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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다이어리 - 연애보다 재미있는 압구정 이야기
정수현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8년 6월
평점 :
연애보다 재미있는 압구정 이야기~
압구정스런 그녀의 앙큼하고 발칙한 로망!
♡ 쩡's 생각™ ♡
책장의 한 귀퉁이에서 먼지를 탁탁 털어내고 한권의 책을 꺼내 들었다. 항상 자리는 차지하고 있었지만 이 책은 소설이라기 보다는 압구정의 스타일. 아니 압구정에서 볼 수 있는 거리의 화려함이나 가게등의 사진을 찍어서 전시해 놓았을 듯한 그런 책의 느낌이 들어 그냥 쉽게 읽는데 손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압구정 다이어리>는 그런 모습을 전시해두었지만 소설의 형식을 취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뉴욕의 맨하튼, 파리에 상젤리제, 이탈리아의 밀라노처럼 한국에는 압구정동과 청담동이 있다. 그만큼 화려하고 몇억짜리에서 몇십억짜리의 외제차가 국산차처럼 즐비하고 걸어다니는 여자나 남자는 모델뺨을 치며, 그들이 사용하는 가방이나 옷, 신발등은 왠만한 월급쟁이의 월급만큼 아니 혹은 그보다더 훨씬 비싼 명품들이다. 그런 모습을 과연 국내 다른 곳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압구정 다이어리>는 스물다섯살의 세 여자들의 우정과 사랑을 담아냈는데 남자를 고를때 재력을 가장 중시하는 유라, 인물을 중시하는 지안, 느낌을 좇는 주인공 지현을 주인공으로 지현의 일기장 형식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녀들의 생활을 보면 보통 사람인 나는 상상조차할 수 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것은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그녀들은 겉으로 보이는 것을 중시하지만 그에 부가하여 어느 정도의 재력은 빠뜨릴 수 없다는 계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은 비단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들도 마찬가지이리라. 외형뿐만 아닌 경제를 생각하는 것 말이다. 그녀들이 발칙하게 이기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지만 그녀들의 그런 모습이 미워보이진 않는다. 그녀들의 모습은 우리네 여자들이 바라는 이상을 실현시켜가는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정보다 사랑을..아니 남자를 중시하는 유라, 그런 유라의 맞선 상대였던 동원을 보고 반해버린 지현은 동원이 자신에게 관심있다는 것을 알았고 둘은 그렇게 사귀었다. 하지만 지현은 동원과의 만남을 유라에게 말하지 않았다. 남자를 중시하는 유라가 동원에게 접근하려는 것을 알았기에 지현과 동원이 만나는 것을 안다면 난리가 날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우정과 사랑을 둘 다 지키려는 지현의 착한 마음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녀는 어쩌면 자신만은 착하다고 주장하며 자기변명을 한 것은 아닐까. 자신과 먼저 만났다고는 하지만 아무 일도 없었고, 이미 사귀고 있는 커플사이를 친구라면 난리칠 가능성이 좀 희박하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 사실이었으니까 말이다.
또 외모를 가장 중시하는 지안. 똑똑하고 야무지지만 아름다운 것을 보고 정신을 못차리는 그녀는 호빠의 호스트를 남자친구로 사귀게 된다. 물론 호스트인줄 모르고 말이다. 그 사건은 주인공 지현의 작가공부(?)로 인해 방문한 호빠에서 지안의 남자친구를 발견하게 됨으로 인해 끝이 나버리지만 말이다. 모든 상황들이 종결되고 나서 그녀들은 교회로 향한다. 회개하기 위해서(?)...아니다. 그녀들은 그곳에서 남자를 찾았고 지현은 그곳에서 헤어졌던 동원을 만나게 된다. 그렇게 한편의 드라마같은 <압구정 다이어리>는 끝을 맺게 되는데 이 책은 삭막한 현실에 조금은 즐거움을 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 책이 쩡에게 주는 메세지™ ♡
난 내 손톱을 보며 말했다. 지금은 반짝반짝 스크래치 하나 없는 완벽한 손톱이다. 하지만 내일이 되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사랑도 그렇다. 처음 시작할 땐 상대가 너무나도 반짝이고, 한없이 사랑스러워 보이고 다른 누구에게도 뺏기고 싶지 않을만큼 소중하지만 그 사랑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캐비아가 싸다면 아무도 안 좋아할 것이다. 사람이란 본래 가질 수 없는 것을 갖고 싶어 한다.' 그러니까 그녀의 말은 최대한 비싸게 굴라는 뜻이었을 게다. 그렇다. 작업은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