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그리고 고발 - 대한민국의 사법현실을 모두 고발하다!
안천식 지음 / 옹두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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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광고였는지, 서평이었는지 모르겠다.

분명 인터넷 서점은 아니었다.

한 변호사의 끝없는 도전. 뭐 이런 문구였던거 같은데.

어쨌든 호기심이 동했다.



지은이는 변호사다.

이 책은 거칠게 말해 재판기록 모음이다.

그래서 더 흥미가 생겼는데,

변호사들이 변론과정을 모두 공개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대부분 '~했다'고 간접인용을 할 뿐.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파격적이다.

실제 서류를 그대로 실었고, 각종 증거와 그에 대한 판단내용을 요약해 두었다.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보자.

건설사가 소송을 걸어왔다.

그런데 증거로 내민 계약서는 듣도보도 못한 것이다.

계약당사자인 아버지는 얼마 전 돌아가셨다.

그런데 계약서에는 아버지 이름이 아버지 글씨와 전혀 다른 글씨로 쓰여 있다.

게다가 도장은 막도장이 찍혀있다.

무려 20억짜리 계약서에.

이런 계약서가 유효하다고 볼 수 있을까?

상식적으로 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법원은 18차례의 소송을 통해 일관되게 계약서가 유효하다고 보았다.

그 근거는 증인의 말인데, 그 증인은 건설사 관련업체에서 일한다.

게다가 증인의 말은 위증고소를 통해 일부 허위임이 밝혀진다.

몇 백 페이지에 걸쳐 이런 과정이 상세하게 전개된다.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마지막 장만 보아도 좋다.

판결에 대한 비판과 그 근거를 나열하고 있다.

(마지막 장은 초판 이후 쓴 것인데 존댓말을 사용하고 있고, 분노의 톤과 질이 다르다)



일반독자가 소화하기엔 버거울 것으로 보인다.

불친절하다.

아마 실제 재판기록을 토대로 압축하다보니 법률용어나 문체를 순화할 시간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애초에 독자를 관련업종 사람으로 좁힌 것이던가.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핵심 쟁점.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었다.

하지만 나는 구상금청구 소송에서 변론주의를 위반한 1심 판결이 가장 충격적이었다.

원님재판이라니...



지은이의 경험은 그야말로 극단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10년의 세월동안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변호사로서는 아주 드문 경험을 한 것이니 위안을 삼을만하지 않을까?



끝으로 짓궂은 의문점 하나.

10년 동안 18번의 소송을 통해 수임료를 얼마나 받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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