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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사는 즐거움
법정(法頂) 지음 / 샘터사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법정스님의 글을 처음 접한 것은 1999년 여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무소유>라는 수필이었는데, 이 책 <홀로 사는 즐거움>과 스타일이 비슷한 책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시절은 벤처사업을 처음 시작하면서, 정말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10여명의 팀원들과 함께 상당히 어려운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라서, 야근이 잦았고, 난 처음으로 그런 매니지먼트를 하는 위치에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무척이나 팀원들을 닥달하던 시간이었다. 그때 만났던 <무소유>는 뒤통수를 얻어 맞은 듯한 정신적인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때의 느낌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무엇인가를 소유하고, 집착하고, 가질려고 발버둥치던 시절에 나에게 일상 생활속에서 잔잔하게 깨닮음을 전해주는 법정스님의 말씀은 불교라는 특정한 종교와 상관없이 무언가 변해야한다는 생각을 내 마음속에 잔잔하게 일으켰고, 내 마음속에서 자라난 새로운 씨앗은 어쩌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이었다.
자신을 위해서, 자신의 느낌과 취향을 맞추기 위해,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해, 현대인은 점차로 여유가 없고, 타인을 배려하지 못하는 기계가 되어가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고, 내 모습에서 그런 것을 보았다.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자신이 어디를 향해 가는지 모르면서 달려가는 삶이 얼마나 불안하고, 자신도 불행하고, 주변사람도 아프게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 시절 이후 부터 난 스스로 깨닮음으로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불교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기회가 있다면 불교에 관련된 책을 읽어볼려고 노력했다. 현각스님의 책, 숭산스님의 책들을 읽으면서 불교의 교리는 상당히 음미해볼만한, 그리고,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게 점점 둔감해지는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2004년 오늘 나는 다시 법정스님의 신간 <홀로 사는 즐거움>을 읽으면서, 또 한 번 감동을 느낀다. 법정스님이 홀로 산속에서 정진하시면서 느끼신 생각들을 잔잔하게 진솔하게 써내려간 글을 읽으면서 너무나 깊은 공감을 느끼게 되었다.
법정 스님의 마음에 대한 말씀, 업(카르마)에 대한 말씀, 인연과에 대한 말씀, 자연에 대한 말씀,깨달음과 행복에 대한 말씀 등이 잔잔한 이야기속에 너무나 깊은 뜻으로 따뜻하게 다가온다.
오늘 하루 무슨 생각을 했고, 무슨 말을 했고, 주변 사람에게 어떤 행동을 했고 하는 모든 것들이 카르마를 형성하니, 좋은 생각과 좋은 행동을 하도록 조심하고, 항상 깨어 있으라는 스님의 말씀이 가슴깊이 다가온다. 남을 위한 따뜻한 배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기능은 타인을 위해서 살아갈때임을 스님은 마치 동화를 이야기하듯이 평범한 이야기로 일깨워주고 있다. 짧은 수필이지만 깊은 인생의 통찰을 느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든다.
가까이두고, 나자신이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껴질때,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느껴질때, 아니면 스스로 너무 만족스런 상황일때도 다시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