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 - 2009년 제33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김연수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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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우리 바깥에 존재한다. 사랑과 마찬가지로. 하지만 고통은 우리 안에만 존재한다. 우리가 그걸 공처럼 가지고 노는 일은, 그러므로 절대로 불가능하다.
-김연수,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17쪽

진의 껄렁껄렁한 목소리에 염려가 무서리처럼 옅게 깔려 있다.
-이혜경, 그리고, 축제-85쪽

누군가가 내 머리 뚜껑을 열고 잘게 부순 얼음 조각을 쏟아붓는 것 같았다. 갓 잡혀 파닥파닥 뛰다가 얼음을 맞아 기절하는 물고기처럼 나는 얼어붙었다.
-이혜경, 그리고, 축제-99쪽

여러 번 거절당한 사람의 소심함과 그럼에도 버릴 수 없는 기대가 어린 얼굴
-이혜경, 그리고, 축제-109쪽

"나는 고독을 못 견디는 사람이에요. 사람은 사랑하는 순간에도 고독하다고 하잖아요. 나는 그걸 못 견디겠어요. 차라리 사랑 없이 나 혼자 감당하는 게 나아요."
나는 말의 이면을 킁킁거리는 치졸한 구석도 갖고 있다. 그녀가 고독이라는 말을 들먹일수록 나는 그게 틈으로 보였다.
-전성태, 두 번째 왈츠-175쪽

어차피 내 앞에 놓인 잔이라면 아무리 독해도 마실 수밖에 없었다.
-조용호, 신천옹-193쪽

철컹, 하는 느낌으로 철문이 다시 자신의 전부를 걸어 잠갔다.
-박민규, 용용용용-213쪽

대의가 사라진 세계엔 법이 있었고, 그 세계에 이미 그는 지쳐 있었다.
-박민규, 용용용용-220쪽

그는 끌끌한 마음으로 끄덕이고 끄덕였다. 세계는 흘러갈 터였다. 정의도 악도 윤슬 같고 는개 같아진.
-박민규, 용용용용-221쪽

그는 사람들의 연기에 민감했다. 어색한 연기는 비문투성이의 문장을 보는 것처럼 불편했다.
-김연수,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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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젊은 것들 - 발칙한 반란을 꿈꾸는
단편선.전아름.박연 지음 / 자리(내일을 여는 책) / 2010년 1월
절판


종아하는 마음이 없어지면 <좋아서하는밴드>를 해체할 거예요. 더 이상 하기 싫을 때까지 거리 공연 하는 거죠. 하지만 이야기 계속 들어봤으니 저희가 이 좋아하는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았을 거예요. 싫어질 때까지 할 것이라고는 말하지만 그 기간을 늘리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할지 앞으로 계속 볼 수 있을 거예요. 자신 있게 '싫어질 때까지 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그만큼 노력할 걸 염두에 뒀기 때문이에요. -2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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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번째 집 두번째 대문 - 제1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임영태 지음 / 뿔(웅진) / 2010년 2월
품절


자기 인생을 누구에게 이해받을 필요는 없다. 이해라는 건, 자식이나 마누라가 아닌, 맞은편 막걸리 집에서 몽롱하게 취해 바라보는 어느 손님이 뜻밖에 해 줄 수도 있는 일이다. -15쪽

나이가 마흔쯤 되면 버릇이 옹이처럼 삶에 박힌다. 무심코 반복되는 그것들 속에 욕망도, 상처도, 사는 방식도 다 들어 있다. 생계 문제로 벌이는 게 아닌 한 도둑질도 연쇄살인도 결국엔 버릇이다. 그러니 삶을 바꾸려면 버릇을 바꾸어야 하는데, 버릇은 삶에서 나오는 것이라 먼저 바꿀 수가 없다. 나이 사십을 넘긴 사람에게 버릇을 바꾸라고 할 때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단단히 각오해야 한다. -61쪽

가난은 오히려 큰 문제가 아니었다. 내면에 담담한 자부심이 있으면 가난한 생활은 쓰르쓸하지 않다. 그러나 나는 못난 자의식으로 늘 세상과 대결하는 데에 힘을 쏟았다. 속물스러운 사람들을 경멸하며 의연한 척했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초조해하며 나에게 없는 것들을 욕망했다. 아내의 인생도 그런 나를 고단하게 지켜보는 것으로 소진되었다.-182쪽

의미는 기억에 있다고 생각한다. 행위가 아니라 기억에. 때문에 의미는 시간이 지나간 후에 만들어진다. -2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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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y - 지구 반대편을 여행하는 법
정준수 지음 / 플럼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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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않은 길을 질투하다

첫 유럽 여행을 다녀왔을 때만 해도 한두 번만 더 여행을 하면 가고 싶은 곳이 없을 줄 알았지만, 가고 싶은 곳의 증가 속도는 나의 여행 속도보다 훨씬 빨랐다. -78쪽

발칙하게 근사하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이미지가 탱고의 후광을 업고 있다는 내 주장이 아무리 허점투성이라고 하더라도, 한때 오페라 극장이었던 곳에 좌석 대신 책을 꽂아 둔 서점을 보면 그들의 품격 높은 센스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오페라 극장의 곡선 구조는 서점으로 쓰기에 비효율적인 구조지만 내부를 바꾸지 않고 서점으로 만들 생각ㅇ르 가진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었다는 것은 놀랍다. -2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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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일 때 그곳에 간다 - 박상우 산문집
박상우 지음 / 시작 / 2008년 6월
품절


아무리 건너도 끝끝내 건너지지 않는 바다: 사랑해-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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