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이야기

고 2 때 독어 교생 선생님이 우리 반에 오셨다. 하늘하늘하고 가녀린 분이셨지만 첫 날 부터 학생들 이름을 외우느라 애쓰는 모습에 모두 감동을 받았다. 한달 후 헤어질 때 우리는 모두 자발적으로 엽서에 글을 써서 선생님과의 헤어짐을 아쉬워 했다. 선생님의 추천 도서가 이 책이었다. 한창 "베르사이유의 장미" 등을 읽었던 터라 (그 당시 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  저자가 스테판  츠바이크였다. ) 당장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다. 만화책을 열심히 보던 내게는 덜 재미있는 책이었고, 지금 읽었으면 이해가 될만한 내용도 10대 중반의 나이에는 너무 어려웠던 내용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만화를 보았기에 술술 읽었지 안그랬으면 중간에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두번째 이야기

고 1 때 이과, 문과를 나눌 때 고민을 많이 했다. 적성 검사로는 문과 쪽이었고, 글짓기 보다는 수학 문제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 면에서는 이과 쪽이었다. 문과 가기가 싫었던 이유 중의 또 하나가 일어 배우기가 싫어서였다( 이과 가면 독어를 배웠고, 문과 가면 일어를 배웠다). 참으로 어이없는 이유와 담임 선생님의 설득으로 이과를 선택했고 독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독어 선생님도 하늘하늘하고 여리신 분이셨는데, 성품이 온화하셔서 학생들이 잘 따랐다. 어느 시간엔가 선생님이 지쳐하는 우리에게 당신의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였다. 당신이 독일 유학을 정말정말 가고 싶었는데 여건이 전혀 안되었더란다. 경제적인 면, 집안 형편, 학교를 휴직할 여건도 안되셔서 간절히 원하시기만 하셨는데 어느 순간에 이루어지셨다고 하셨다. 국비 유학생 모집 공고가 나서 장학금 받으시고, 학교도 휴직 처리되어 잘 다녀오셨다는 얘기를 해주셨다. 대입 준비와 아직 어렸던 나는 "그런가보다. 신기하다" 라고만 생각하고 말았는데, 지금에 와서는 참으로 사무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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