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의 다른 호인 완당 김정희 선생은 생전에 10개의 벼루에 구멍을 냈을만큼 붓글씨를 많이 썼다고 한다.
얼마나 많이 먹을 갈았으면 그 단단한 벼루에 구멍이 나서 못쓰게 되었을까! 그것도 열개씩이나... 가히 경탄이 절로 난다.
문화재청장을 지내신 유홍준 교수의 <완당평전>에 나오는 위 내용을 읽고 나는 책이라도 얼마나 읽었는가하고 묻다가
그동안 중요 부분을 밑줄쳐 온 흔적을 심심풀이 삼아 남겨 보기로 했다.
지난 10년간 책에 그은 빨간 밑줄의 주인공인 붉은색 볼펜들!
아쉽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며 부끄러운 마음까지 들게 하는 지적 도락의 증거들
정독하는 사람의 증거이리라
하지만 이석무의 '불광불급'이나 도올의 독서력에 비하면, 다치바나의 장서 수집 열의에 비하면 새발의 피일뿐이다.
어느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가 하이페츠의 연주를 듣고
나는 도저히 하이페츠가 될수 없다고 탄식하여 3일 밤낮을 목놓아 울었다는데
나는 그런 울음 소리는 커녕 신음소리도 내지 못할 저들의 막대한 독서력 앞에 그저 장난처럼 이런 사진질이나 한장 올리고
깝치고 있는셈이다.
한 20개쯤 생기면 삶의 의미를 알게 될까?
아니 이미 깨우친 이 경지에서 더 이상은 발전은 없는것일지도 모른다
요즘 젊은이들은 대기만성의 삶을 살려고 하는가?
그저 인생은 즐기는 소모품 같은 것이라고 작심하고 사는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