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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30여년전만 해도 천대 받던 농악이나 국악이 언제부터 대중의 마음에 파고 들며 학교 교육의 일환으로 까지 자리 하게 되었을까?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만나게 되는 음반이 있다.
오른쪽의 음반은 1984년에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발매 한 오아시스사 음반이다.
아쉽게도 미국의 wea라는 회사에서 발매되어 라이센스 형태로 발매된 앨범이다.
전부 영어로 소개가 되어 있어 그만큼 당시에 국악이 얼마나 천대를 받았는지를 알수 있는증거물이기도 하다.
우리는 괄시하던 음악이 역으로 미국에서 인정을 받아(5번) 그곳에서 먼저 발매가 되고, 외국에서 인정 받음으로써 우리 스스로 인정하는 슬픈 자화상이 나타난 앨범이기도 하다.
이 앨범에는 천재로 불리우는 꽹과리 주자 김용배(철학자 도올은 이 이를 가리켜 신의 영역까지 범접하고 있다고 표현함) 의 오리지날 연주가 들어있고 현재도 유명한 김덕수씨가 장고를 연주하고 있다.
불행히도 자살로 생을 마감한(아마도 넘치는 끼를 주체하지 못하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는 좌절감 아니었을까!) 김용배 씨는 이 앨범 뒤로 한장의 유작을 남기고 있다.
흔히 학생들이 학교에서 가장 많은 레퍼토리로 삼는 연주곡은 이 앨범의 2면 첫번째 곡인 '영남농악'이다. 하지만 나머지 곡도 전부 명곡에 해당된다. 아마 외국인들이 듣기엔 고도의 언더그라운드적 전위 음악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영남농악'만 연주하지 말고 우도풍물도 연주 해보길...
'비나리'나 '우도굿'같은 것은 원래 사물놀이 자체가 제사 때 쓰이는 예식용, 즉 기우제 때비를 내려 달라는 내용에 해당되므로 일반 제식이나 의식 행사 때는 영남농악을 주로 선택한다.
아무튼 이런 사물놀이의 세계에도 이러한 내용을 가진 연주를 뛰어 넘는 새로운 창작물들이 나와야 할것이다.
이 앨범 이후 사물놀이는 고려대학교에서 도올선생이 국내 최초로 사물놀이 연주관련 동아리를 창단한걸로 안다.
현재 이 앨범은 시중에 CD로 발매가 되어있고 전면 그림이 똑같으므로 쉽게 찾을 수 있다.
외국인에게 전위적 음악으로 들릴 사물놀이의 우수성을 충분히 자각하여 더욱 발전되고 뛰어난 창작품을 만들어 내자. 왜냐하면 저들이 갖지 못한 맥박을 닮은 흐름의 내면이 우리에게 존재하고 있으니까..
ps: DNA는 만년에 한번 바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