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턴 300B 진공관을 일컫어 진공관의 황제라는 표현을 한다.
고수로 불리는 마니아급에는 진공관의 최고를 지멘스 Ed 진공관을 꼽기도 하는데
웨스턴 300B 진공관 신형 한조가 100만원대 이던 시절 20배 정도 가격이었으니
가격으로는 보면 Ed는 가히 넘사벽이다.
그렇다고 음질까지 20배로 좋다고 하지는 않는다.
어느 정도 하이엔드급에 접어들면 가격에 따른 음질 차이는 미세할 뿐,
그 미세한 차이를 내주는 이유로 곱절씩 가격이 나가기도 하는게
오디오계의 통설이다.
300B를 진공관의 황제로 불리는 이유는 뭘까?
한마디로 배음이 나오기 때문이다.
일종의 시간차 공격? ‘탱’ 하는 소리와 동시에 뒤에서 빠른 메아리처럼
받쳐주는 배경음 같은게 들리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이 300B의 배음 때문에 황제라는 칭호까지 듣는데
제 아무리 웨스턴 300B진공관이라 해도 출력 트랜스가 좋지 않으면 그 소리를 느끼기 어렵다.
영화 <접속>의 배경지로 나온 명동 <부루의 뜨락> 이라는 레코드점이 있었다.
지금도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 곳 2층에 LP 모니터가 가능하도록 300B싱글
앰프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배음이 나오는게 아닌가! 확실한 음은 아니어도
아 이런게 배음이구나 하는 정도는 느낄수 있는 음이었다. ‘실바웰드’
당시 실바웰드 트랜스가 명성이 있었던 이유가 다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 수차레 300B 싱글 제작을 해보며 전압의 문제, 트랜스의 문제, 스피커 등의 매칭 문제 등 그 배음을 내 보기 위해 지금까지 야곰 야곰 부품을 수집하고는 있지만 배음 재생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취미로 하는 자작이나마 몇 십년 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진공관 앰프의 3요소 하면 진공관, 출력트랜스, 커플링콘덴서 3가지를 꼽는다.
지금의 작고하신 고 이봉화 명인을, 텔레풍켄 ECC83(12AX7)을 일본에 수출하기 위해 모아 놓던
청계천 어느 전파 샵에서 뵌 적이 있는데. 당시 텔레풍켄 진공관 가격이 2만원이던 90년대 초반
시절이었다.
그분 역시 같은 말씀을 하던 기억이 난다. 지금 고인이 만든 앰프는 500을 훌쩍 넘어서는
거래가 되니, 당시엔 흔했던 트랜스나 진공관, 저항 등이 귀해진 이유도 있으리라 본다.
웨스턴 300B의 명성이 하도 유명해지고 진공관은 종료되고, 마니아들의 탄식은
커지고, 이럴 때에 일본의 기업들이 미국의 마란츠나 매킨토시, 웨스턴 회사를 인수하면서 웨스턴 300B를 다시 생산하기 시작했고, 이는 신형 300B라는 이름으로 판매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요즘 동호회나 카페 같은 곳에 가면 진공관 공동제작이 많은듯하다.
그중에도 300B진공관 제작은 거의 필수 코스인 듯하다.
단체로 한 조에 200만이 넘는 신형 웨스턴 300B를 줄줄이 구입하는거 보면
나 홀로 시대에 뒤쳐진 느낌마저 든다.
반면에 공제로 만든 300B 싱글에서 나오는 소리로 올려진 유튜브 영상에서
배음 소리는 아직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유튜브의 재생 한계인지는 알 수 없으나 추측컨대 출력 트랜스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거의 대부분 국산 출력 트랜스를 쓰고 있는데 트랜스의 코어(철심)의 품질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계속 반복 될 수 밖에 없는 문제로 여겨진다.
중국제 진공관 역시 더하면 더했지 나을리 없을거고, 그나마 아몰퍼스 재질을 쓴
일본 트랜스가 낫긴 하지만, 골수들은 과거의 피어리스니, 파트리지, 클랑필름 같은
빈티지 트랜스를 찾아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종종 빈티지 코어로 직접 감은 제품이 시장에 나오기는 하지만,
철심 사이의 간극을 말하는 에어갭의 문제를
떠올리면 신뢰가 가질 않는건 사실이다.
웨스턴 일렉트릭사의 300B진공관에 대해 이리저리 알아보던 중
어느 사이트인가에 올려진 링크를 따라 웨스턴 본사의 영상을 보다보니
300B의 정품 인증에 대한 부분이 있어 화면 캡쳐를 해 보았다.
동호회 공동구매나 중고 시장에서 잘 보관된 박스품을 구입 하면서
정품으로 알고 잘 알아서 구매 하셨겠지만
기술이 발달 하다보니 짝퉁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고 해서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라는 말을 되새기며 올려보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