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인의 후예 - 황순원 작품선 한국현대문학전집 (현대문학) 11
황순원 지음, 김수이 엮음 / 현대문학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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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탄 혼자서 박완서 읽기
2탄 혼자서 김원일 읽기
3탄 혼자서 황순원 읽기 시작ㅋ

이 책에서 장편 카인의 후예와 함께 단편 목넘이 마을의 개, 독짓는 늙은이를 읽었는데 세가지 작품의 공통점이랄까, 아님 황순원 작품의 특징인 걸까, 결말에 대미를 장식하는 뭔가가 있다. 동물적이고 이기적이고 사나운 인간성이 결국엔 사랑과 자기희생으로 극복되어지는 결말.

카인의 후예 결말에서 나약한 존재로만 여겨지던 주인공 박훈이 사촌동생을 대신해 도섭영감을 죽이기로 결심하는 부분과 오작녀의 동생이 사실은 박훈을 살피기위해 곁을 맴돌았던 것이고, 박훈에게 누이와 떠날 것을 부탁하며 아비와 죽어가는 부분.

목넘이 마을의 개 결말에서 신둥이의 새끼들, 그 새끼의 새끼들이 대를 이어가며 마을에 남게 되었다는 부분.

독짓는 늙은이 결말에서 송영감이 아들을 남의 집에 보내고 자신의 분신과도 같았던 깨어진 독과 함께 가마속에서 죽어가는 모습.

사는 게 참 궁상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보잘 것 없고 부질없는 것들에 신경쇠약 걸릴 정도로 집착하면서, 왜 살아야하나 그런 생각이 든다. 궁상스러움 속에서 즐거움을 찾지 못하면 사는 게 참 지루하고 힘들겠다는 생각이. 그래서 하루하루는 가볍고 즐거워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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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현대사 - 개정증보판
서중석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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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자료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사서 읽었는데 역시 꽤나 유익했던 책. 대학 1학년때 '청한사'로 세미나 했던 게 계속 생각났고, 대학 때 한국현대사 만큼이라도 제대로 깊이 있게 공부할 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여순사건 때부터 지리산은 빨치산의 무대가 됨. 국군은 여순사건 계기로 군내부에 있는 남조선노동당 프락치 처단하는 대규모 숙청사업 진행. 관동군 지배하의 만주군 장교로 항일세력을 '토벌'하던 박정희는 남로당 프락치로 활동하다가 육사동기생 등 동료 프락치에 관한 정보를 군 정보당국에 넘겨주어 살아남음. 여순사건 계기로 이승만 정부는 국가보안법 제정. 한 연구자는 국가보안법 제정을 분단의 법제화로 평가.

 

-49년 6월. 이른바 6월 공세. 국민보도연맹 결성, 반민특위습격사건, 국회프락치 사건, 김구 암살 사건.

 

-안두희는 아버지가 토지개혁으로 땅을 몰수당한 뒤에 월남하여 서북청년회 간부, 미군 방첩대인 CIC 요원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두희는 사건현장에서 체포되었으나 재판 이후 정부와 군의 비호 아래 특별대우를 받으며 생활했다. 1996년 한 시민의 몽둥이에 맞아 사망했다.

 

-처음 휴전협정은 휴전선을 어디에 그을 것인가를 둘러싸고 4개월을 끌었다. 그것이 해결되자 포로문제가 18개월이나 휴전을 지연시켰다.

 

-신익희가 선거도중 사망하자 야당 단일후보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조봉암보다 이승만을 선호했다. 그래서 조봉암에게 표가 가지 못하도록 신익희 추모표를 던지라는 전대미문의 희한한 투표를 권장했다. 조봉암은 2011년이 되어서야 대법원 재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학생들의 분노는 1960년 2월 28일 대구에서부터 폭발했다. 일요일인 28일 민주당 유세에 가지 못하도록 학생들을 강제 등교시키자, 맨 먼저 경북고 학생들이 "학원을 정치도구화 하지 말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에 나섰다.

 

-1960년 12월 장면내각은 역사상 처음으로 네 차례에 걸쳐 면의원과 면장에서부터 서울특별시장과 도지사를 뽑는 지방자치선거를 실시했다. 그런데 지방자치가 시작될 무렵 5.16군사쿠데타가 일어난 그 이후 30년 동안 지방자치선거가 없어짐으로써 풀뿌리 민주주의는 결정적인 위기를 맞았다.

 

-민주당 간부들은 자유당 간부처럼 극우반공적이라는 점에서 별 차이가 없었고, 친일파도 똑같이 많았다.

