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에게 남겨진 시간
노은주 지음 / 징검다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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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데...죽을만큼 사랑하는데 왜 이렇게 아픈거죠?...'

 

'우리들에게 남겨진 시간'은 사랑하는 이들을 잃어버린 아픔을 감당하며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다. 사랑하는 이를 교통사고, 지하철 사고, 암 등으로 잃어버린 사람들의 가슴아프고 시린 장면들이 읽는 내내 눈시울을 적셨다. 또한 죽어가면서 살고자하는 욕망이 점점 자라나는 것이 반대로 이루어지면서 고통을 당하는 이들의 심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삶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건강을 갖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전에 읽었던 '사랑한다, 더 사랑한다', '1리터의 눈물','엄마의 약속' 등의 책들이 떠올랐다. 이것들은 실제 병마에 힘들어 하던 그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베어있어 보는 이의 가슴을 아프고 저리게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네에겐 뜨뜻 미지근한 감사를 느끼게도 해 줄 것이다. 이 책 또한 그런 감동을 줄 것이다. 단지 다른 여타 서적과 다른 점은 단지 병마에 관한 이야기뿐 아니라 '사고'라는 아픔의 사건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녀. 수아라 불리는 여인.

결혼한지 1년 남짓된 새댁인 그녀는 출장간 남편을 기다리고 있었다. 긴급속보로 무궁화호 전복 사고가 알려졌다. 지반 침하로 인한 철로 지반이 내려 앉으면서 열차가 전복된 것이다. 남편이 올 시간이 되어가고 있었다. 남편이 타고 온다는 열차였다. 믿을 수 없었다. 뉴스를 끄고 남편. 태수씨에게 올 전화를 기다린다며 남편의 안부를 물으려 전화하는 시어머니의 전화를 끊었다. 상상하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전화가 왔다. 부산 B병원이란다. 그가.. 사랑하는 그이가.. 죽었다는 전화였다. 온몸에 힘이 풀렸다. 병원을 가서 보니 남편의 동생과 시어머니가 와 있었다. 시어머니는 수아에게 천살이 있어서 남편을 잡아먹은 것이란다. 그래서 그리도 반대했던 결혼.. 정말 자신이 남편을 죽인 것인가. 차라리 결혼하지 않았으면 살았을까... 시어머니를 부여잡고 울 수도 없는 그런 처지의 사람이 되어버렸다. 남편 잡아 먹은 여자... 태수의 얼굴을 확인하고 싶었지만 심하게 훼손돼서 알아보지 못한다며 말리자 이내 포기해버렸다. 손만 부여잡고 한없이 울었다.

 

그 사건이 있은지 2년. 직업상담사로 일하는 그녀는 많은 모습들을 보게 된다. 죽어버린 남편 대신 실업수당을 받으러 왔지만 받을 수 없다는 말에 풀이 죽어 자신 앞에 앉아 있는 여인. 자신도 그 여인의 처지를 알기에 선뜻 가라고 하지도 못하고...그러던 어느날 직장동료인 김계장의 상가집에 가게 되었다. 아내가 죽었단다. 아내는 암 세포가 커지면 커질수록 고통에 못이겨 자신보고 죽여달라고 했다한다. 그리고 살아있을때 잘하라고 말했다. 수아는 죽음의 그늘을 또 한번 느끼면서 '죽는다는 것과 산다는 것은 결코 분리된 문제가 아니다. 산 사람은 죽음을 모르고, 죽은 사람은 이미 삶을 초월해 버렸다는 차이가 있을뿐 죽음과 삶은 인간이 갖는 인생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같이 공존하는 것이다. 누구나 인생의 끝에 죽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을 의식하고 살지 않을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삶과 죽음..인간이란 덧없는 존재요. 한정된 삶을 무한한 삶인 것처럼 생각하며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을 뿐이다.

 

시간이 흐르고 흐르고..또 흘러도 수아에게 있어서 태수의 자리는 잊혀지지 않고 가득 남아 그녀의 삶을 흐뜨러뜨린다. '나는 죄인이다. 처벌도 받지 못하는 죄인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지 못한 무지함 투성이의 죄인'이라며 자책만 가득한 삶을 살고 있는 그녀는..핏기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조용히 혼자서 눈물을 쏟아내는 그녀를 여러번 보았던 김계장은 자신의 아내가 삶을 마감했던 곳으로 데리고 간다. 그곳은 암말기 환자들이 죽음을 준비하는 '호스피스 병동'이었다. 그곳에서는 수녀님들과 다른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죽음을 준비하는 곳이었다. 기적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그곳에 가는 사람들은 모두 죽는다. 하지만 치료비가 없는 사람들은 그것마저도 허락되지 않는 금전우선주의 사회의 슬픈 이면도 보인다.

 

미사에 처음 참석한 수아.. 얼마 지나지 않아 비내리는 날 전철이면 두번에 갈 것을 여러번의 버스를 갈아타며 비를 맞고 흠뻑 젖어 그곳을 다시 찾았다. 수녀님은 "호스피스 활동은 아픈 사람을 단순히 간병만 하는 행위로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죽음에서붜 영혼까지 보살펴드리는 일이지요. 이해가 되실 지 모르겠습니다만, 저희가 하는 일은 죽어가는 사람의 육신과 영혼을 따뜻하게 사랑해주는 일입니다." 하며 비장한 표정으로 말씀하시며 자신을 찾아온 연유를 물었고 수아는 호스피스 봉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면서 이유를 물어왔지만 선뜻 대답할 수 없었지만, 불쾌함을 나타내며 가려는 그녀에게 자신의 남편에 관한 이야기를 했고 우선 교육을 받은 다음에 생각해 보자고 한다.

