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5 - 제2부 유형시대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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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5권은 3선개헌 직전의 시기를 다루고 있다. 부푼 꿈을 안고.. 어쩌면 삶의 마지막 보루일 것이라는 믿음으로 서울로 상경했던 등장 인물들이 하나 같이 처절하게 지옥을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또 광부로, 간호사로 취업하기 위해 서독으로 간 사람들과 목숨을 걸고 크게 한 몫 얻고자 베트남 전쟁에 뛰어들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1960년대 후반의 서울, 서독, 베트남은 공간을 달리할 뿐이지, 인간의 육신과 정신을 병들게 하는 생지옥이었다.

 

폐병을 앓던 나복녀는 손님과 자다 피를 토하는 바람에 포주에게 마저 버림받아 마흔 개가 넘는 수면제를 나눠 삼키고 자살을 시도했다. 기술을 익힐 요량으로 스텐공장에 취직했던 나복남은 고장난 기계에 손이 빨려 들어가 오른손 손가락 네 개를 잃었고, 병원비만 보상받은 채 공장에서 쫓겨났다. 평화시장 재단사 전태일은 근로감독관을 찾아가 평화시장의 작업 실태를 알리려다 매몰차게 내쫓김을 당했다.

 

“... 자기네 일을 스스로 자기들 스스로 나서서 해결하지 않으면 이 세상 사람들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너희들 똑똑히 기억해. 너희들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야. 사람은 누구나 사람답게 살 권리가 있어. 이 사실을 절대로 잊지 말어. 그리고, 혼자만 알고 있지 말고 마음이 통하는 가까운 사람들한테 전해. 그 사람은 도 다른 사람한테 전하게 하고. 그래서 같은 생각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우리의 힘은 커지는 거야. 그 힘은 결국 사장들은 이길 수 있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지? 절대로 잊이 말어. 우리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야!”(162)

 

박영자의 아버지가 사장으로 있는 회사의 비서로 취직했던 허미경은 사장의 심부름으로 서류를 전하러 호텔로 갔다가 몸을 더럽히고 사장의 아이를 임신하게 된다. 이 사실을 모르고 베트남에서 돌아온 이상재는 수소문 끝에 허미경을 소식을 알게 되고 절망한다. 박사장 덕에 서울로 올라와 살던 허미경의 가족은 와우아파트가 붕괴는 사고 속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 7월 7일로 정해진 경부고속도로 개통일을 맞추기 위해 건설노동자들은 목숨을 걸고 일한다.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이야기의 결말이.. 그래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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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의 죽음 - 우리가 모르는 3-7세기 중국 법률 이야기
리전더 지음, 최해별 옮김 / 프라하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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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북위 효문제의 딸, 난릉공주의 죽음에서 비롯되었다. 난릉공주는 바람난 남편과 다투다 남편에게 맞아 10년 만에 갖게 된 아기를 유산하고, 얼마 뒤 죽게 된다. 놀란 남편이 간통한 두 명의 여성과 함께 도망감으로써 이들에 대한 처벌을 둘러싸고 황실과 관료들 사이에서 치열한 법적 논쟁이 벌어졌다. 남편 유휘의 가문은 송의 귀족이었는데, 궁정 내부 권력 다툼에 연루되어 북으로 도망해 북위 정부로 부터 기득권을 보장 받은 세력이었다.  

 

표면적으로 보면 남편의 외도로 인한 부부싸움의 결과 아내와 태아가 살해된 간단한 사건인듯하다. 하지만 여기에는 간통, 혼인폭력 외에 연좌의 문제가 얽혀 있고, 이 문제는 성별 의식의 차이, 한족 대 호족이라고 하는 집권층 성향이 차이 위에 놓여져 있다. 책은 유휘가 최종 판결을 받기까지의 논쟁 과정을 치밀하게 분석하며 이 과정에서 언급되는 위진남북조 시기의 법률과 관련된 여러 문제들을 설명하고 있다.

 

다시말해 양측의 의견차는 유휘의 죄를 '모반대역죄'로 할 것인지 혹은 '친자살인죄'로 할 것인지로 나타나지만, 그 안을 들여다 보면 황권과 재상권의 대립, 여성과 남성의 대립, 선비족과 한족의 대립 등이 다층적으로 얽혀 있다.

