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의 의자 - 숨겨진 나와 마주하는 정신분석 이야기
정도언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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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저자의 이름값만 믿고 프로이트 재탕하기!

결국 또 당했다ㅠㅜ 는 느낌. 

이 책을 통해 '프로이트의 의자'에 앉아 편안하게 상담 또는 정신분석을 받아보고 싶다는 독자들은 실망할 수 밖에 없다.

저자는 우리를 '카우치'에 앉혀놓고 친절하게 정신분석을 베풀어 주기보다는 

강의 형식으로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주요 개념을 다소 건조하게 설명해 나갈 뿐이다.

 

차라리 자신의 상담사례를 많이 실어놓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같은 류의.. 

이 책에 설명된 여러 정신분석학의 개념에 대한 설명은 기존의 개론서(대학교재 등)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구체적으로 와 닿을리 없다.


저자의 이력과 전공이 그러한 탓에 견고한 틀에 맞추어 이론적 설명을 해가는데, 

항상 프로이트를 대할 때면 느껴지던 일종의 거부감이 이번에도 묻어났다.

저자는 일정부분 프로이트의 미진함을 인정하고 현대 정신분석학에서는 여러가지 보완을 시도한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지만

역부족으로 보인다. 

 

같은 시기에 빅터 프랭클의 책을 함께 읽었는데 그 책은 하루만에 독파하였음에 반해(처음 읽는 것임에도), 

이 책은 일주일 정도 걸렸다(기존에 프로이트를 몇 권 읽은 적이 있음에도).

내게 이 책은 그만큼 몰입도가 낮았다.

 

이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은 

정신분석이란 책 몇권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직접 해봐야 효과가 있다는 것.

우리 현실에 비추어 거의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이런 책은 수 없이 쏟아지고 팔려나갈 테지.

이런 책과는 정말 결별해야겠다는 생각을 확고히 해 준 책.

(마지막으로 꿈의 해석을 풀어놓은 책을 읽어볼까 싶기는 하다)


다만 프로이트가 정말 처음이라면 일독해 볼만 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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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수용소에서 (양장) - 빅터 프랭클의
빅터 프랭클 지음, 이시형 옮김 / 청아출판사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부터 알고 있었고, 읽으려던 책인데 10여년 만에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수용소에서의 개인적인 경험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나는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보다 재미가 없었다. 

아무래도 픽션과 논픽션의 차이에 기인하는 것이겠지. 

두 작가 모두 실제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 것이니 얘기를 풀어내는 글쓰기 방식의 차이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장점으로는 작가의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함을 꼽을 수 있겠다. 

상상할 수도 없는 지옥 같은 상황을 견디고 살아남은 사람. 

그런 사람이라면 잘난 척을 할 만도 하고, 과장을 할 법도 하고, 때로는 감상에 젖을 법도 한데,

이 책은 그런 게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과거에 대한 회상으로, 때론 담담하게 남의 일 얘기하듯 풀어내는 게 인상적이었다.

 

저자가 주장하듯 삶의 의미란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것이어서 보편적인 '의미' 따위는 없고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동감한다.

아울러 프로이트와 전혀 다른 방법론도 흥미롭다.

프로이트의 의자라는 책도 샀는데, 두 권이 아주 대조적이다..

본래 심리학에 관심이 있던 터라 소시적에는 여러 서적을 탐독하곤 했었는데 그 대부분은 프로이트학파에 속했던 것이었다. 매슬로우 정도를 빼고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예전만큼 심리학에 대한 관심이 덜하지만(정확하게는 심리학=독심술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부터는),

이 책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심리학에 대한 나의 관념이 좀 더 폭 넓어졌을 수도 있었겠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번역은 전체적으로 무난한 것 같다.

로고테라피 개관 부분과 다른 한편까지 번역해 놓은 점은 만족스럽다.

 

다만 왜 제목이 생뚱맞은 '죽음의 수용소에서'인지..

원제는 Man's search for meaning 인데 연구라는 말에서 보여지듯 저자의 글쓰기는 다소 이성적이고 분석적이다.

반면 번역서의 제목은 신파조에 자극적이기까지 하다.

수용소에서의 극한 체험을 생생하게 느끼고 싶다면 이 책보다는 앞서 말한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를 추천.

  

이 책의 번역자는 이시형이라는 사람이다. 정신의학 분야에서는 예전부터 왕성한 활동을 해왔고, 저서도 상당수다. 

그런 그가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정했다고 하는 대목이 있다. 

이 책을 집어든 이유중 하나는 과연 얼마나 대단한 책이길래 한 사람의 인생방향을 결정지었단 말인가. 였다. 

당연하게도 내게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책 중 하나였고, 

이제 리뷰와 함께 떠나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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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독해 무작정 따라하기 무작정 따라하기 영어 11
김시목 지음 / 길벗이지톡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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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출판사의 영어 '리딩' 무따기에 대해 엄청 실망을 하고 집어든 책이다.