 

그녀는 직장을 그만 두고, 호스피스 교육을 받기 시작했고, 환자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어려워 청소나 빨래등의 일만했다. 어느 순간 환자에게 다가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이 쉬울리 없었다. 50대 아주머니. 변형자씨 그녀도 암환자다. 그녀는 사회에서 심리학으로 꽤나 유명한 사람으로 교수생활을 하며 텔레비젼에도 여러번 출연한 사람이었다. 암환자는 정상인에 대해 적개심을 갖는다. 자신과 다르며 건강하며 예쁘다는 것이 증오의 대상이 된다. 자신이 갖지 못한 것들에 대한 부러움과 시기. 그래서 봉사자들은 옷도 그냥 깔끔하게만 입을 뿐이고 화장도 거의 하지 않고 스킨 로션만 향이 나지 않는 것으로 바른다. 도움을 주고 싶어 그녀에게 다가갔지만 도리어 면박만 당하던 그녀는 수녀님께 방법을 물었고, 조용히 그녀의 자리를 맴돌며 도울 일만 도왔다. 그러던 어느날 변형자씨가 말을 걸어왔고 그것을 계기로 둘은 친해졌다. 아니 서로 의지한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그녀의 아름다웠을 것만 같던 사회생활이 아픔으로..그리고 고통으로 얼룩져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녀의 남편은 같은 교수로 바람난 남자다. 아이들은 대학생 딸아이와 중학생 아들이 있다. 둘은 엄마를 끔찍히도 사랑한다. 그런 아픔에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그녀에게 이런 고통이 찾아온 것이다. 그녀는 너무 아프고 힘들었다. 그리고 딸아이에게 자신이 죽고 난 후에도 잘 살수 있도록 아~주 긴 장문의 편지(?)를 책으로 써서 남겨줄 만큼 자식 사랑이 투철한 여인이었다. 그런 그녀에게도 죽음의 그늘이 찾아왔다. 자신의 남편이 아닌 또 다른 이의 죽음을 받아들이기엔 너무 벅찼던 그녀는 괴로워했지만 변형자씨의 마지막 눈을 감겨주며 그 후의 편안해진 그녀의 얼굴을 보며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다.

 

그렇게 또 시간이 흘러 또 암환자. 표범같은 눈매를 가진 홍종욱이라는 남자. 그녀와의 첫 만남은 홍종욱이 병원 뜰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을때였다. 다가가기 힘들었고 간호사 외에은 의사도 봉사자들도 옆에 다가서지도 못하게 하는 그. 하지만 오기로 수아는 그에게 윽박을 지르면서 까지 도움을 준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엔가 마음을 터 놓은 두 사람. 둘은 그렇게 친구가 되었다.

 

말기 암 환자. 하지만 다른 어느 환자들과는 달리 차라리 빨리 죽게 나두지 왜 죽어가려고 하면 살려놓는지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날 사과향이 나는 때에 수아에게 자신과 동행해달라고 한다. 그의 몸이 언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둘이서 어디를 가자는 말인가. 어렵게 결정을 내렸고 둘은 홍종욱의 추억이 담긴 곳으로 떠났다.

 

그리고 나서 알게 된 그의 과거...사업때문에 잠시 쉬러간 곳에서 급하게 올라오다가 휴게소에 들를때 차문을 잠그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아니 아이. 시은이를 데리고 내리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을까. 혼자 나온 아이는 어느 순간 고속도로 가운데에 있었다. 그걸 보고 놀란 아이 엄마는 아이를 향해 달렸고 아이는 엄마를 보고 달렸다. 둘은 그렇게 차에 치어 죽었다. 한 자리에서 둘을 잃었다. 그후 그는 사업도 정리하고 그렇게 폐인처럼 살아가고 있었다. 살아있음이 고통이었다. 이제 아내와 딸을 따라 가는 길이었다. 하지만 고통만 다가오고 죽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수아 또한 그에게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 한다.

 

병원으로 돌아와 자신을 피하던 홍종욱. 그를 오해했었다. 하지만 그녀가 또 다른 죽음으로 힘들어하지 않게끔 피하고 다녔다는 것을 안 후 얼마나 미안하고 고맙고 그랬는지 모른다. 태수가 떠올랐다. 태수가 홍종욱을 보내준 것이다. 자신의 소중함을 깨달으라고.. 수아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라고...그런 메시지를 전해주려 온 것이었다. 홍종욱..그도 죽었다. 그는 자신의 모든 재산을 정리하고 소아암에 걸린 어린이들을 위한 기부금으로 써달라고 내놓고 갔다.

