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유전자 - 30주년 기념판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 옮김 / 을유문화사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아직 이렇다 할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거나 삶의 회의를 가진 자에게 일독을 권한다는 저명한 교수님의 서평 속에 배어 있는 자신감을 신념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말 그대로 인간을 조종하는 유전자 그것도 프로그램화 되어 인간을 계획으로 움직인다는  유전자 는 남을 도와주는 이타적 유전자보다 이기적 유전자가 우성이라는 점이다. 

처음 이 말을 음미하였을때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받는 수용성은 아마 이기적으로 자기 중심적 삶을 살라는 결정적 매듭 같은 그런 말로 들렸을것이다. 물론 본인 역시 그런 생각으로 책의 내용을 반쯤 귀결짓고 읽어가고 있었다. 

유전자의 속성을 매파와 비둘기파에 비유한 내용이나 지식의 전파라는 밈 구조 같은 따끔한 내용들이 이를 더욱 설득력있게 해주지만 결국 저자가 말하고자 한 것은 이기적 삶을 권하는것이 아니라 p348에 들어있는 인간의 이성적 능력이었을것이다. 

개개의 인간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인 존재라고 가정한다고 해도 우리의 의식적인 선견 능력, 즉 상상력을 통해 장래의 일을 모의 실험하는 능력에는 맹목적인 자기 복제자들이 일으키는 최악의 이기적 행동에서 우리를 구출하는 능력이 있을 것이다. 적어도 우리에게는 단순한 눈앞의 이기적 이익보다 오히려 장기적인 이기적 이익을 촉진시킬 정도의 지적 능력은 있다. 우리는 '비둘기파의 공동행위'에 참가하는 것이 장기적 이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우리는 함께 앉아 그 공동 행위를 실행하는 방법을 서로 논의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우리를 낳아 준 이기적 유전자에 반항하거나 더 필요하다면 우리를 교화시킨 이기적 밈에게도 반항할 힘이 있다. 순수하고 사욕이 없는 이타주의라는 것은 자연계에는 안주할 여지가 없고 세계의 전 역사를 통해 과거에 존재한 예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의식적으로 육성하고 교육하는 방법도 논할 수 있다. 우리는 유전자 기계로서 조립되었지만 밈 기계로서 교화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들의 창조자에게 대항할 힘이 있다. 이 지구에서는 우리 인간만이 유일하게 이기적인 자기 복제자들의 전제에 반항할 수 있는 것이다.  (* 반항-->저항? 항거? 대처? ; 번역의 중요성!)

이 반전적인 핵심 포인트를 찾아 내지 못한다면 제목으로 추리한 내용과 서론에서 귀결을 찾고 간단히 삶의 의미를 결정지었을것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meme(밈)과 같은 전문적 용어의 설명부에서 번역의 난해함이 있었고 책을 읽은 다음에 속편격으로 제시한 <확장된 표현형>은 좀 더 매끈한 번역서를 찾기 전까지 온라인상에서 번역의 오류를 주장하는 제시가 계속 이어질것으로 보이며, 이런면에서 속편 읽기를 주저하게 되는 아쉬움은 남는다.  

아무튼 모든 생명체의 근원적 원동력 --->"자기복제" 이 결론을 찾아 읽게되면 이 책이 주는 의미는 커질 것이다.  책을 붙드는 순간 쉬지 않고 읽지 못한 자존심을 뒤로 하고 인생관의 변화를 책 하나로 확연히 바꾸지 못하는 정직함이 설령 졸렬한 지성이라고 조소를 받는다 해도 나름의 서재에 장식될 돋보이는 저서임은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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