 

-1960년 10.8. 서울지방법원이 3.15무정선거 주범들의 형을 감형하거나 무죄를 선고하자, 이에 격분한 4월 혁명 부상자들이 목발을 짚고 국회본회의 의장석을 점거한 후 "혁명입법"의 조속한 제정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임.

 

-4대 대통령 선거는 허정후보와 옥중의 송요찬 후보가 사퇴해 박후보와 윤후보의 양자대결이 되었다. 선거 결과 박정희 후보가 윤보선 후보를 불과 15만 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되었다. 역사상 가장 근소한 차이로 당선이 결정된 것이다. 박정희는 경상도와 전라도에서 많은 표를 얻었고, 윤보선을 서울 경기 지역과 충청도 강원도에서 많은 표를 얻어 표의 남북현상을 보여주었다. 대체로 해방 직후 좌익세가 강했던 지역에서 박정희의 표가 많이 나왔다.

 

-한국은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타이, 필리핀, 대만, 스페인이 베트남에 보낸 총병력의 약 세배인 5만 여명을 파견했다. 미국을 제외하고 베트남에 가장 많은 군대를 보내. 5000여 명이 전사.

 

-1971년 대통령 선거. 김영삼 40대 기수론. YS(43), DJ(45), 이철승(48) 세사람은 한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당내 자유 경선. 2차에서 DJ가 역전승. YS가 패배 인정.

 

-1973 김대중 납치. 중앙정보부가 저지른 일. 반유신투쟁에 불을 지핌.

 

-국제법학자협회에서는 인혁당 관련자들이 사형 확정 선고를 받은 1975년 4월 8일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선포. 일곱명이 사형선고(인혁당 재건위 사건). 민청학련 사건 관련자들도 사형과 무기, 20년형을 무더기로 선고받았다.

 

-박동선 로비사건 : 주한 미군 감축 막기 위해 재미실업가 박동선이 현금으로 미의원 70여명을 매수하려고 했다는 사실이 미국 현지 신문에 크게 보도됨으로써 촉발. 이를 계기로 한미관계가 크게 악화.

 

-1978년 10대 국회의원 선거. 여당이 야당에 뒤져. 박정희는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99.99%의 지지를 받고 당선. 미국, 일본, 대만 등 축하사절 보내지 않은 쓸쓸한 취임식.

 

-박정희 정권이 중화확 공업의 과잉중복투자로 몰락을 자초했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심한 불황속에 1979년 8월 YH 여자노동자들의 신민당사 농성사건이 있었고 10월 부마항쟁이 일어났다.

 

-수출증가와 관련해서 잊어서는 안될 것이 양적 증가 수치가 가지는 문제점이다. 1950년대에는 미국의 군사지원위주의 원조경제에 크게 의존했기 때문에 수출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 수출액이 매우 적었다. 이때문에 1960년대에는 약간만 수출을 해도 증가율이 매우 높게 나왔다.

 

-심각한 농촌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1971년부터 새마을 운동이 펼쳐졌다. 새마을운동은 남아도는 시멘트 생산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북과의 경쟁관계에서도 필요했다.

 

-와우아파트 붕괴 사건 직후 가수 조영남은 시민회관(세종문화회관 전신)에서 자신도 모르게 '신고산타령'을 '신고산이 와르르르 와우아파트 무너지는 소리에'로 불렀다가 체포되어 도피하다 결국 군대에 끌려갔다.

 

-1970년 와우아파트 붕괴 사건, 1971년 광주대단지 사건

 

-국민교육헌장 암송에 이어 박정권은 일제 말기의 전시 총동원 체제기에 성행했던 여러가지 국가주의 의례도 부활시켰다. 모든 국민은 거리를 걸어가다가도 오후 6시가 되면 반드시 부동자세로 국기에 대해 경례를 해야 했고, 극장에서는 영화 시작 전에 기립해서 애국가를 불러야했다.

 

-전두환은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2525표 가운데 2524표를 얻어 박정희, 최규하에 이어 세번째 체육관 대통령이 되었다. 위컴 주한 미군사령관은 전두환을 공공연히 지지했다.

 

-김대중은 사면 복권 이주일만에 대통령 불출마 선언을 번복했고, 김영삼 김대중의 후보 단일화 담판도 결렬되었다. 이와 맞물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네명이 모두 출마하면 반드시 김대중이 대통령이 된다는 4자 필승론이 제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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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지 가는 길
김원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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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집 <물방울 하나 떨어지면>에서 저자의 장애문제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었는데, 이 책은 자폐아 시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장편소설이다. 시우 자신이 화자가 되어 독백처럼 자신의 일상을 읊조린다. 자폐를 지닌 사람의 말이 그러하듯, 소설의 문체는 짧고 간명하다.