 

그리고 얼마간 있은 뒤 박형숙의 딸. 민영이에게서 편지를 받았다. 아직은 아빠와 아줌마. 아니 새엄마를 용서할 수 없다고.. 그리고 엄마 없이 살아갈 딸과 아들을 위해 작은 것 하나하나 기록을 해 주고 간 엄마가 고맙고 보고 싶다고.. 그리고 열심히 살것이라고 말이다. 사랑하는 이가 자신을 지켜주고 있다는 것은 환자에게는 그 어떤 명약보다 좋은 엔돌핀이다.

 

삶은 끝이 없을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끝나 버리고야 마는 것이다. 작년.. 그러니까 2007년. 할머니께서 갑자기 별세를 하셨다. 직장에서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왔지만 가는 길 뵙지도 못했다. 사망진단이 내려졌지만 그냥 어느 순간 일어나서 말씀하실 것만 같기도 했다. 다들 고통없이 편히 가셔서 잘된 것이라고 했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그냥 그렇지만도 않았다. 못해드린 것들이 너무 많아 죄송스런 마음 뿐이었다. 하지만 이미 끝난 것을 후회해서 무엇하겠는가. 살아생전 효도를 해야하는 것이지..그리고 살아생전 아낌없이 사랑해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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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때를 위하여 세월을 아끼라
윤석전 지음 / 연세말씀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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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묵상집처럼 보기 쉽고, 다수의 사람이 함께 읽고 나누기에 좋은 그런 형식을 취했다. 읽으면서 공과시간에 함께 나눠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다른 종류의 책에 비해 얇은 편이었지만 묵상하는 마음으로 읽다보니 양에 비해 솔직히 천천히 읽은 편이었다. 무자비적으로 그냥 읽어가기 보다는 말씀 하나 하나를 묵상하며 읽어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저자는 침례교 소속의 윤석전 목사이다. 그래서 그런지 곳곳에 침례의식에 관한 글들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물론 본인은 침례교 소속이 아니기에 동종의 교단의 사람과는 다르게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이고 그 안에서 묵상을 하는 것이기에 그다지 크게 다를 것은 없다고 본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세월을 아끼는 방법.

그것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가 말하는 세월을 아끼는 방법이란 세상을 사는데에 힘쓰는 것이 아닌 하나님의 나라에 소망을 두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 바로 세월을 아끼는 방법이다. 우리의 남은 날들을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는 날들로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육체의 정욕과 요구대로 하나님을 떠나 하나님 밖에서 살 것인가,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과 함께 영원히 행복 안에 나를 존재하게 할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 밖에서 영원한 저주로 존재할 것인가,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육체의 짧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이 두가지 세월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책을 읽으며 내내 내가 살고 있는 삶은 세월을 아끼는 삶일까 하는 물음들이 쏟아져내렸다. 나는 정작 세월을 아끼면서 살고 있는가. 그렇지 않았다. 나는 내 자신의 정욕대로 살아가고 있었으며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처럼 내 자신의 생각에 취해 내 멋대로의 신앙의 맛에 들려 살고 있었다. 말씀을 가까이 하는 삶을 살고 있지도 않았으며 기도로 주님과의 대화시간도 제대로 갖지 않고 있었다. 하나님이 기억하시는 삶을 사는 것이 내 영혼에게 유익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살았던 것이다.

 

어느 순간 많은 나이를 먹은 후...주님 앞에 갔을 때 주님께서 주신 삶을 아끼며 잘살았다고 고백할 수 있을 만한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우리 모두는 그저 죄인인 것을...어찌 당당할 수 있으랴. 우리는 복을 받은 사람들이다. 아담의 범죄로 말미암아 썩어져 죽을 수 밖에 없는 우리를 영원한 사망 가운데서 예수님의 보혈의 공로로 말미암에 건져내어 주시고 주의 길로 이렇게 인도해 주시니 말이다. 지금 이 순간 또한 주님께서 주신 메시지들을 전달 받고 있으니 나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리라..

 

또한 세월을 버리는 사람을 악한 사람이라 규정 짓고 있는데..

그 첫째는.. 주님의 보혈의 공로를 모르는 자.

그 둘째는.. 주님의 보혈의 공로를 알면서도 충성하지 않는 자.

그 셋째는.. 신앙양심이 없어 비윤리적인 행동을 저지르는 자.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얼마나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일까..항상 되돌아보며 주님께 향하는 나의 발걸음들을 말씀의 거울에 비추어보며 제대로 부여 잡아야하리라.

 

우리가 가진 삶은 둘도, 셋도 아닌 하나이다. 그런만큼 주어진 삶에서 세월을 아끼며 살아가야 한다. 항상 잊고 사는 것이 있는데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하나님의 손에서 끊어지는 것이다. 주님과의 연결고리가 나는 제대로 잘 되어 있는가?.. 말씀의 고리, 성령의 고리, 기도의 고리, 교제의 고리...등등등...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신앙안에서는 그런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하리라..

 

세상에 태어난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존재의 이유가 있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이루어 드리는 것. 그렇다. 우리는 주님께서 원하시는 삶을 살아야 한다. 예수님의 '땅끝까지 이르러 내 복음을 전하라'는 말씀처럼 사명을 잊지 말고 행해야 하리라.

