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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 - 미싱 유 - 2008년 유니버설뮤직 신보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tists) 작곡, 데이비드 퍼먼 (David Firma / 유니버설(Universal)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달리는 차안에서 fm을 통해 '나를 잊지 말아요' 를 듣다가 깜짝 놀랐다. 조수미의 노래가 이렇게 가깝게 들리다니......이 앨범은 오디오 파일들이 좋아할 음반이다. 역대 조수미 앨범을 듣고 그녀의 신비에 쌓인 -카라얀이 그토록 칭찬했던- 그리고 듣는 이가 소름이 끼치는 무드를 그나마 가장 최고조로 근접하게 해준 앨범이 아닐까 해서이다.
오디오 파일들이 음악 감상용으로 선택하는 명반들은 먼저 목소리가 강조 되는 중음역대가 깨끗하고 선명하고 풍부하며 고저음이 충분히 바쳐 주어야 한다. 그런 조건을 처음으로 갖춘 말 그대로 라이브가 아닌 재연의 예술을 가장 근사치에 가까이 접근토록 해준 오디오 파일용 음반이다. 명반이라기엔 조수미의 신비감이 덜 느껴지지만 이제까지 발간된 앨범의 컨셉에 비하면 두배 이상 방향을 잘 설정한 음반으로 보인다. 오디오의 볼륨을 충분히 올리고 한번 조수미의 진가를 느껴보리라 !
단지 아쉽다면 그런 오디오 파일적 녹음을 살리지 못한(독일 퀼른에서 녹음한걸로..) 디자인은 맘에 안든다. 그녀의 신비감이 잘 살린 기획만큼 기교적 내음이 나는 앨범이어야 하는데 무슨 허공을 향한 들뜬... 좀 언밸런스다. 뒤에 시디보관도 이런 음질 위주의 음반을 스크래치가 나게 종이에 끼워 넣는 방식을 쓰다니.... 기획자의 머릿통을 쥐어 박고 싶다. 세계적인 소프라노를 만들지 못하는 뒷받침의 부족! 차라리 보라빛 바이올렛 드레스를 입은 조수미의 풍부한 짙은 색조의 얼굴을 클로즈업 했더라면 앨범 분위기와 딱 맞아 떨어졌을텐데, 세계적 소프라노를 너무 상업적 터치로 싸구려로 만들어 놓은 느낌이다.
독일 리드의 '트'나 '드' 발음이 생경히 들리는 맛에서 음의 미묘함을 즐기듯이 녹음은 포인트를 잘 잡아가야 한다고 본다. 어찌되었건 초기 앨범에 비하면 그녀의 발성이나 성량의 발전에 따른 변화라면 명실공히 세계적 소프라노의 반열에 들어섰다는 느낌이고 녹음기술의 완성도라면 앞으로도 계속 이런식의 발매를 주문하고 싶다.
아무튼 실황의 아쉬움을 달래고픈 매니아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추천음반이다. 다시 한번 부탁하건데 숨소리와 그녀의 침 삼키는 소리까지 잡아내는 고도의 테크닉으로서의 음반 발매를 쭈욱 기대해본다. 음악성은 일단 제쳐두고서라도 말이다. 대체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굳이 순수함(음악성)만 강조하는 그런 구태의연한 교육적 메세지는 음반에서 제발 걷우어 가라! 촌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