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에서 그렇게도 용감하던 기사들은 기회가 있을때마다 정신을 놓아버린다. 이러한 남성적 감성 형태는 바로크 시대까지 계속된다. 그러다가 17세기 이후나 되어서야 비로소 남성들에게 감정을 제어하는 능력이 주어진다. 낭만주의 시대에 이르면 ‘실신‘은 여성들의 전유물이 된다. 게다가 그 당시의 여성들은 그것을 남용하는 경향도 없지 않았다. 오늘날에는 실신이 질병에 대한 임상적 징후일 뿐 그이상의 의미는 없다.
-> 감성을 둘러싼 남성성과 여성성의 구분은 근대의 산물 - P43

자연적인 징후와 초자연적인 징후를 구분한다는 것은 무의미한 노릇일 것이다. 사실 이 시대에는 자연성과 초자연성을 가르는 경계가 매우 불분명했다. 중세 시대에 임박한 죽음을 예고하기 위해 가장 빈번하게 동원된 징후들은 오늘날 ‘자연적‘이라고 정의되는 것들이다. 즉 일상적인 삶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하고 친숙한 사실들을 그저 단순하게 확인하는 정도를 벗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근대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는 동안 학자들이 예고적 현상들의 초자연적인 성격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이것들이 결국 대중적인 미신으로 간주되고 만 것이다.
-> 전대근적 미신도 근대의 산물, 자연적인 것을 초자연적인 것으로 전환해 미신화함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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