 

"주여, 세월을 값지게 사용하도록 지혜와 성령 충만을 주시옵소서. 우리 자신을 하나님 말씀으로 엄히 다스려서 방종하지 않게 하옵소서. 주님과 더불어 육신의 때를 살되 방종의 생각을 모두 버리고 주님께 온전히 구속되어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그 말씀 속에서 자유하게 하옵소서."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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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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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놀이공원 정비공으로 평생을 보낸 에디. 전쟁의 상처를 안은 채 스스로 무의미한 生이라고 여기며 평생을 살아온 그가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들... 천국에 가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영향을 준 사람 다섯을 만난다고 하는데..만일 나는 그렇다면 어떤 사람 다섯을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하게될까?...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은 다른 여느 이야기와는 달리 마지막 순간인 죽음에서 버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죽음은 끝이기도 하지만 천국에서의 시작이기도 하다. 새로운 삶의 시작...그렇기에 죽음이 끝이 아닌 시작으로 에디의 생활을 이야기해준다.

 

그는 바닷가에 있는 작은 놀이공원 '루비가든'에서 정비공으로 일했다. 루비가든 하면 에디의 얼굴이 떠오를 정도로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날 놀이기구에 의한 사고가 발생하게 되었고 그 기계에 깔리려던 여자아이를 구하려다 그는 목숨을 잃고 천국에 가게 되어 다섯명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그 만남은 다섯 가지로 나타나는데..

 

첫 번째 만남은 인연의 장..

두 번째 만남은 희생의 장..

세 번째 만남은 용서의 장..

네 번째 만남은 사랑의 장..

다섯 번재 만남은 화해의 장이었다.

 

천국에서 만난 사람은 한 사람을 만날때마다 이야기를 듣고 과거를 회상하고 다시 이야기를 듣고 과거를 회상하게 한다. 그럼으로서 약간은 추리소설(?)의 묘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첫 번째 인연의 장에서 만난 사람은 파란 사내였다. 에디는 이 사람을 만난 적도 없는데 이 무슨 황당한 경우인가 했지만 그는 잠자코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파란 사내는 에디에게 "당신은 천국에서 다섯 사람을 만나는데, 그들은 모두 당신 인생에 결부되어 있지요. 그때는 당신도 이유를 몰랐을 테지만 말이에요. 천국은 바로 지상에서의 인생을 이해하기 위해서 있는 거랍니다."라고 말해준다.

 

파란사내는 요제프 코발츠비치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은 폴란드의 작은 마을에 사는 재봉사의 아들이었는데 이민자로 가난했다. 그는 열살이 되던날 아버지의 손에 의해 아버지가 다니던 스웨터 공장에 취직해서 코트에 단추를 달게 했다. 원래부터 안절부절 못하는 아이였던 파란 사내는 욕설과 불평불만을 입에 달고 사는 어른들틈에서 살기엔 힘이들었다. 그런 그에게 반장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고개를 숙이라고 했는데 한번은 몸을 비틀다가 단추를 떨어뜨려 들키게 되었고, 반장에게 사정사정 빌던 아버지 곁에 있던 그는 놀라 옷에 오줌을 싸버렸고 순간 웃음거리가 되었다. 그런 그를 창피해했던 아버지는 그날 이후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부자사이의 인연을 끊고 싶어했으며 그는 점점 예민한 사람이 되어갔다. 그는 약국에가서 신경안정제를 달라고 했는데 약사는 질산은이 담긴병을 주면서 물에 섞어서 매일 밤 마시라고 했다. 그는 점점 피부가 잿빛으로 변했고 초조했던 그는 더 많은 약을 먹었고, 그는 파란 사내가 되어버렸다. 결국 그는 공장에서 쫓겨났고 갈곳조차 없었다. 그는 서커스단의 눈에 띄어 그곳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알제리에서 온 파란 사내', '북극에서 온 파란 사내', '뉴질랜드에서 온 파란사내' 등 이름도 잘 붙여넣었다. 그를 소개하면 들어오는 돈...'버림받은 사람에게는 남이 던지는 돌조차 관심으로 여겨진다'고 말하는 그를 보며 가슴이 아렸다.

 

그런 파란 사내와 에디의 만남엔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파란 사내가 운전 연습을 하기 위해 빌린 차로 운전을 하고 있는 곳에 한 어린 아이가 공을 줏으러 뛰어와서 아무일 없는 듯..공을 잡아 뛰어간다. 물론 파란 사내는 아이를 보고 놀랐으며 그에 따른 파급효과로 주차된 트럭을 들이 받고 차에서 내려 얼마나 크게 차가 부서졌는지 확인 한 후 쓰러졌다. 그리고 경찰이 와서 그가 심장마비에 의해 죽었다고 했다.

 

그렇다. 파란 사내는 에디의 공놀이로 인해 죽음을 맞이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에디를 용서하고 자신의 모습이 정상으로 변했다. 그리고 에디에게 당신은 뭔가 배우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고, 자신 뿐 아니라 당신이 여기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한 가지씩 가르쳐 줄 것이라고 말했다. 우연한 행위란 없다는 것. 우리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 바람과 산들바람을 떼어 놓을 수 없듯이 한 사람의 인생을 다른 사람의 인생에서 떼어 놓을 수 없다는 것을 배우게 될 것이라 했다. 그리고 용서해주는 그를 향해 이해못한다고 하자, '타인이란 아직 미처 만나지 못한 가족'이라고 말해주는 파란 사내. 그런 그의 말이 가슴에 방망이질 하며 와 닿는다.

