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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oad to Wigan Pier (Paperback)
조지 오웰 지음 / lulu.com / 2009년 5월
평점 :
어쨌거나 완독을 했고, 3권(1984,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내리 달려왔던 오웰의 마지막 책을 덮었다. 마음 가득 퍼지는 찜찜함은 부인할 수 없지만..... 눈으로 읽었건, 마음으로 읽었건, 어떻게 읽었건 그 활자들이 언젠가는 다른 책을 읽는데 또는 생각을 하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주겠지... 라고 편하게 생각하련다. ^^;;;
1부는 흥미를 가지고 읽었는데 반해서 2부는 사실 좀 많이 어려웠다. 글의 성격도 다르고, 전개 스피드도 너무 달라서 왜 이렇게 한 권으로 묶었을까 불만. 뭐 1부의 사실 관찰이 바탕이 되어야 제대로 된 정치적 견해를 펼칠 수 있는 거라고도 생각해 보지만. 2부를 좀 더 친절하게 썼더라면 그 의도가 더 잘 전달되었을텐데. 하는 아쉬움. 사실 사회주의 사회도, 파시즘 사회도 아닌 사회에 살고 있는지라. 당시의 독자들에 비해서 이해도가 훨씬 떨어져서 1부와 2부가 이질적으로 다가오는 지도 모르겠고. 1부의 참담한 보고에서 느끼는 연민이 상대적으로 2부의 찔림 보다 편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1부는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의식하지 않고 마시는 공기처럼, 사회가 돌아가기 위해서는 바닥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하루하루를 고된 육체 노동과 희망없는 내일로 채워가는 과거와 현재의 블루칼라 분들을 많이 생각해 보게 되었으니까. 사회에서 화려한 모습의 한 꺼풀만 벗기면 바로 나타나는 분들인데. 나 조차도 그분들을 의식속에서 조차 너무 소외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당장에 그분들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 복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실업 수당과 주거 환경. 사회보장제도를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못하겠다. 과연 나는 나의 생각속에서 조차 거의 없었던 남모르게 힘든 부분들을 참고 견디는 분들을 위해 세금을 더 낼 의향이 있는가.에 대해서 자신있게 답하지는 못하겠으니까. 입으로만 사회 평화를 외치는 것. 그것 만큼 참 쉬운 일은 없겠지. 나의 몫을 내어 놓으면서까지 나의 정의와 자유, 그리고 타인의 정의와 자유를 존중하고 있는가.를 생각하면 부끄러워 진다.
뒤로가면서 정말 할 말을 잃었다. 그동안 나 역시 입으로만 평화를 생각해 왔구나. 볼성 사나운 사회주의자들처럼. 나 역시도 말을 했건 안했건. 생각으로만 낭만적인 평화를 꿈꾸어 왔구나. 하는 부끄러움.
책의 난해함에서 그래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찜찜함과 함께,
문제있다고만 그것도 가끔씩 '욱'하고 말지 실천이 없는데서 오는 부끄러움.
이 둘이 나란히 마음 속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