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gypt Game (Paperback) - Newbery 1968 Newbery : 반드시 읽어야하는 뉴베리 수상작 217
Snyder, Zilpha Keatley / Atheneum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각본 없는 드라마, 아이들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상상 놀이.
오랜만에 단숨에 읽어버린 뉴베리 수상작이다.

다양한 인종(백인, 흑인, 확인),
다양한 연령대(11세, 9세, 4세 꼬마)
다양한 백그라운드(가수 딸, 박사과정 아이, 일반, .)
다양한 성(여자, 남자)의 아이들이
다 같이 뛰어들어 하나로 뭉쳐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프로세서의 골동품 가게 뒷 공터. 그들 만의 이집트 신전.

삐그덕 거리는 합판을 열어 젖히고 들어가면,
가짜이나 진짜인 그들만의 이집트 세계가 펼쳐진다.

도시에서 시골로, 엄마에게서 할머니에게로 떠넘겨 져 못마땅한 백인 에이프릴도,
함께 놀 마땅한 친구가 없는 늘 꼬마 동생을 돌봐야 하는 흑인 멜라니도,
새로 이사와서 어리둥절한 동양인 엘리자베스도,
여자애들하고는 어울려서 놀지 않는다는 갑바가 있는 남자 아이들도,
이 공터에 오는 순간. 그 모든 아픔과, 배경과 편견을 벗어 던지고
마음껏 이집트라는 신비로운 공간으로 빠져들 수 있었다.

동네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그들의 비밀스런 공간이 발각될 뻔한 여러 위기의 순간들,
점점 더 빠져 들어가는 이집트 놀이,
의문의 골동품 가게의 프로페서.
이들의 놀이는 위기와 기회와, 전환의 국면을 맞으면서 끝을 향해 달려간다.

가짜인 것을 알고도 스스로 진짜라고 믿어 더욱 실감나고 즐거웠던 놀이.
그 가짜와 진짜 사이를 넘나드는 재미. 가짜이거나, 진짜임이 명백히 밝혀지면.
바람 빠지는 풍선 처럼 피시식 사그라질 언제 깨질 지 모르는 그런 놀이이기에.

*
우리가 만들고, 우리가 정하는 룰 속에서 빛날 창조의 기쁨.
그 기쁨을 맛본 아이들과 맛보지 못한 아이들이 장차 어른이 되어
기억하게 될 유년기의 색깔은 달라도 참 많이 다를 것 같다. 

 

 

 

* 다소 긴 줄거리 

전국 투어를 다니며 공연해야 하는 엄마 덕분에 방학 기간 동안 할머니가 살고 있는 카사로사라는 허름한 대학촌으로 오게 된 도시 소녀 에이프릴(April). 그녀는 억지로 등떠밀려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흑인 소녀 멜라니 집에 놀러 가게 됐지만. 이내 이들은 서로를 놀이 짝으로 바로 알아보고 친구가 된다.

도서관에 드나들며 여러 책들을 보던 어느날 골동품 가게 뒷 공터에서 신비로운 이집트 상을 발견하며 이들의 이집트 놀이는 시작된다. 방학 내내 도서관을 다니며 자료를 조사하고, 규칙을 정하느라 바쁘게 보내는 이들. 유난스러운 치장을 하는 에이프릴이 과연 학교에 적응할 수 있을지 멜라니는 걱정을 했지만, 무사히 학교에 적응을 하고 큰 반향 없이 아이들에게도 받아들여진다. 새로 이사온 동양인 엘리자베스와 동생 마샬도 함께 이집트 놀이에 가세한다.

그렇게 놀이의 틀을 갖춰 가던 중 어느날 동네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절대 밖으로 나오지 않고 사람들과도 접촉이 없던 골동품 가게 주인이 용의자로 지목 되고, 아이들에게는 외출 금지령이 떨어진다. 한창 이집트 놀이에 빠져 있던 아이들은 꿩 대신 닭이라고. 집에서 놀아야만 하는 시간 동안 이집트 소품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다가 할로윈 데이가 다가왔다. 이미 이집트 커스튬은 만들어져 있겠다.. 이들은 어른들이 이끌고 다니는 행렬에서 빠져나와 그토록 고대하던 이집트 공터로 숨어 들어간다. 그리고 우연찮게 같은 반 남자아이들이 이 곳에 따라 들어오고 이들도 놀이에 가세한다.

점차 살인 사건의 흉흉함이 잦아들 무렵 다시 바깥 놀이가 시작되고, 상상놀이는 남자아이들 덕분에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이집트 상형 문자를 완성하고, 각자의 이집트 이름과 상징 문자도 정하고, 템플의 모습도 더 갖춰 간다. 엘리자베스의 죽은 앵무새를 미라로 만들기도 하고. 그리고 신탁 놀이가 시작된 것이다. 돌아가면서 쪽지에 궁금한 것을 적고, 여사제가 의식을 치른 후 다음날 돌아와서 쪽지를 펼쳐 보자는 것이다. 여사제에게 신탁이 내려져서 그녀가 대답을 해 줄 수 있을 거라고.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어찌된 영문인지 질문을 적었던 쪽지 뒷면에는 질문에 대한 답이 적혀져 있다. 모두들 이것이 진실인지, 누군가의 소행인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그러다가 어느 비 오는 날 마샬이 늘 끼고 다니는 문어 모양 인형 시큐리티를 잃어버리고, 이를 찾기 위해 시큐리티의 행방을 신께 묻기로 한다. 

신은 어린 마샬의 질문에 대답을 해줄 것인가?
진짜 신이 대답해 주는 것일까?
누군가의 소행이었다면 어떻게 행방을 알 수 없는 시큐리티의 위치를 알려 줄 수 있을까?
답을 찾지 못한다면 이렇게 이집트 놀이는 끝이 나는 것일까?
사라진 살인범과, 미스테리한 골동품 가게 주인은 동일 인물일까?
 
끝까지 가슴 두근거리며 읽을 수 있었던는 너무나도 재미있고,
유년기를 추억하게 한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