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부터 트로트 열풍이 불고 있다.

트롯은 근대화 시대의 애환적 소산물로 보인다.

산업화 시대에 트롯을 듣는 젊은 세대는 트로트를 일컫어

고개 넘어 가는 것 같다라는 표현으로 듣기 싫은 모종의

3류 취급을 하곤 했다.


엘레지의 여왕으로 불리는 이미자 씨나 후대에 인기를 끈 주현미 씨 같은 여가수의 라디오나 TV 영상으로만 들어 본 세대 입장에서, 질 좋은 스피커를 통해 새롭게 들어 본 노래들은 ! 이 가수가 이래서 인기를 끄는구나하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미세한 여운이나 끌림 같은게 느껴져서 감탄을 하곤 한다

협주곡은 갈등이고, 대위법은 평등 사상이고, 소나타에서 주제-재현-갈등-해설 식 감상법이 

적힌 책의 내용을 들지 않더라도,

트롯은 그냥 어릴적부터 주변에서 경험적으로 체득한 귀의 경험적 소산이란 점에서, 듣는 횟수가 점점 늘어 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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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방송에 안 나온다고 에이즈에 걸렸다는 표현 까지 했던 주현미라는 가수가 있다. 이 가수의 진가를 느낀 것은 짝사랑이란 곡이었다.

가사중에 중간 이하의 눈물만큼 고운 별이 될래그대 가슴에

이 부분에서 될래~~ 할 때의 그 꺽임은 마치 고운 비단 같은 매끈한 천을 구기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 가수의 진가를 알게 된 순간이었다. 왜 사람들이 열광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목소리가 개성적인 농밀함으로 요동치는 구겨짐이 적나라하게 나타나는데, 이런 느낌을 받을 때 오디오는 LP 였고 스피커는 마그네판이란 평판형 스피커 였다

근래 알텍으로 오면서 그 때의 감정을 살려 보고자 중고 시디를 어렵사리 구했는데 이 CD가 그것이다

녹음 연도가 1992년도인데 그 젊은 시절의 생생하고 힘찬(지금도 불변이긴 하지만) 느낌이 잘 드러나고 있다. 주현미의 진가를 느껴보고 싶다면

짝사랑을 들어라! 저 '될래요' 할 때의 시간이 느리게 가는듯한 목소리의 구겨짐을 못 느낀다면 그대의 오디오는 하이파이급은 아니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옆집에 방해 되지 않을 정도의 가급적 큰 음량의 실황적 크기로 한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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