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2002/08/09 12:17

영화 본 지는 일주일이 넘었지만..
전 개봉한 첫 주에 보러갔죠. 역시나 사람들 말에 오르내리기 전에 영화는 개봉하구 얼른 봐야 제맛이라는 생각이 듭디다. 정말 재미있게 봤거든요 같이 본 친구들은 모두 만장일치로 극찬이었습니다.

A.I나 E.T를 보신 분들은 느끼시겠지만 스필버그의 영화는 화면 전체의 톤이 블루와 그린을 약간 섞은 듯합니다. 의도적이라고 하는데요 저 같은 경우는 화면 자체의 톤에서 느껴지는 느낌에서부터 편안함을 느끼게 되더군요. 자칫 블루에서 차가움을 느낄거 같기도 하지만 오히려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예전에 들었던 인간은 늘 물을 그리워 한다는 그러한 것과 연관이 있는건지 없는건지...저도 잘 모르겠구..^.^a

이제까지 스필버그의 노하우가 총집합된 영화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스필버그의 감수성과 상상력에 탐 크루즈 특유의 미션 임파서블 같은 영화에서의 긴장감을 유발하는 감각까지 어울어져서 정말 볼거리가 많았습니다.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영화 중간에 장치된 소소한 스토리들이 결말을 맺지 못하고 흐지부지 되는 측면도 간혹 있어서 조금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주인공이 밤길을 혼자 뛰어가다가 에꾸눈을 만나서 마약을 사고 둘이서 나누는 대화 같은 경우 뭔가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은 분위기를 잡고 있어서 유심히 보게 되는 장면이었는데 나중에 그 부분은 영화 전체 맥락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더라구요.. 혹시나 나중에 탐 크루즈가 애꾸눈이 되려 하나..싶은 친구의 예상도 빗나가구.. 또 모르죠..처음에 감독이 그를 애꾸눈으로 만들고 싶어 했지만 계획을 바꿨는지도.

정말 볼거리들은 예지자들의 눈에 영상으로 떠오른 미래에 일어날 범죄를 범죄가 일어나기 30초전 쯤에 가서 막고 범죄자들을 가두어 놓는 것이라던가 하는 상상력. 하지만 그러한 것들은 위험한 발상일 수도 있다는 것을 또한 경고하고 있죠. 예지자들의 영상이라는 것 자체가 인간의 주관성이 다분히 들어갈 위험이 있기 때문에 마이너리티 리포트라는 것이 생길 수 있다는 한계성. 인간이 인간을 통제하는 것이 극대화 된 데서는 특정 소수의 과학과 기술력을 가진 집단들이 다수의 대중을 시시각각 감시하고 그들의 사생활 까지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는 것.
그리고 그 조종석의 꼭대기에 앉은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정보를 조작할 수 있다는 위험성.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미래의 첨단 세계에 대한 가능성의 그림을 제시해서 호기심을 극대화시키기도 하지만 모든 것이 정보화 되어 있고 그 정보를 이용하는 소수의 권력자들이 만들 수 있는 부당한 측면 까지 제시함으로서 미래 사회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도 함께 담고 있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 사회도 그러한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죠. 조지오웰의 <<1984>>에서 말하는 '이중사고'가 실재로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입니다. 우리도 틀에서 조금도 벗어날 수 없도록 통제당하고 이지만 그리고 그 위험성을 충분이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고 이해하지만..실제로 위험하다는 인식을 늘 하고 저항의 의지를 가지는 건 아니니깐요. 그냥 무의식적으로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는거죠. 이론만 빠삭할 뿐...

결과적으로 스필버그는 해피엔딩으로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데요 그래서 그의 영화는 중독성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끝을 에매모호하게 만들어서 부족한 듯 한 결말을 내림으로서 상상력을 극대화 시킨다는 기법 등을 쓰지 않는것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영화의 매력중 하나가 참...친절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관객들이 어설프게 추리해서 머리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도록 중간 중간 아주 친절하게 내용을 정리해 주고 모르는 부분이 생기지 않게 설명해 주는 듯한 장치들은 오히려 고맙게 느껴지더라구요. 요즘 영화들이 하도 어설픈 맺음이 난무하니깐 오히려 결말이 뚜렷한 것이 특출나게 보이는 것이 완성되어 보이기도 하고.. 그에 대비되는 작품으로 제가 본 영화 중 가장 불친절한 영화가 메멘토였구요.. 그 영화의 내용이 어떻다는 것을 나중에 알고 나서는 얼마나 섬뜩했던지..

