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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유럽 출장간다 - 글로벌 마켓을 누비는 해외영업 실전 매뉴얼
성수선 지음 / 부키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해외영업의 진수를 보여주는 그녀. 성수선.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안면 가득 미소를 띄우던 나는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와우...내가 가장 존경해마지 않는 스타일의 여성상'으로 성수선 그녀를 각인시켜 버렸다. 이렇게 우연한 기회에 서면으로 그녀를 만나보기 전에는 알지 못했을 그녀. 성수선.
그녀는 1973년생으로 서강대 독문과를 졸업했다. CJ제약 해외영업(1997-1999)과 LG전자 TV수출(1999-2002) 팀을 거쳐 지금은 삼성정밀화학(2003-) 해외영업 담당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동시에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korea MBA)에서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이런 그녀의 행보(?)를 보았을 때, 막연히 멋진 여자네..라고 말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속이야기를 들여다보라. 그녀가 짧게나마 해외영업의 진수를 담아놓은 비책이 바로 여기 있다.
그녀는 신입사원 시절 '삼국지', '마피아 경영학'등을 탐독하며 '회사형'인간이 되보고자 노력도 했지만 숱한 시행착오끝에 현장에서 발품으로 익힌 '감성영업'으로 성공을 거머쥐었다.
이 책에서는 해외영업에 발을 들여놓기 전 단계부터 바이어들의 마음을 잡는 방법등 여러가지 내용들을 기록해두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와'라는 탄성을 자아내던 나는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해외영업 여직원들에게 이 책을 적극 권해주기도 했다.
그녀의 이야기는 비단 해외영업에 국한된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그 이야기들을 넓게 적용한다면 우리네 삶과 생활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들이었다. 다른 이의 마음을 사는 방법. 그것은 바이어에게만 통용되는 그러한 성질의 것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내 친인척과 인연이 닿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것이리라.
아직 독신을 고집하고 있는 그녀는 불효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며 웃는다. 여러차례 신문에 나온 그녀는 책읽는 것도 좋아해서..자신만의 공간에 글을 읽은 느낌을 적기도 하고 자신의 글도 써보기도 했던 그녀는 그 지면으로 신문에 나기도 했다. 그녀의 이야기 속에서 그녀의 박학다식함이 은근하게 묻어난다.
'아무리 디자인이 휘양찬란해도 내용없는 책이 팔리지 않는다'는 표현을 하는 그녀. 실속이 그만큼 중요함을 역설한다. 내 삶속에서 나는 포장만 예쁘게 된 상자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밖으로 보여지는 나에게만 충실했을 뿐 내안의 나를 채우는데는 너무나 부족했던 나였기에...
바이어의 마음을 사는 많은 아이디어 중에 가슴에 확 닿아오는 한 마디가 있었는데 그것은 선물에 대한 것이었다. '상대에게 선물을 준다는 건 상대의 기쁨을 우선시 하는 것이다. 그러니 상대방이 좋아할 만한, 상대방의 마음에 드는 선물을 하자.' 솔직히 머리로는 아는 것이지만 실질적으로 그렇게 행동되어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상대방이 좋아할만한 선물을 하라고 하면 당장에 전화나 문자로 '뭐 필요한거 없니?'하는 물음을 상대에게 내어놓기 마련이다. 그런 물음 조차도 실례가 된다는 것을 몰랐던 것은 아닌데...
크리스마스에도 특별함을 느끼게 만드는 그녀는 자신이 산타옷을 입고 사진을 찍어서 카드를 만들거나 자신의 캐리커처로 카드를 만들어서 보낸다고 한다. 그녀의 앙증맞은 지난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니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새겨지는데..그녀의 바이어들 또한 올해는 무슨 카드일지 기대된다며 그동안의 카드들을 벽면에 고정해두기도 한다고 한다. 그녀는 아마 아이디어뱅크임이 틀림없다. 바이어 뿐만 아니라 자신의 연인에게도 그런 크리스마스 카드를 선물한다면 크나큰 감동이지 않을까...
또 그녀가 알고 지내는 지인. 이스라엘 에이전트인 디나는 자신의 삶을 살아본 느낌을 이렇게 표현했다. "수잔, 내가 60년을 넘게 살면서 깨달은 게 있어. 행복해서 많이 웃는 게 아니라, 많이 웃어서 행복해지는 거야. 똑같은 일이라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보여. 카메라 앵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똑같은 풍경이 전혀 달라보이는 것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해! Look at the bright side of life!!"라고.. 참 많이도 들었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해지는 것이라고...긍정적인 마인드가 중요하다고...하지만 그저 그런 말인줄 생각했다. 하지만 60년을 살며 몸으로 느낀 그녀의 말은 내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처음부터 대단한 기회가 펑펑 생기는 것이 아니라 기회가 찾아올 때를 기다리라는 그녀의 말처럼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으리라. 허나 그냥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 아닌 기회가 오면 잡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자기자신을 변화시켜야만 하리라. '성수선'이라는 작가를 본인은 잘모르지만, 해외영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 한번쯤은 읽어봤으면 하는 것이 본인의 진심어린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