 

"나는 자주 운다. 할머니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나온다. 할머니를 만나면 누구에게도 못했던 말을 하고 싶었다. 고물장수를 따라나선 뒤부터, 대전 지하실 슬리퍼 공장, 부랑아 수용소, 풍류 아저씨와 함께 한 거지 생활, 멍텅구리배를 타고 바다에 갇힌 생활, 거기서 만난 강훈 형, 항구에서의 조폭 생활, 구리시로 올라와서...... 길고 긴 사연이다. 말이 되어 풀릴 것 같지 않다. 그럴 땐 울 수밖에 없다."

 

소설의 등장인물 중 시우는 유일한 장애인이다. 어린 시절 낯선 사람을 따라나섰다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한 삶을 강요받으'며 살게 된다. 소설의 도입부는 좀 충격적이었다. 시우를 종업원 삼아 먹여주고 재워주며 잠자리를 강요하는 식당 주인. 시우를 둘러싼 모든 인물이 시우를 목적에 따라 이용하려고 하지만, 유독 이 식당 주인이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이유는 뭘까;

 

아우라지에서 함께 살았던 돌아가신 아빠와의 추억,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매 순간 시우의 회상을 통해 되살아난다. 그가 있어야 할 곳이기에 반드시 돌아가야만 하는 곳이기도 한 아우라지. 저자의 다른 소설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 역시 화해와 희망을 제시하며 끝이 난다. 우아라지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준 유일한 사람이었던 경주가 아우라지에 노인과 장애아동을 위한 복지시설을 만들기 위해 주민들을 설득하는 결말.

 

장애란 무엇일까. 무엇이 진짜 장애일까,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시우는 소설 속 유일한 장애인이지만,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 유일한 존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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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 하나 떨어지면
김원일 지음 / 문이당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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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김원일 읽기' 4번째 책. <오마니별>에 이어 이 책도 단편집이다. 죽음에 임박해 자폐아 아들을 고속버스 터미널의 미화원으로 취직 시키는 이야기('미화원'), 인터넷으로 만난 중증 지체 장애인을 남편으로 보살피면서 장애 어린이들을 돌보아 주고 보육시설을 위해 재산을 내놓게 되는 과정('물방울 하나 떨어지면'), 인혁당원으로 찍혀 체포되어 고문 끝에 사형되는 한 인물의 이력('고난 일지'), 6.25때 미군의 부주의로 인해 성불구와 정신장애를 겪는 남자가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이야기('4가 네거리의 축대'), 사회자의자 동생을 둔 피난민 할아버지와 작은할아버지의 생애를 추적하려는 조카의 이야기('손풍금')가 차례로 실려있다.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과는 달리 절반 정도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작가 김원일이 어떤 문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인지 좀 더 새롭게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물방울 하나가 고요한 수면에 떨어지면 그 중량으로 파문이 겹으로 커지며 넓게 퍼지다가 스스로 넉넉한 물에 섞여 자취를 감춘다. 그 이치와 같이 베풂이나 선행, 우리네 삶 그 자체도 그런 물방울 하나이리라. 언젠가, 그이와 나도 물방울 하나로 떨어져, 끝내는 그렇게 이 지상에서 흔적 없이 사라지리라."('물방울 하나 떨어지면'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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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니별 - 김원일 소설
김원일 지음 / 강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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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재미있게 읽은 단편집이다. 김원일이라는 작가를 왜 이제서야 알게 됐을까.

이 책 끝에서 평론가가 "그의 소설은 마음을 쉽게 흔들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무겁게 움직이게 한다." 라고 했는데 내가 느낀 감정과 비슷하다. 제대로 읽어내진 못했어도 허투루 읽진 않았나보다.

오마니별, 용초도 동백꽃, 임진강, 남기고 싶은 이야기, 카타콤, 화가의 집 이렇게 여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압권은 역시 가장 앞에 실린 오마니별이다. 뜨겁게 엉킨 무언가가 마지막에 울컥하고 솟아올라서 그 마지막을 몇번이나 읽었다.

이보다 간단하게 정리할 수는 없을 것 같아서 평론가의 말을 옮기자면..

"하늘어 빛나는 별(오마니별)처럼, 땅에 흐드러진 동백꽃(용초도 동백꽃)처럼, 사랑하는 이는 죽어서 별로 뜨고, 아물지 않은 상처는 해마다 핏빛으로 피고 또 진다."

기다림과 외로움은 인간이 타고나는 사명이자 숙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기꺼이 받아들이고마.. 생각했다.

역사가 씌운 굴레를 벗겨내고자 치열하게 싸웠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 때문에 생긴 상처인지도 모른채 자기 자신 혹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내에서 굴레를 짊어지고 그저 고달프게 살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라 더 애처롭게 느껴진다. 나도 꼭 그랬을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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