 

두번째 인연의 장에서 만난 사람은 전쟁터에 나갔을 당시 자신의 대위를 만났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랐다. 그간의 소식을 전해들은 그는 아연실색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다음 이야기를 들으며 분노가 터져오른 에디.

 

그렇다. 포로가 되어 붙잡혀있다가 탈출하던 날. 탄광에 불을 지른 그들은 도망치려했지만 에디가 갑자기 불길을 보며 미쳐갔다. 안에 사람이 있다며 불속으로 뛰어들어가려 한 것이다. 그를 살리기 위해 대위는 그의 다리에 총질을 했다. 물론 그의 다리를 평생 못쓰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으며 나가서 치료를 받으면 되리라 생각했지만 빗맞은 그의 다리는 영영 못쓰게 되었고, 자신이 원하던 다른 직장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 다리 때문에 얼마나 힘들고 분노에 찬 세월을 보냈는데...하지만 부하들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지뢰밭에 던진 대위의 이야기를 들은 에디는 용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은 알지 못했지만 그들이 도망나올 때 타던 트럭에 탄 자신의 부하들을 살리기 위해 맨 몸으로 지뢰밭을 먼저 통과하다 지뢰가 터진 대위의 몸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던 것이였다. 어찌 용서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자신은 겨우 다리 하나였지만 그는 온몸이었다.

 

대위는 에디에게 "희생. 자네는 희생했고 나 역시 희생했어. 우리 모두 희생을 한다네. 하지만 자네는 희생을 하고 나서 분노했지. 잃은 것에 대해서만 계속 생각했어. 자네는 그걸 몰랐어. 희생이 삶의 일부라는 것. 그렇게 되기 마련이라는 것. 인생은 후회할 것이 아니라 열망을 가질 만한 것이라네. 작은 희생 큰 희생.....때로 소중한 것을 희생하면, 사실은 그것을 잃어버리는 게 아니라 그걸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것이지."라는 말을 하고 자신에겐 전쟁터가 전부였기에 자신의 천국도 전쟁터였고 그곳에서 그를 기다렸다는 대위. 어찌 큰 희생을 한 그를 미워할 수 있을까...

 

세 번째 용서의 장에서는 부정이라곤 없는 아버지를 만났다. 그는 자신을 죽어서도  못본척하는 아버지에게 심한 분노와 자괴감을 느꼈지만 한 여인이 나타나서 아버지가 아닌 자신을 만나러 온 것이고 아버지는 에디를 볼 수 없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럼 이 연인은 누구기에 자신을 만나기 위해 기다린 것일까?...

 

해마 그릴의 종업원이었던 그녀는 근사하게 생긴 청년이 가게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한 눈에 반해버렸고, 에밀 또한 그녀에게 호감을 느꼈다. 에밀은 돈이 많은 사람이었고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었기에 그녀는 신데렐라가 될 수 있었다. 에밀은 그녀를 위해 놀이공원을 짓기로 했고 그녀의 상을 입구에 만들었다. 그렇다 그녀는 루비였다. 독립기념일 전날 밤 임시직원들의 부주의로 대형불이 나고야 말았다. 그들은 하루아침에 빈털털이가 되어버렸고 에밀은 힘을 잃어버렸다. 에밀은 모험을 즐기는 사람이라 최소한의 보험만 넣어두었기에 그 부지를 실베이니아의 사업가에게 헐값으로 팔아넘기고 떠났으며 에밀은 몸도 마음도 망가져 3년이 지난 후에야 겨우 혼자서 일어설 수 있었다. 사업가는 그곳을 루비가든이라는 이름 그대로 사용했다. 그녀는 루비가든을 세우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일들이 에디와 무슨 상관인가..하지만 그녀는 에디의 아버지가 왜 죽었는지 말해주기 위해 그곳에 왔다고 했다.

 

아버지가 죽었다. 자신과 말 한마디 하지 않고...그냥 죽어버렸다. 아버지의 사랑을 얻고자 노력했지만 불가했었다. 그냥 증오의 대상이었던 아버지...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몸이 심하게 아픈 아버지..폐렴이었다. 그 몸으로 출근했다. 왜일까...아버지의 친구인 미키. 힘든 일 때문에 상의하기 위해 그의 집을 찾았지만 아버지는 없었고 어머니만 있었다. 옷을 입으러 들어간 어머니를 술이 취한 미키가 덥치려 한 것이었다. 그날은 세차게 비가 왔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옷을 반쯤 벗고 있는 것을 보았고 미키를 죽이려고 쫓아갔다. 하지만 물속에 허우적 대던 그를 구한 아버지는 그날의 사건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죽기전 창가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던 아버지...용서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루비는 에디에게 "분노를 품고 있는 것은 독이에요. 그것은 안에서 당신을 잡아먹지요. 흔히 분노는 우리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을 공격하는 무기처럼 생각되지만 증오는 굽은 칼날과 같아요. 그 칼을 휘두르면 우리 자신이 다쳐요. 에드워드, 용서하세요. 처음 천국에 왔을 때 느꼈던 가벼움을 기억하나요? 그건 아무 분노를 안고 태어나지 않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죽으면 영혼은 분노에서 벗어나지요. 하지만 이제 저 세상으로 가려면 왜 분노를 느꼈는지, 왜 이제 분노를 느낄 필요가 없는지를 이해해야 해요. 아버지를 용서하세요."

