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7일 서울마라톤대회에서 두번째로 풀코스 완주했다. 기록은 형편없는 4시간 36분, 그래도 완주는 포기보다 기쁘다. 마라톤의 벽으로 불리는 35km 쯤에서는 `내가 왜 또 이 짓을 했나, 이번에 달리고 나면 다시는 마라톤 안 해야지` 라면서 레이스 끝내고 집에 가서 뜨거운 물에 푹 씻을 생각만 했는데, 다 끝나고 집에 와서 씻고 정신을 차리니 그 새에 또 생각이 바뀌어서, `다음에 또 해야지, 기록 좀 내야지..`라고 생각한다.
3시간에 풀코스를 달리건 4시간 반에 달리건 달리는 동안 최선을 다한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완주할 수 없으니까. 이것이 마라톤의 매력인 것 같다.
이번 대회는 특별히 그 운영과 준비가 아주 매끄러워 칭찬할 만했다. 한강가를 따라 달리는 코스라 너무 좁지 않을까, 자전거와 인라인 때문에 방해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1만2천명의 대규모 인원이 참가했음에도 코스 관리가 아주 잘 됐다.
또 5~7km마다 물 외에도 이온음료, 찹쌀떡, 연양갱(?), 건포도, 귤, 파인애플, 딸기 등을 자원봉사자들이 제공하고, 반환점에서는 종이컵에 뜨끈뜨끈한 순두부에 간장, 현장에서 막 말아주는 초밥 1.5배 크기의 김밥, 오뎅 등을 제공해 주었다. 테이프를 끊을 때 한 사람 한 사람 테이프 끊는 모습을 사진 촬영해주기 위해 연신 테이프를 다시 들고 대기해 주고, 담요도 한 장 주고, 떡과 요구르트와 멘소래담, 우유, 드링크제도 줬다. 2년 전에 참가했던 대형 언론사 주최의 마라톤대회와 비교하면 이번이 훨씬 좋다. 불과 130여명 회원의 서울마라톤클럽이라는 마라톤동호회가 언론사 주최의 대회보다 매끄러운 일솜씨를 보여줬다.
다음에는 좀 더 잘 뛰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