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의 은닉 대본과 강자의 은닉 대본을 비교하고, 두 집단의 은닉 대본을 권력관계에 대한 공식대본과 대조한다면, 지배에 대한 저항을 이해하는 매우 새로운 방식을 얻게 될 것이다.
- P16

공개 대본이란, 거칠게 말해, 지배 엘리트들이 남에게 보이고 싶은 자기 초상화이다...전적으로 거짓과 허위의 실타래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다른 한편으로 대단히 당파적이고편파적인 서사다. 그것은 지배 엘리트들의 힘을 단호히 확인하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면서도, 그들 내부의 부끄러운 일들은 감추거나 완곡히 표현하는 방식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게끔 고안되어 있다.
하지만 만약 이처럼 잘난 척하는 초상화가 피지배자들 사이에서어느 정도 수사학적 힘을 행사하려면 피지배자들에게 이익이 되는 부분에 대해 반드시 얼마간의 양보를 포함해야 한다. 곧 안토니오 그람시가 말하는 의미에서의 헤게모니를 추구하는 지배자들은 자신들의지배를 하나의 이데올로기적 사례로 만들어야 하기에, 어느 정도는그것이 피지배자들을 위하는 것처럼 보일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지배 권력의 주장은 항상 대단히 편향적인 것이 사실이나, 그렇다고 해서 피지배자들의 공감을 완전히 얻지 못하는 경우도 드물다. - P54

지배의 실천은 은닉 대본을 창조한다. 만약 지배가 유난히 가혹하다면 은닉 대본도 그에 상응해 풍성해진다. 결과적으로 피지배 집단의 은닉 대본은 또다른 하위문화의 형성에 의해, 그리고 그들의 방식으로 변형된 사회적 지배 형태가 지배 엘리트의 그것에 저항하는 과정에 의해, 공개대본에 대응한다. 두 가지 모두 권력관계 및 이해관계의 영역이다.
권력 행사의 인공물人工物이라는 점에서는 지배자의 은닉 대본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주어진 지배의 틀 속에서는 이데올로기적 한계때문에 공개 대본이 될 수 없는 언설 - 몸짓, 언어, 관행 을 포함한다. 이 또한 권력관계 및 이해관계의 영역이다. - P6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