과 경제 그리고 환경을 둘러싼 국제적 규칙을 만들어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일본의 역사교과서 문제, '유사법제' 문제, 이라크 자위대 파병문제, 북일수호조약의 적극적인 체결등의 문제에 대해 실천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지식인이다. 이 글 또한 이러한 실천적인 활동 속에 나온 것이다. 그 만큼 이 책은 현재 일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 적극적으로 비판한다.

현대 일본의 본질을 명확히 알고자 하고 그러한 일본이 생성된 원인을 제공하고 현재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미국을 알고자 하는 이들의 필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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