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진 예금통장 - 고백 그리고 고발 다음 이야기
안천식 지음 / 옹두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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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그리고 고발 리뷰를 올린 적이 있다.

최근 후속작 리뷰신청을 해 당첨되었는데 이제사 리뷰를 쓴다. 


1.

머릿말에 '옹두리 혜윰'이란 말이 나와 무슨 말인가 찾아보았다.

옹두리: 나뭇가지가 부러지거나 상한 자리에 결이 맺혀 혹처럼 불퉁해진 것.

혜윰<옛말>[‘혜다의 명사형생각.

그러니까 옹두리의 생각 정도?

그렇다면 옹두리는 뭐지? 아마도 지은이가 스스로를 지칭하는 말이 아닐까?

20번의 소송을 통해 말할 수 없는 상처를 입고 고통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꿋꿋히 일어섰음을 보여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본문중에 찾아보니 역시나 옹두리는 지은이가 세운 출판사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챕터2 참조.

처음 책을 낼 때(18번째 소송)부터 이 책까지 출판하면서 느낀 내용을 정리해두고 있다.


2.

챕터 1에서 전작인 고백, 그리고 고발을 요약한다. 

간결하고 편집도 개선되었다. 

입증책임반증 등 법률용어 해설재심사유를 규정한 민사소송법 조문에 대한 해설헌법재판소의 변형결정에 대한 언급 등 이전 편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대폭 보강되었다.

이 부분이 제일 만족스러웠다.

전작을 읽은 독자라면 생략해도 큰 상관없을 듯하다. 


3.

챕터3까지는 이 사건에 대한 이야기라고 예상가능하다. 

챔터4에서는 사법부에 대한 비판과 제언이 담겨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되었다. 

법관의 독립이나 양심에 의한 재판을 화두로 이야기를 풀어가며 전작보다 풍성하다. 

다만, 하고자 하는 말이 무언지 알겠으나 구체적 설득해가는 과정은 아직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4.

지은이가 가장 하고싶었던 말은 이것이 아닐까?

"불공정한 재판의 실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개개 변호사들도 침묵을 깨고 적극적으로 사법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책임을 나누어 져야 할 것이다."-231쪽

그런데 모든 재판이 불공정했던 것은 아니고, 지은이 같이 대기업을 상대로 극도로 불합리한 판결을 받아본 바 없기에 아직은 울림이 덜하다. 

언젠가 지은이와 공명하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5.

예전에 처음 책을 낼때 편집문제로 초판 2,500부를 폐기처분했었다 한다. 

이 책에도 오타가 있다. 아쉽다.

1인 출판의 한계일지도 모르겠다.


11쪽 9-19

43쪽 않아-앉아

90쪽 연유-연휴


6.

이전 책에서도 문체를 지적했었다. 

전형적인 법률가의 문체라고. 대중에게 어필하고자하면 더 섬세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주술호응이 안 되는 경우도 간혹 있었다. 

예를들면 165쪽의 아래 문장.

"1948년 9월 13일은 대한민국은 미군정으로부터 사법권을 이양받아 사법주권을 회복하였고 독립운동가였던 김병로 선생이 초대 대법원장으로 취임하였다."

이것은 "1948년 9월 13./..."이렇게 2문장으로 나누거나, "1948년 9월 13일은 대한민국이...취임한 날이다."라고 쓰는 게 좋겠다.


7.

아쉬운 점은 있지만 전작보다 분명 개선되어 가고 있다. 

진화하는 생물을 보는 듯하다. 

일관된 목소리를 내다보면 울림과 파장이 더 깊게 더 멀리 도달하게 될테다. 

고민된다면 후속작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은 증거로 제출된 '찢어진 예금통장'을 문자 그대로 쓴 것.

상징이나 은유가 아니다(경제학 관련도서는 절대 아님).

지은이는 직설화법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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