 

그리고 네 번째 만남에서 결혼식을 보았다. 많은 종류의 결혼식. 그리고 자신 보다 먼저 죽어 자신을 기다린 자신의 아내. 마거릿. 그녀가 젊든지 늙었든지 간에 너무나도 사랑하는 아내였다. 둘은 너무나도 사랑했지만 에디는 친구 노엘과의 경마장에서 노름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돈은 노름을 할 돈이 아니라 아이를 입양해서 데려올 돈이었다. 돈이 얼마간 남아있을때 마거릿은 에디를 데려와야했다. 차를 몰고 가던 그녀는 비행청소년들의 술병으로 차와 차사이를 맞추는 놀이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병은 그녀의 차 유리창에 정통으로 맞았고. 사고가 났다. 그녀는 인형처럼 솟구쳐 문에 부딪친 다음, 계기판과 운전대에 내동댕이쳐졌다. 그런 일이 일어난 후 입양은 물건너가 버렸고 둘은 나이를 먹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3년후 뇌종양으로 그녀는 쓰러졌고, 떠났다. 오랜 세월 따뜻하고 포근하기도 했지만 가슴아픈 사랑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 만남인 화해의 장이었다. 어린 여자아이인 탈라. 그녀는 그가 군인이었을때 만났다. 자신이 구하려고 했던 불나던 오두막 속에..그 곳이 안전하다고 숨었었지만 에디가 지른 불에 타 죽은 것이었다. 그는 너무나 가슴이 미어질만큼 아팠고 미안했다. 에디에게 씻어달라며 돌맹이를 내미는 아이. 그는 아이를 키워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며 그래도 씻었다. 다섯 살인 아이. 그녀를 죽인 죄책감...하지만 그가 씻어내자 새살이 돋고 횃불처럼 흰 빛이 났다. 에디가 마지막 죽는 순간에 살리려고 햇던 여자아이는 살았느냐고 물어보자 밀쳐졌다고 한다. 그러자 에디는 자신이 잡아당겼는데 무슨 뜻이냐고 했더니 그 천국으로 탈라가 잡아당겼다고 한다. 둘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함으로 그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천국에 남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하나의 사건 사건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하나의 사건이 또 다른 사건에 연속적으로 영향을 주는 그런 관계속에 있다. '나비효과'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만큼 작은 사건 하나도 그냥 있어지는 일은 없다. 미치 앨봄은 그런 인생사를 표현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만일 당신이 천국에 가서 다섯 사람을 만난다면 누굴 만날 것인가...한번쯤 생각해볼만 하리라. 그렇다면 그냥 마구잡이 식으로 살지는 않으리니...그리고 또한 모든 것을 타인의 잘못으로만 돌리지는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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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유럽 출장간다 - 글로벌 마켓을 누비는 해외영업 실전 매뉴얼
성수선 지음 / 부키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해외영업의 진수를 보여주는 그녀. 성수선.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안면 가득 미소를 띄우던 나는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와우...내가 가장 존경해마지 않는 스타일의 여성상'으로 성수선 그녀를 각인시켜 버렸다. 이렇게 우연한 기회에 서면으로 그녀를 만나보기 전에는 알지 못했을 그녀. 성수선.

 

그녀는 1973년생으로 서강대 독문과를 졸업했다. CJ제약 해외영업(1997-1999)과 LG전자 TV수출(1999-2002) 팀을 거쳐 지금은 삼성정밀화학(2003-) 해외영업 담당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동시에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korea MBA)에서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이런 그녀의 행보(?)를 보았을 때, 막연히 멋진 여자네..라고 말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속이야기를 들여다보라. 그녀가 짧게나마 해외영업의 진수를 담아놓은 비책이 바로 여기 있다.

 

그녀는 신입사원 시절 '삼국지', '마피아 경영학'등을 탐독하며 '회사형'인간이 되보고자 노력도 했지만 숱한 시행착오끝에 현장에서 발품으로 익힌 '감성영업'으로 성공을 거머쥐었다.

 

이 책에서는 해외영업에 발을 들여놓기 전 단계부터 바이어들의 마음을 잡는 방법등 여러가지 내용들을 기록해두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와'라는 탄성을 자아내던 나는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해외영업 여직원들에게 이 책을 적극 권해주기도 했다.

 

그녀의 이야기는 비단 해외영업에 국한된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그 이야기들을 넓게 적용한다면 우리네 삶과 생활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들이었다. 다른 이의 마음을 사는 방법. 그것은 바이어에게만 통용되는 그러한 성질의 것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내 친인척과 인연이 닿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것이리라.

 

아직 독신을 고집하고 있는 그녀는 불효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며 웃는다. 여러차례 신문에 나온 그녀는 책읽는 것도 좋아해서..자신만의 공간에 글을 읽은 느낌을 적기도 하고 자신의 글도 써보기도 했던 그녀는 그 지면으로 신문에 나기도 했다. 그녀의 이야기 속에서 그녀의 박학다식함이 은근하게 묻어난다.

