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뉴베리 수상작. 발표됐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구입하여 읽은 책. 근데 개인적으로는 재미는 썩 있었다고 말하기는 좀 그렇다. 스토리 자체가 탄탄한 책을 좋아하지, 아이디어가 있는 트리키한 책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개인적인 취향 때문에. 한 때 그림책은 뭔가 발상을 뒤엎는 걸 좋아했는데 보다 보니 그 신선한 느낌 자체는 좋은데 마음의 울림이 없는 것 같아서. 요즘은 스토리가 있고 가슴에 울림을 주는 진득한 이야기들에 마음이 더 가는 것 같다.
사실 리뷰 몇 개를 봤는데 다 극찬 뿐이라서. 내가 제대로 읽지 않은건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뉴베리가 이야기 구성이 탄탄한 작품을 상을 주는 것에서 뭔가 신선한 시도를 하는 도서에 상을 주기 시작한 것 같다. 재작년의 Good Masters! Sweet Ladies!도 그렇고.
각설하고. 이 작품을 설명하기는 참 쉽지 않다. 뭔가 좀 복합적이라서. 그래도 핵심 키워드를 뽑아내자면 시간 여행, 미스테리한 노트들, 우정, 폭력, 한부모, 뉴욕 등이랄까? 주인공 미란다는 Madeleine의 「A Wrinkle in Time(시간의 주름)」에 매우 빠진 6학년 여자아이. 그녀는 의문의 노트 쪽지를 받는다. 도무지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없는. 미스테리한 쪽지. 미래를 알지 않고서야 알 수 없는 정보들이 쪽지에 적혀 있다. 사실 이 미스테리를 푸는 과정 자체가 이 책을 읽는데 있어서 큰 축이기도 하다. 대체 누가 이 쪽지를 보냈을까.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을 하나씩 대입해 보고 사실 난 거의 끝에 가서야 파악을 했다. 쪽지가 이끄는 큰 축 외에도 주요 사건이 더 있다. 첫째는 TV 퀴즈 쇼(스피드 퀴즈. 상금 2만$)를 준비하는 엄마를 엄마 애인과 함께 준비 시키는 저녁의 가정 생활과, 점심 시간에 친구들과 몰려 가서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우정 생활, 그리고 의문의 사건. 친구가 또래에게 폭력을 당한 이후로 불편해진 관계. 또, 매우 천재적인 시간에 관해서 너무나도 이해를 잘 하고 있는 그 친구를 때린 다른 친구.뭐 그런 사건들. 결국에는 사건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밝혀지고, 깨어진 관계들은 다 회복되며 마무리 지어진다.
미스테리한 쪽지를 누가, 어떻게 보냈을까.를 풀면서 그 안에 담긴 70년 대 후반 뉴욕의 일반적인 아동의 우정과 생활을 지켜 보는 것이 묘미라면 묘미. 한가지 책읽기를 방해한 요인이 있다면 이 작품에 「A Wrinkle in Time(시간의 주름)」이 정말 많이 인용되는데, 그 책을 안읽은지라 좀 감을 잡기 어려웠다는 점이랄까. 이 시간 책은 63년 뉴베리 수상작. 이 책을 읽어보고 다시 한번 읽어보면 좀 느낌이 다를 것 같다. 또 책 자체가 미스테리 퀴즈 형식이기 때문에 결말을 알고 다시 처음부터 읽으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