결과는 대만족.

 

 

이 책은 단순하다.

흔히 무슨무슨 원리니 하는 책들을 보면 겉보기엔 큰 비법이나 있는 것처럼 선전하고는 막상 속을 들여다보면 기존의 방법을 짜깁기 한 것이거나 몇몇 큰 원칙을 세우고 수많은 예외를 나열하는 식으로 분량을 잔뜩 늘려놓은 것이어서 읽고나면 머릿속에 남는 게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책은 일관되게 처음부터 끝까지 '3가지 블록'이라는 단순한 방법론을 제시한다.

 

 

이 책은 설득력이 있다.

저자는 새로운 설명을 할 때마다 여러 인용문을 제시하며 풀어내는데 제시하는 글이 대부분 영어 원서에서 인용한 것들이다. 적재적소에 인용하는 능력만으로도 저자의 영어실력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물론 군데군데 오역이 눈에 띄긴 한다. 하지만 기존의 문법적 설명을 벗어난 블록독해법을 적용하여 설명하는 대목에선 무릎을 치게된다. 참신하다.

 

 

이 책은 충분히 따라할 수 있다.

빈 칸을 많이 만들어두어 해석을 연습해보고 저자의 해석과 비교해 볼 수 있다. 이 부분이 조금 아쉽기도 한데, 조금 더 편집에 신경을 써서 눈에 쏙쏙 들어올 수 있게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가령 1페이지에 지문 하나만 싣는다는 식으로. 또한 컬러 선택이 다소 아쉽다. 2005년 출판이라 그런지 너무 밋밋하다. 그렇지만 제시된 지문의 양이 꽤 되므로 연습하기엔 부족하지 않다.

 

물론 이 책도 단점은 보인다. 해석이 정확하지 못한 부분이 군데군데 눈에 띄고, 제시된 문장이 몇몇 작품에 한정되는 경향이 있으며, 난이도 조절이 일정하지 않은 듯 하다는 점 등.. 

 

 

결론적으로 나처럼 문법에 무지랭이라면 이 책으로 새로운 방법론을 익히기에 더 유리할 수도 있겠다. 참고로 나는 이 책을 읽고나서 아이러니하게도 영어로 된 문법책을 한권 샀다. 영어를 더 잘알고 싶어서다.

 

아무튼 영어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킬 좋은 책이다.

눈으로만 보지 말고 펜을 들고 낙서를 해가면서 문제집을 풀듯이 독파해 나간다면 분명 성과가 있을것이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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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과 필연 궁리하는 과학 6
자크 모노 지음, 조현수 옮김 / 궁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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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1장을 읽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다. 

뒤로 갈수록 복잡해지고 전문지식으로 도배가 될 것 같은 예감은 들지만...

몇 차례 반복해서 볼 가치가 있는 책 같다. 

논의 전개 방식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인공물과 자연물을 구분하는 기준을 논하면서

이들을 자동으로 분리해내는 프로그램을 상상해보라는 식이다. 

번역도 맘에 들고 각주도 친절하다. 

무엇보다 책 제목이 너무 멋지다. 


1장은 현대과학의 '객관성의 공리'를 언급하면서 끝난다. 

2장부터는 어떤 내용이 나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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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보는 눈 - 폭력 없는 세상은 가능할까 세상을 읽는 눈
정주진 지음 / 개마고원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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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가 무엇일까?

전쟁의 반대말?

지은이는 단연코 평화의 반대말이 '폭력'이라고 말한다. 


평화란 막연히 좋은 것, 가치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기준이 되어야 하고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질서이다. 


국내 1호 평화학 박사님이라고 해서 많은 기대를 했는데

생각보다는 지루했다. 

구체적으로 와닿는 지점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논증보다는 실례가 주를 이루다보니

내 기대와는 달랐던 것 같다. 


그래도 폭력을 3가지 층위로 나누어 본다든지,

가해자가 평화과정에 동참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든지

하는 대목은 참 인상깊었다. 


지은이도 결국 평화교육이 중요함을 역설하며 책을 맺고 있다. 

분단국가이자 여전히 한국전쟁 1세대가 생존해 있는

레드콤플렉스가 유효한 이 나라에서 평화를 외치는 건 분명

용기있는 일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분단을 극복할 때 비로소,

최소한의 평화가 보장되는 '평범한' 사회를 이룰 수 있는게 아닐까 싶다. 

모든 걸 분단 탓으로 돌리는 것도 설득력이 없지만

분단을 빼놓고 우리사회를 분석하고 진단하는 건 어불성설이니까.


이 책은 조금 아쉬웠는데

지은이의 다른 책을 찾아서 더 읽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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