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2003/05/12 22:12

정말 오래간만에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주말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아침 일찍 나가서 조조할인 보고 점심 언능먹고 사람 많아지기 시작할 때 시내에서 빠지는 것이 상책이더군요

80년대 실제로 있었던 연쇄살인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비가 오는 날 빨간옷을 입은 여인네들이 유재하의 어떤 노래(잘 기억이 안나네요..우울한...으로 시작되는 제목인데..)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뒤 절묘한 타이밍에 맞춰 살해당하는 일이 그 마을에서 계속 일어납니다. 중심 내용은 대강 그러하고..주인공인 송강호와 김상경(?) 두 형사가 사건을 추적하는 내용인데 요즘 한국영화는 욕을 빼면 영화가 되지 않는지.. 욕이 엄청 많이 나옵니다. (제가 욕한다는 것이 아니라..등장인물들이..)

영화는 긴 편인데 보고나서 그렇게 감동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정도는 아니지만..그냥 볼 만한 영화라는 그정도.. 아무래도 살인..이니까.

영상의 미학..시대적 풍경....애드립..음악 배치..효과..그런 트릭들이 잘 구성되어서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송강호라는 배우의 효과를 톡톡히 본 영화입니다. no.3에서 이미 조짐을 보였던 사투리의 개그효과. 덤으로 김상경이라는 배우도 나름대로 부각에 성공했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살인범이 누구인지는 결코 증거상,표면상,문서상으로 밝혀지진 않지만 정황으로 볼때 박현규라는 미소년스럽게 생긴 전혀 살인범일 것 같지 않은 인물에 상황이 집중됨에 따라 의외의 공포감이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살인범은 지능적인 미소년이다.. 겉은 멀쩡한데..가려진 이면의 살인본능...철저한 가면..완전범죄를 꿈꾸며.. 그러고 보면 좀 식상한 것도 같네요

전 재미있게 보았는데 누가 그러더군요.. 이 영화 수출하려면 참 번역하기 힘들겠다... 사투리며 욕이며...하는 것들..우리는 나름대로 재미있게 보지만.. 번역 때문에 영화 수출이 어렵겠다라는 말을 들으니깐..그런거 같기도 하고..저는 우리 나라의 영화 산업의 번영까지 고민을 안 해 보았던 거죠..

요즘은 거의 전쟁, 살인 폭력, 돈..이런 주제들만 접하다 보니..인도주의적인 사고를 거의 못하고 살아갑니다. 드라마도 무인시대만 보고.. 그러면서 그게 진짜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사는 건 전쟁이라고 얼핏 흘려들은 말인데 그 말이 참말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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