스필버그의 미래는 미래가 전혀 세로운 별개의 세계가 아니라는 것을 함께 나타냄으로서 따스함을 전해줍니다. 마지막에 세 예지자들이 함께 모여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장면은 해피엔딩을 의미하고 있는데요 '초원의 집' 에나 나옴직한 자연을 배경으로 한 통나무집이라던가 따뜻한 벽난로가 있는 동화적인 느낌은 공간적으로도 미래와 과거는 항상 공존하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미래 공간을 의미하는 메탈릭하고 푸른 톤의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밝은 톤의 색채로 장식하고 있는 장면은 숨통을 틔어주는 것 같기도 하고 미래를 여행하고 다시 현재로 돌아온 듯한 평온함을 느끼게 해 주기도 하고.. 아무튼 . 마지막 장면은 어쩌면 영화의 전체적 맥락과 어울리지 않는다면 평을 들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더군요. 마지막에 여자 예지자의 머리 긴 모습은 어찌나 안어울리든지.. ^^

이건 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저는 A.I를 보고 울었죠... E.T도 정말 재미있게 봤었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날짜:2002/10/09 09:59

볼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제가 이 영화를 보게 된 변명은..에잇..여주인공이 이 영화로 여우주연상도 받았다는데 ..함 봐줘야 하지 않겠나.는 얼토당토 안한 명분이였습니다.

한국영화에 이런 류들이 요즘 난무해서 그런지 특별한 영화란 생각을 하게 해 주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비오는 날에 보기엔 그냥 괜찮은 영화.
이 영화의 스토리는 예전에도 있던 내용이라고 하더군요

남자가 사고를 당해서 기억상실증에 걸린다.
다른건 다 기억하는데 사랑했던 여자에 대한 기억만 상실한다.
여자는 그 기억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한다.
남자는 결국 그 기억을 찾고
둘은 다시 사랑하게 된다.

기본 스토리의 구조에 감수성을 자극하는 매개물로 '비'와 '무지개'가 등장하고
"사랑은 비를 타고 오는 거래" 라는 영화를 대표해 주는 주요 멘트하나

"그 여자가 왜 무지개야?"
진수가 짝사랑해 왔던 여자가 '무지개'로 상징화 되던 이유는.. 굳이 이유에 대해 의미를 부여해 본다면.

아주 사소한 점 하나라도 특별한 사람의 것은 큰 무게를 가지고 기억에 남는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는 정도?

연희의 옆에 있던 유리컵에 햇빛이 투과해서 무지개 빛을 만들어 낸 그 장면이 그녀를 '무지개' 로 만들었다는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날짜:2002/12/03 16:29

김기덕 영화는 "섬", "나쁜남자", "해안선"을 봤어요.

제가 아는 해병대와 영화속 해병대가 매치가 잘 안 되요 제가 아는 해병대는 그렇게 전투적이지도, 폭력적이지도, 늙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휴가나와 있는 해병대 하나만 봐도.. 그냥 평범한 대한민국 아들의 모습인 거 같고..요즘 느끼는 건 군대가 사람 참 변하게 한다..는 건 알겠더라구요. 이런 말 써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순진한 사람들은 군대를 안갔다왔음 하는 생각은 듭니다. 변하는 모습이 싫어서...

초전박살..이라는 단어가 참.. 누가 그런 단어를 만들어 냈는지..
이런걸 분단의 아픔의 상징이라고 승화시키는 글을 쓰기엔 그렇게 고무적이지 않은 내용이었고. 쉬리에서 볼 수 있는 그런 모티브는 아니니깐 말이죠.

영화는 특수적 상황이고, 장치이고, 예술이니깐. 하나의 작품으로서 봐야겠지요 일단 현실은 접어두고라도..김기덕이라면 더더욱..
아..예술은 때로는 무서울 수도 있구나..

어쩌면 그런 표현도 가능하겠죠. 한국전쟁과 분단과 혼란스런 현대사회가 빚어낸 왜곡된 인간상.. 슬픈 자화상. 의 하나. 간첩을 잡기를 그렇게 소원한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이데올로기의 희생양. 근데 그렇게 이 영화를 보면 너무 재미가 없어요.

보다 해부해 보고 싶은 건.
그 영화가 여성적 시각으로는 뾰족한 해석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만 그런건지라는게 참 궁금하구요

男으로 역할을 담당하며 자라온 사람들이 그 세계를 보다 잘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듭니다. 주관적인 영상과 표현을 좀 더 일반화 시켜 이해시켜 줬으면 하는 바램..
전 왜곡된 세상에 대한 인식을 영화에서 보았는데.. 남성적인 것을 강요받고 자라온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각. 왜곡된 사명감.
우리는 잔인함을 너무 많이 보았어요.
전쟁을 통해서.. 우리의 사고도 전쟁으로 잔인함이 많이 흡수되어 있고.
앗..엉뚱한 소리닷.
물론 이런것이 일반적이란 말은 아니구..

