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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콴유 자서전
리콴유 지음 / 문학사상사 / 1999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싱가포르의 국부로 추앙받고 있는 리콴유의 자서전이다. 싱가포르가 영국 식민지에서, 일제 강점기를 거쳐서, 다시 영국의 식민지로, 또 다시 말레이시아 연방의 일원이 되었다가, 독립국가가 되는 역사적인 사건이 다루어지고 있다. 리콴유의 어린시절이 소개되고 있고, 말레이시아 연방의 일원이 되는 부분은 리콴유가 35의 나이로 총리가 되어서 추진하여 일어난 일이다.
이 책을 보면 힘이 미약한 한명의 야심있는 정치가가 어떻게 권력을 장악하고, 조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위치까지 가는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위대한 사람이 되려면, 보통사람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당연한 명제를 리콴유는 실천으로 보여주는데, 이 책 속에서 단순해 보이는 사건에 접근하는 리콴유의 복잡한 상황인식과 그 상황인식에 대한 접근 방법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리콴유는 공산당의 영향력 강하고, 중국민이 대부분의 인원구성을 이루고 있고, 중국 공산당의 성공으로 인해서 조국의 많은 중국민이 중국에 대한 동경으로 공산주의에 물들어가고 있음을 간파하고, 자신의 당에 공산당 출신의 인물을 끌여들여, 노동자 농민을 위하는 당의 이미지와 친공성향의 색체를 띄면서, 의회를 장악해나갔다. 그런 후 끊임없이 공산주의 세력을 제거할 기회를 노리면서, 공산주의에 대한 모호한 입장에 대해서 끊임없이 경쟁자로부터 공격당한다. 후일, 공산주의자를 공격할 수 있을만큼 국민의 신임을 얻었을때, 철저하게 공산주의자를 제거해 나간다.
또, 하나의 국가로서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경우, 독립시장의 규모가 작아서 번영을 누리지 못하면, 공산주의자에게 국가를 장악당할 것을 염려해서, 말레이시아 연방에 통합되므로서 영국으로부터 독립되기 위해서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인다. 말레이 중심의 말레이시아를 생각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의 툰구는 처음에는 강력하게 거부하였으나, 리콴유가 영국의 정계와 전세계의 정치인의 지지까지 얻어가면서 밀어붙이자, 결국은 마음을 돌리게 된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연방에 통합된 후에는 말레이시아 연방의 주류정치세력의 지도자 툰구와 대결하면서, 싱가포르를 독자적인 연방의 일원으로서의 권익을 위해서 싸우면서, 자신의 정치적입지를 지켜나가는 싸움을 통해서 몇년간 대립하다가, 다시 분리를 위해서 운동하게 된다. 하나의 말레이시아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당시 말레이 민족주의자가 자기 민족을 중심으로 구성하려는 연방을 다민족주의 국가주의적인 관점으로 운동을 펼처나가면서, 말레이 연방 전체로 정치력을 확대해나가면서 툰구의 숙적이 된다.
결국은 리콴유의 뜻때로, 싱가포르는 독립하게 되는 것으로 리콴유의 스토리는 끝나게 되는데, 이 1965년이후부터 독립국가 싱가포르의 이야기는 또다른 책으로 나와있는것 같다.
어찌보면, 엄청나게 권력지향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사람으로 느껴지기도한다. 책 속에서 다른 정치적인 경쟁자들의 평가를 보면, 리콴유는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공정해 보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는 엄청나게 신중하고, 생각이 복잡한 사람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그가 싱가포르라는 힘없는 적은 국가를 선진국의 반열로 올려놓은 것을 보면 보통의 비전을 가진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보통의 사람은 상황논리에서 자신의 미약한 힘을 인정하고 체념하나, 리콴유는 엄청난 야망과 의지와 지혜를 가졌다는 점에서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이 약할때는 납작해게 업드려서라도, 최선의 입지를 확보하고, 확보된 입지를 기반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는 끊임없는 분투를 해온 리콴유에게 경의를 표한다.
이 책은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과 그때의 리콴유의 생각, 그리고, 그의 경쟁자들의 발언을 통해서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너무 세세하고, 자세한 당시 상황묘사와 수많은 인물의 등장으로 읽는 것이 만만찮다. 나역시 읽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그러나, 꼭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