 

'아무리 디자인이 휘양찬란해도 내용없는 책이 팔리지 않는다'는 표현을 하는 그녀. 실속이 그만큼 중요함을 역설한다. 내 삶속에서 나는 포장만 예쁘게 된 상자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밖으로 보여지는 나에게만 충실했을 뿐 내안의 나를 채우는데는 너무나 부족했던 나였기에...

 

바이어의 마음을 사는 많은 아이디어 중에 가슴에 확 닿아오는 한 마디가 있었는데 그것은 선물에 대한 것이었다. '상대에게 선물을 준다는 건 상대의 기쁨을 우선시 하는 것이다. 그러니 상대방이 좋아할 만한, 상대방의 마음에 드는 선물을 하자.' 솔직히 머리로는 아는 것이지만 실질적으로 그렇게 행동되어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상대방이 좋아할만한 선물을 하라고 하면 당장에 전화나 문자로 '뭐 필요한거 없니?'하는 물음을 상대에게 내어놓기 마련이다. 그런 물음 조차도 실례가 된다는 것을 몰랐던 것은 아닌데...

 

크리스마스에도 특별함을 느끼게 만드는 그녀는 자신이 산타옷을 입고 사진을 찍어서 카드를 만들거나 자신의 캐리커처로 카드를 만들어서 보낸다고 한다. 그녀의 앙증맞은 지난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니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새겨지는데..그녀의 바이어들 또한 올해는 무슨 카드일지 기대된다며 그동안의 카드들을 벽면에 고정해두기도 한다고 한다. 그녀는 아마 아이디어뱅크임이 틀림없다. 바이어 뿐만 아니라 자신의 연인에게도 그런 크리스마스 카드를 선물한다면 크나큰 감동이지 않을까...

 

또 그녀가 알고 지내는 지인. 이스라엘 에이전트인 디나는 자신의 삶을 살아본 느낌을 이렇게 표현했다. "수잔, 내가 60년을 넘게 살면서 깨달은 게 있어. 행복해서 많이 웃는 게 아니라, 많이 웃어서 행복해지는 거야. 똑같은 일이라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보여. 카메라 앵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똑같은 풍경이 전혀 달라보이는 것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해! Look at the bright side of life!!"라고.. 참 많이도 들었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해지는 것이라고...긍정적인 마인드가 중요하다고...하지만 그저 그런 말인줄 생각했다. 하지만 60년을 살며 몸으로 느낀 그녀의 말은 내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처음부터 대단한 기회가 펑펑 생기는 것이 아니라 기회가 찾아올 때를 기다리라는 그녀의 말처럼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으리라. 허나 그냥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 아닌 기회가 오면 잡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자기자신을 변화시켜야만 하리라. '성수선'이라는 작가를 본인은 잘모르지만, 해외영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 한번쯤은 읽어봤으면 하는 것이 본인의 진심어린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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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우웬 : 그의 삶, 그의 꿈 - 세계영성의 거장 시리즈 01
마이클 오로린 지음, 마영례 옮김 / 가치창조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다른 많은 이들이 '헨리 나우웬'하면 영성의 스승이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정작 나 스스로는 이 분에 대해 알지 못하고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읽으면서 내내 한 인간을 이렇게나 찬미하고 존경을 하기도 하는 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로서는 처음 듣는 인물이었는데 그렇게 찬미하는 이유가 뭘까하는 생각이 들었기에 인터넷 검색엔진을 통해서나마 이 분에 대한 조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덜란드 출신의 미국의 로마 카톨릭사제이자 작가인 헨리 나우웬.

 

'그의 삶. 그의 꿈'은 내가 생각했던 '예수님의 삶과 생애'를 다룬 것이 아닌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영성 작가 헨리 나우웬의 삶과 꿈을 담은 책이었다. 예수님의 인생이 아닌 한 인간. 그리고 사제인 그를. 자서전이 아닌 다른 이가 이렇게까지 표현해 냈다는데 대해서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낮은 곳으로' 가야 한다는 그의 일생의 주제가 고스란히 담겨있었기에 느낌이 새롭기도 했다.

 

만일 이 책을 접하기 전 헨리 나우웬에 대해서 아는 바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평가하는 바가 많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의 삶을 그리스도의 삶이라고까지 표현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그의 삶에서 느껴지는 바는 많았다.

 

헨리 나우웬. 그는 네덜란드 사람이다. 그는 다른 사람들 보다 부유하며 하나님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자리에 있었기에 하나님과 함께함이 더욱 자연스러웠으리라. 우리나라가 일제 식민치하에 있었듯이 네덜란드도 독일 나치즘으로 인해 식민지화 되어 어지러운 시기에 폐쇄주의적인 신앙을 하던 사람들은 개방적으로 변해갔다. 또한 그 전쟁이 그의 삶에 큰 획을 그어주었다. 전쟁의 여파로 인해 그가 성직자의 길을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역시 잠언 16장 9절의 말씀처럼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분은 여호와 하나님이시리라...내 인생에서 또한 내가 많은 길을 마음으로 정해 놓는다 할지라도 주님께서 나의 길을 인도해주시리라 믿는다. 나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니...

