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 탐닉
세노 갓파 지음, 송수진 옮김 / 씨네21북스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후루룩 읽어버린 책인데. 나름 재미있었다. 호기심의 대가라고 불리기도 하는 본업이 무대 미술가인 세노 갓파씨는 '엿보기'를 너무 좋아하는 분이시다. 호기심이 너무 많아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다른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책방은 어떻게 꾸렸는지 등등 다양한 엿보기 책을 쓰셨다. 예전에 학부 시절 이 갓파씨의 일본 고서점에 관한 일러스트 책을 봤는데 이번에 본 책은 작업실에 관한 책이다. 

작가, 예술가, 과학자, 전직 대통령까지! 집요하게 책의 기획 의도를 설명해서 결국 각 분들께 동의를 얻은 후에 몇시간이고 '죽 치고 앉아서' 사진 찍고, 스케치 하고, 치수를 재고 해서 방을 위에서 아래로 내다본 듯한 설계도를 얻어낸다. 그리고 그 인물과 관련된 독특한 사항들을 곁들여서 페이지를 구성했다. 1-2페이지는 방 설계도, 3-4페이지는 갓파씨의 소개, 감상글, 1페이지는 해당 인물의 후기가 나오고, 총 49명의 각 분야 인물들의 작업실이 소개되었다. 

가장 재미있게 본 작업실은 한 괴짜 작가의 작업실. 피곤할 때 럭비공과 담요를 덮고 책을 읽고, 곳곳에 고양이들이 오가고, 곳곳에 쌓여 있는 책더미들하며. 사실 이 작가를 특별하게 기억하게 한 이유는 이 방이 아니라 현관에 얽힌 에피소드이다.  마감 시간은 다가오고, 글은 못썼고. 여튼 하루는 한밤중에 원고를 건네기로 편집자와 약속해 놓고 마감을 못해서 새벽 4시에 도로 와달라며 편집자를 보냈다고 한다. 새벽에 편집자가 다시 돌아와서 벨을 누르려고 하니 누군가가 억지로 벨을 뜯어내 없어져 있더라는. 작가는 시간이 조금만 더 있으면 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못써서 너무 괴로운 나머지 벨을 뜯어 버렸다고 ^^;; 

이와 같이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의 작업실을 맛보고, 그들의 일과 관련된 또는 그들의 삶과 관련된 삶의 터전을 갓파씨와 함께 엿보는 것은 꽤나 유쾌하고 즐거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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