잔혹함..
잔혹함과 물은 꼭 같이 등장해요
잔혹함의 잔여를 씼어주는 해소적 역할을 하는 물인지는 모르겠지만
김기덕 영화를 보고나면 물이 공포스러워집니다.

아하..
초반에 갯벌에 뒹굴고 고무보트 들고 뛰어다니는게 하도 애처러워서 진짜루 그러고 뛰냐?..뒹구냐?..라고 물어보니..
그런 해병대도 있기는 있다고 하더구만요.
다 그런건 아니더군요..--a

생각해 보니
이번 영화는 코믹한 요소도 조금은 있었어요.
쪼로미 세워 놓고.. 범인 잡아 낼 때..

한 편의 글도 아닌 것이 참 성의 없게 썼다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벌써..
끌리오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 지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12월이니깐 말이죠.
시간은 왜이렇게 빨리 가는지..

우물안 개구리가 된 기분이에요 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날짜:2003/01/17 13:02

이창동 감독 영화 본 순서대로 하자면
박하사탕 -> 오아시스-> 초록물고기

오아시스까지 이창동 감독의 색채를 파악못하다가.
초록물고기 본 다음..
아..이 감독 이런 사람이구나..란 걸 알게 되더군요.

초록물고기 또한 오아시스와 같이 마지막 장면에 변함없는 따뜻한 햇빛이 비치는 오후의 나른한 일상을 묘사하고 있는데
극과극의 대비장치가 주는 진한 페이소스 때문에 심리적으로는 이전의 잔인함을 오히려 극대시켜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주죠. 그리고 소화기로 불끄는 듯한 해소제 역할도 하구요 또한 예술 작품성의 성격은 보다 완결된 형태로 하고 혹은 희망의 메세지를 남기기도 하는데..
일관적 흐름을 반전하는 마지막 화면에서 가식적이라는 느낌 또한 가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술적 효과야 참 멋있단 생각 들고 영화도 정말 재미있었지만..

일관되게 진지함이 끝까지 묻어나는 형태였으면 더 감독을 신뢰할 수 있을 텐데..란 생각.

모래시계에서의 일관되게 마지막까지 흐트러지지 않는 진지함이 주는 감동이 생각이 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날짜:2003/05/12 22:12

정말 오래간만에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주말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아침 일찍 나가서 조조할인 보고 점심 언능먹고 사람 많아지기 시작할 때 시내에서 빠지는 것이 상책이더군요

80년대 실제로 있었던 연쇄살인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비가 오는 날 빨간옷을 입은 여인네들이 유재하의 어떤 노래(잘 기억이 안나네요..우울한...으로 시작되는 제목인데..)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뒤 절묘한 타이밍에 맞춰 살해당하는 일이 그 마을에서 계속 일어납니다. 중심 내용은 대강 그러하고..주인공인 송강호와 김상경(?) 두 형사가 사건을 추적하는 내용인데 요즘 한국영화는 욕을 빼면 영화가 되지 않는지.. 욕이 엄청 많이 나옵니다. (제가 욕한다는 것이 아니라..등장인물들이..)

영화는 긴 편인데 보고나서 그렇게 감동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정도는 아니지만..그냥 볼 만한 영화라는 그정도.. 아무래도 살인..이니까.

영상의 미학..시대적 풍경....애드립..음악 배치..효과..그런 트릭들이 잘 구성되어서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송강호라는 배우의 효과를 톡톡히 본 영화입니다. no.3에서 이미 조짐을 보였던 사투리의 개그효과. 덤으로 김상경이라는 배우도 나름대로 부각에 성공했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살인범이 누구인지는 결코 증거상,표면상,문서상으로 밝혀지진 않지만 정황으로 볼때 박현규라는 미소년스럽게 생긴 전혀 살인범일 것 같지 않은 인물에 상황이 집중됨에 따라 의외의 공포감이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살인범은 지능적인 미소년이다.. 겉은 멀쩡한데..가려진 이면의 살인본능...철저한 가면..완전범죄를 꿈꾸며.. 그러고 보면 좀 식상한 것도 같네요

전 재미있게 보았는데 누가 그러더군요.. 이 영화 수출하려면 참 번역하기 힘들겠다... 사투리며 욕이며...하는 것들..우리는 나름대로 재미있게 보지만.. 번역 때문에 영화 수출이 어렵겠다라는 말을 들으니깐..그런거 같기도 하고..저는 우리 나라의 영화 산업의 번영까지 고민을 안 해 보았던 거죠..

요즘은 거의 전쟁, 살인 폭력, 돈..이런 주제들만 접하다 보니..인도주의적인 사고를 거의 못하고 살아갑니다. 드라마도 무인시대만 보고.. 그러면서 그게 진짜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사는 건 전쟁이라고 얼핏 흘려들은 말인데 그 말이 참말인가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