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liers : The Story of Success (Paperback, International Edition)
말콤 글래드웰 지음 / Little Brown and Company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탁월한 이야기꾼 말콤 글래드웰의 최신작. Outlier. 기초통계를 배운 사람이면 한번씩 접해봤을 용어
아웃라이어. 번역을 이상치라고 하던가. 이상한 샘플. 인간 사회에서는 천재 또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천재지변에 관한 얘기라고 보면 된다. 통계를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은 아웃라이어를 책 표지에도
나와 있듯이 고만고만한 무리 속의 하나가 아닌 툭 튀어나온 exceptional case를 지칭하는 것으로
즉 정상 범주에서 벗어난 표본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 책에서 얘기하는 것은 딱 한가지다. 그 한가지를 350p가 넘는 페이지에 9개의 상세한 사례를 들어
서 설명하는 그것도 진부하다는 느낌 없이, 매 이야기에마다 뭔가 모를 꿈틀거리는 통찰을 주면서
풀어나가는 말콤은 진정 탁월한 이야기꾼임에 틀림없다.
 

이 책이 계속 계속, 한 두 번도 아니고 계속 계속 얘기한다는 딱한가지라 함은 모든 사건은 맥락 속에
서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천재는 자신의 천재성만 가지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천재지변은 한 사람의
개인적인 실수와 불찰로 인해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맥락 속에서 만들어진다. 그 맥락이라는 걸
말콤은 기회(Opportunity)와 유산(Legacy) 두 가지로 풀어냈다.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현재의 천재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수 있다. 베이비붐 시절에 태어난 아이들은
숱하게 많은 또래들과 경쟁할 수 밖에 없었지만, 베이붐이 지나가고 출산유일 급격히 저하되던 세계공
황 시기의 아이들은 그 이전 세대들 보다 훨씬 더 많은 기회 속에서 자라났고, 이 시기 사람들이 세계
10대 부자들 리스트에서 majority를 차지하는 것은 따라서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닌 것이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또는 빌리 조이(만 시간의 법칙!), 그리고 유태인 때부자들 같은 이들도 그들이 태어난
시기와 장소, 그리고 주어진 기회의 산물인 것이다.
 

켄터키주의 끊임 없는 유혈 사태도, 최악의 비행기 참사로 기록되고 있는 93년 대한항공 괌 사건도,
뉴욕 할렘가의 계속 악순환되는 빈곤 문제도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문화적, 지리적 유산의 산물인
것이다. Part 1이 한 개인에게 부여된 기회를 설명하는 반면, Part 2는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사회적
기회, 사회적 유산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특히 대한항공 참사를 다룬 챕터 7은 아무래도 우리 나라에
관한 얘기다보니 더 새롭게 느껴졌는데, 참사의 원인을 Power-Distance Index 문제로 풀었다.
즉 우리 나라에 팽배해 있는 위계 질서, 상하관계, 윗사람에게 절대 복종해야 한다는 의식이 결국은
참사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사건은 이렇다. 기장이 늦은 밤 폭풍우가 치는 구름을 뚫고 괌 공항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한다. 비바람이 심하게 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기장의 눈에는 반짝하는
불빛이 포착된다. 기장은 그것을 활주로로 굳게 믿고 직하강을 시도한다. 하지만, 그것은 활주로가
아니었고, 니미츠 힐이었다. 그대로 비행기는 몸체를 땅에 박고 불에 탔고, 200명이 넘는 승객과
승무원이 그 자리에서 죽었다. first officer와 engineer는 기장이 명백하게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음
에도 잘못됐다는 얘기를 못하고 단지 간접적인 의견 표시 밖에 못했다는 것이 블랙 박스를 통해 밝혀
졌다. 상관의 선택에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그들에게는 권위에 도전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챕터를 읽기는 많이 고통스러웠다.대한항공 스토리 말고도, 콜롬비아 사고 이야기도, 부모의
양육 방식에 대해 다룬 챕터에서도. 나라면 달랐을까. 나라면 나를 둘러싸고 있는 국가적, 사회적,
교육적 맥락들을 모두 끊고 단호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까. ...
 

성공과 실패, 그리고 실패를 극복한 케이스를 이토록 상세하게 소개하면서 말콤이 하고자 하는 말은
앞서 얘기했듯이 모두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얘기하지 않은 것이 하나가 더
있다. 바로 그 모든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주어진 다는 것이며, 좋은 유산을 제도적으로 시행하여
제2, 제3의 빌 게이츠와 조 플럼과 같은 아웃라이어들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참으로 진부한 얘기인데, 푹 빠져서 읽었다. 이 책은 주 메시지 외에도 다양한 지적인 요깃
거리를 제공하는데, 아시아의 Rice Paddy 이야기도, 그것을 이용하여 빈곤층 아동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 KIPP 학교 이야기도, 아이스 하키 팀에 1월 생이 많다는 이야기도 각 챕터마다 몰랐던 신기한
얘기들이 가득하여서 결코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원서로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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