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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 하나 떨어지면
김원일 지음 / 문이당 / 2004년 1월
평점 :
'혼자서 김원일 읽기' 4번째 책. <오마니별>에 이어 이 책도 단편집이다. 죽음에 임박해 자폐아 아들을 고속버스 터미널의 미화원으로 취직 시키는 이야기('미화원'), 인터넷으로 만난 중증 지체 장애인을 남편으로 보살피면서 장애 어린이들을 돌보아 주고 보육시설을 위해 재산을 내놓게 되는 과정('물방울 하나 떨어지면'), 인혁당원으로 찍혀 체포되어 고문 끝에 사형되는 한 인물의 이력('고난 일지'), 6.25때 미군의 부주의로 인해 성불구와 정신장애를 겪는 남자가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이야기('4가 네거리의 축대'), 사회자의자 동생을 둔 피난민 할아버지와 작은할아버지의 생애를 추적하려는 조카의 이야기('손풍금')가 차례로 실려있다.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과는 달리 절반 정도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작가 김원일이 어떤 문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인지 좀 더 새롭게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물방울 하나가 고요한 수면에 떨어지면 그 중량으로 파문이 겹으로 커지며 넓게 퍼지다가 스스로 넉넉한 물에 섞여 자취를 감춘다. 그 이치와 같이 베풂이나 선행, 우리네 삶 그 자체도 그런 물방울 하나이리라. 언젠가, 그이와 나도 물방울 하나로 떨어져, 끝내는 그렇게 이 지상에서 흔적 없이 사라지리라."('물방울 하나 떨어지면'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