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개고기 식용에 관한 법이 통과되면서 반대쪽에서는 헌법 소원 까지 거론한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 개고기 식용 논란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초년시절인 60년대 국민학교 시절에도 개고기는 동네 일부 나이 드신 아저씨들이나

드시던 음식이었고, 어쩌다 개고기를 먹을 때 나는 누린내는 코를 막게 하기도 했었으니까, 그 당시 시골 구석도 개고기는 좋지 않은 음식이란 인식이 있었다.

 

그러다가 10살 가까이 차이 나는 큰 누님이 시집을 가고 그 집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저녁에 나온 소고기 장국을 아주 맛있게 먹게 되었다. 그런데 다 먹고 난 후 그 음식이 개고기 였다고 말을 해주는데, 얼핏 지금도 진한 고추씨 기름 같은 국물에, 대파가 많이 들어간 독특한 음식이 개고기였다니 거부감보다는 그냥 개고기 음식이 배운 것 보다 그렇게 못 먹을 음식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튼날 낮에는 뒷마루 조그만 평상에 놓인 반상에 덮혀져 있는 순대 같고, 머릿고기 같은 접시의 고기가 맛있어 보여 몇 개를 낼름 집어 먹기도 하였다.

알고 보니 그것 역시 개고기 순대 같은 것 이었다. 접시의 개고기가 없어진걸 알고

사장 어른이 고양이 짓으로 여겨 키우는 고양이를 야단치는 것 보고 속으로 죄송한 마음이 들면서도 내가 먹었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 집의 오래된 헛간에는 옛날 선조들이 타던 가마도 있고, 일대 만석꾼 칭송을 받던 집안 이었으니, 개화기에 그 사장어른(누님 시아버지) 은 경성 제국 대학을 나오시고, 사부인은 이화여대 출신이셨으니 근대화 시대 교육과는 무관하게 개고기는 서구의 원조와 연관하여 나온 시대적 소산물이라는 생각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개고기의 전통성도 인정하게 된 셈이다.

그러다가 거국적인 개고기 혐오로 번진 계기가 올림픽 때 였던 걸로 기억된다.

대로 변에서 10미터 이상 들어간 곳에서 영업을 하고 보신탕이라는 한글을 외국인이 안다고 하여 영양탕’ ‘땡칠이탕“(그 당시 심형래씨가 맡은 영구와 데리고 다니는 강아지 땡칠이를 합친 영구와 땡칠이라는 코메디물도 있었다). 심지어 어느 집은 자 다음에 검정 고무을 박아 놓고 밑에 이라 말을 적은 집도 있었다.

이렇게 선진국이 되기 위한, 내지는 잘 살기 위한, 또는 가난을 벗기 위해 원조를 받아야 하는 나라의 슬프고 애잔한 시대적 사연은 어이해 전면 금지로 결실을 맺지않고 지금의 찬반이 치열한 상태로 오게 되었을까!

1988년에 한국은 개고기를 먹는 나라이므로 서울 올림픽을 보이콧 해야 한다는 여론이 서구에서 일어나면서 전두환 5공 정부는 개고기를 저런 식으로 단속했지만, 그 서슬 퍼런 시절에 날카롬고 치열하게 이를 비판한 학자가 한분 있었으니 그분이 지금의 도올 선생이었다. 아마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김용옥 교수로 통칭되던 시절로 기억 되는데, 그 개식용 권리의 계기가 된 책 내용은 아래 사진으로 찍어 놓았다. 그 당시엔 나 지신도 독서 초보 시절로 밑줄도 삐뚤빼뚤 지금처럼 자를 대고 반듯하게 치던 시절이 아니었으니, 있는 그대로 올려본다.


이러 저러한 계기로 먹는 음식의 주관적 개념이 형성되면서, 2002년에는 개고기 식용 때문에 월드컵을 보이콧 해야 한다는 여론이 서구에서 다시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그 선두에 선 사람이 브리짓 바르도 라는 프랑스 여배우로, 미국에 마릴린 먼로가 있다면, 유럽의 섹스 심볼은 브리짓 바르도 라는 말이 있었으니까, 젊은 시절엔 꽤나 유명 인사였을 것이다. 더군다나 나는 매일 밤 남자가 필요하다라는 당시로선 요상하고 야릇한 언사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고, 미니스커트의 원조가 트기라는 배우인지 이 여자 인지는 확실치 않을 만큼 유명 배우였다고 할 것이다. 그런 여자의 주장이니 많이 먹혀 들어 갔을거라는 건 짐작이 가고도 남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일어난 반전이 있었다. 한국의 네티즌들이 개고기 식용에 대해 간섭하지 말라는 식의 E-메일을 이 여배우에게 보내기 시작 해 심지어 하루 6천통의 항의 메일을 보내 그녀의 서버가 다운 되었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하였다.

어째든 잠잠해 지는 듯 하던 개고기는 식용 허용 주의 입장에선 헌법 소원까지 가는 주장의 시대까지 오게 되었으니, 일부러 개고기집에 가서 보신탕을 먹으라고 줘도 먹지 않을 나 같은 입장에선 남의 일처럼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지만,

합의 하에 결정된 법이라니 앞으로 어떤 진행 결과를 보일지는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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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음만반독만권서 2024-01-10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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