 

친자살인죄를 적용해야한다고 주장한 사람은 한인 관료 최찬이었다. 그는 가부장적 가족 윤리에 따라 유산한 태아의 신분은 공주의 혈육 즉 황실의 일원이 아니라 유휘의 아들이라는 것이다. 또 간통죄가 적용된 두 여성은 출가외인이므로 그녀들의 오빠가 간통 사실을 알고도 모른척 했다고 하여 연좌죄를 적용해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주장은 황실에 의해 기각되었다.

 

책에 따르면, 진~한대 까지도 부부가 서로 폭력을 행사한 경우 그들에 대한 처벌에 있어 경중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당대부터는 확실히 똑같은 죄에 대해 여성에게 더 큰 처벌이 부과되기 시작했는데, 난릉공주와 유휘 사건은 바로 한~당 시기의 중간에 위치힌다.

 

이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최종심판의 결정권자가 황실이었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황실이 황태후로 대표되는 특별한 성별의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한족이 아니라 호족이었다.

 

위진남북조 시대에 법의학이라고 하는 분야가 존재했었고, 그때에도 '의심이 되더라도 증거가 없으면 풀어줌으로써 인명의 손실을 막아야 한다'는 관념이 존재했단 사실이 좀 놀라웠다. 또 우리가 당연히 하는 규범, 윤리 질서, 가치, 제도 등이 누구의 입장에서,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알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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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4 - 제2부 유형시대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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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옥이와의 관계를 어떻게 해서든 끊어야겠다고 생각한 일민은 서독으로 가 광부가 되기로 결심한다. 빚을 내 신체검사와 신청서를 제출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고 결과를 기다렸지만 결국 가족력으로 인해 좌절되고 말았다. 차마 죽지 못해 산다는 말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월남 파견 근로자를 신청하려고 했지만 출국이 금지되어 있는 처지라 역시 좌절되었고, 지인의 무역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겨우 자리를 잡는 듯 했지만 해외 출장을 자유롭게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권고 해직 당했다.

 

유일민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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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2 - 제1부 격랑시대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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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서 경향신문 폐간, 진보당 사건 등이 다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소설 <한강>은 이승만 정권 말기부터를 시대 배경으로 하고 있다.

 

 2권에서는 5.16 군사 쿠데타로 유일민, 유일표 형제, 깡패 서동철, 민주당 의원 한인곤 등의 입장이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가 그려지고 있다. 통일 운동 진영의 활동을 심정적으로 지지하면서도 자신이 처한 상황 때문에 정치로부터 고립되기를 자처하는 유일민의 고뇌가 잘 나타나 있다. ‘나 혼자 불구인 삶을 사는 것이 아닐까’라며 괴로워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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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1 - 제1부 격랑시대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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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 때인가 조정래의 <아리랑>을 엄청 감명 깊게 읽고 난 후 한국현대사에 대한 관심, 흥미가 막 생겼었던 것 같다. <아리랑>을 계기로 홍성원의 <남과 북>과 진중권의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등을 읽게 되고 유시민을 좋아하게 되면서 또 강준만의 책을 읽기 시작했었다.

 

<한강> 역시 조정래의 작품이라는 것 때문에 고등학교 때 읽기 시작한 것 같은데 완간되지 않아서였는지, 고3이라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해서였는지, 7권 정도 까지만 읽은 것 같다. <태백산맥>, <아리랑>보다 못하다는 주변의 평가도 읽다가 만 이유가 됐을 것이다.

 

학교 도서관에 시리즈 한 세트가 있었는데 마땅히 편하게 읽을 책이 없어서 손에 쥐게 되었다. 유일민, 유일표 형제와 강숙자, 박영자 등의 등장인물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매일신문의 후신인 서울신문이 해방 이후 자유당 기관지 노릇을 해오다 4.19 당시 학생, 시민들에 의해 불탔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다. 또 이승만이 하야 당시 일본에 숨겨 둔 비자금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는 사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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