 

그는 신학교에 입학해서 모범생으로 다녔다. 하지만 그들의 신학교 생활이라는 것이 기본적인 인권을 무시(?)한 것처럼 보였기에 신부라는 직업이 참 대단한 것으로 보이기도 했다. 성적인 것은 당연히 제한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친구도 마음대로 사귈 수도 없었으며 혼자서 다니는 것도 금지되어 있었다. 하지만 헨리 나우웬은 전형적인 신학생의 이상을 갖추고 있었다. 뭐..나름 후에는 그 신의를 바탕으로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있는 법(?)도 통과 시켰지만 말이다. 하나님의 길을 간다는 것은 사람의 생각에서 포기해야 하는 것이 많으리라. 하지만 그보다 더욱 좋은 것으로 채워주시는 분임을 알기에 우리는 주님만을 의지하는 것이리라. 우리의 삶이 다만 이 生뿐이라면 어찌 이렇게 살 수 있으랴.

 

헨리 나우웬. 그는 건강하고 신실하게 생활하기 위해서는 예수님을 알고 자아를 발견하는 것이, 규정에 따른 전통적인 예배 의식을 준수하면서 정통성과 순종과 자기부인을 중시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솔직히 요즘처럼 종교세계가 복잡할 때에는 전통을 따르는 것보다 먼저는 말씀안에서 주님을 바로 아는 것이 필요하리라. 그리고 우리를 사랑하는 주님의 손길을 깨달아야 하리라.

 

종교세계에서 영육간의 사람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기 위해서는 자신 또한 그 아픔을 느껴보고 그 아픔으로 부터 온전히 자유로워져야 할 것이다. 아픔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다른 이들의 아픔을 치유하지 못해줄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의 삶은 너무나 평온했고 평탄했다. 하지만 그에게 어느 순간엔가 정신적인 문제(?)가 생겼었더랬다. 그는 그 괴로움과 아픔을 하나님과 예수님을 통해서 치유를 받았다. 그로서 그는 더욱 성장한다. 그에게는 안톤 보이센등 참 많은 이들이 영향을 주었다. 물론 그 또한 그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고, 그로 인해 성장했다. 그 중 머튼은 세상을 수용하고 이해하고 그 속에 오직 예수님을 바라보는 그런 묵상을 중심으로 기도생활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나우웬의 확신을 굳게 해준 인물이었다.

 

그는 참 많은 강연을 나갔는데 그가 전하는 핵심부분은 '낮아지는 길'이었으며, 자신 또한 그 길에 서고 있음을 느꼈다. 그는 마지막 자신이 하나님께로 돌아감을 표현하며 이런 말을 했다.

 

“수많은 두려움, 이 세계가 보내는 경고 앞에서 종종 굴복하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우리의 짧은 생애가 출생과 죽음이라는 경계 너머로 이어지는 훨씬 더 장구한 사건의 일부라는 사실을 철저하게 믿는다. 나는 나를 이 세상에 보내신 분, 다시 집으로 돌아와 배운 것들을 이야기하기를 기다리시는 분 때문에 나의 짧은 생애가 매우 신나고 즐거운 사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그만큼 사명이란 목숨을 걸고 지켜가야만 할 내 영혼의 생명인 것이리라. 지금 단지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은 지나쳐가는 것이지만, 후에 내가 주님께로 올라가 뵈었을때 '잘하였다' 칭찬받는 귀한 자녀로서 살기를 바란다.

 





 

 헨리 나우웬(Henry J. Nouwen, 1932-1996)은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예수회 사제이며 심리학자이다. 1932년 네덜란드의 네이께르끄(Nijkerk) 출생으로 1957년 예수회 사제로 서품을 받았으며 다시 6년 간 심리학을 공부하였다. 그 뒤 미국으로 건너가 2년간 신학과 심리학을 통합하여 연구하였고, 마침내 30대에 노틀담 대학에서 심리학을 가르치기 시작하여 1971년부터는 예일대학 교수로 재직했다. 1981년 그는 자신의 풍요로움에 대한 죄책감과 하나님의 뜻을 알고자하여 강단을 떠나 페루의 빈민가로 가서 민중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았으나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하버드 대학에서 강의를 했다. 그러나 그는 영혼의 안식을 느끼지 못했다. 마침내 그는 다시 강단을 떠나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정신박약 장애자 공동체 라르쉬의 캐나다 토론토 공동체인 데이브레이크로 들어가 1996년 9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였다. 간결한 문장과 언어로 영혼을 맑게 울리는 그의 저서들은 세계적으로 복음주의자들의 큰 호응을 얻어왔다. 또한 그의 책들이 세속적인 명예를 멀리한 채 그리스도적 사명감에 충실했던 삶의 과정에서 쓰여졌기에 물량적 팽창주의 속에 세속화된 현대 교회에 근본적인 도전을 주고 있다.

그의 저서는 30여 권이 넘으며 그 가운데 잘 알려진 책으로는 [세상의 길 그리스도의 길],[영성에의 길],[이는 내 사랑하는 자요],[아담],[예수님과 함께 걷는 삶](이상 IVP), [제네시 일기(The Genesse Diary)],[새벽으로 가는 길(The Road to Daybreak)](이상 성바오로 출판사 역간), [마음의 길(The Way of Heart)], [상처받은 치유자(The Wounded Healer)](이상 분도 출판사 역간), [영혼의 양식],[예수님의 이름으로],[상처입은 치유자],[영적 발돋음(Reaching Out)](두란노 역간) 등이 국내에서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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