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아침 독서가 역사서로 많이 귀착되다 보니 북 리뷰는 점차 줄어들게 되었다.

허전한 블로그를 메꾸려다 보니 다른 취미인 음악이 올라가게 되었다. 

그것도 고상한 클래식이나 재즈, 나아가 국악, 팝 이런게 아닌 손쉬운? 가요 말이다.


지금이야 가요가 나름 대접을 받지만 과거엔 유행가는 수준의 고하를 언급하는 도마 위에 올라가야 했으니

가수는 특출 난 노래 솜씨를 보여 주지 못하면 인기는 물론 돈 벌기도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라디오가 대세인 시절이었으니 .......


생활이 윤택해지며 고급 오디오가 등장하니 음반도 종종 오디오 파일 용에 가까운 음반이 나오는 것 같다.


요즘 리이슈 음반이라고 재 발매 반이 많이 나오는데 동호회 전문 장터를 보면 그 가격이 참 딱할 지경이다.

그니마 과거엔 희귀성 때문에 가격이 높았는데, 지금은 초반이라고 가격을 100만 원을 넘게 적어 놓았다.


리이슈 반에 대한 처음 발매를 초반이라 부르는건지,

클래식 처럼 초기 동판으로 5천 장 이내 찍은 진정한 초반인지 설명도 없이 막연히 초반이라


LP는 기본적으로 최대 10번 이상 틀면 그때부터 잡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러한 LP의 잡음을 없애고자 나온게 소니와 필립스 합작품인 CDP이고,

막상 잡음에서 해방은 되었지만 소리가 차갑다는 평가로 외면을 받고 있었다.

 단점인 CD의 정확함에서 오는 차가움을 극복해 보고자 진공관을 찾게 된 것이고 특히나 고가의 음압이 높은 빈티지 기기에서 재생하는 현장감에 가까움은 

탄성에 가까웠다.


LP로 제대로 하이파이 할려면 거기에

적당한 소스인 바늘도 나오고, 턴테이블도 생산 되어야 하는데...

LP만 있으면 무슨 대단한 보물이라고 여기는건지 모르겠다.


CD로 빈티지 스피커에 진공관 앰프로 제대로 소리를 내는 방법이

가장 현명한 소리 탐구일 것이다.



간만에 세운상가 나갔다가 근처에 오래된 옛 음반 가게 들렀다가, 

소실적 시골 친구가 같이 가자고 해서 

리싸이틀을 공짜로 보았던 이은하씨의 음반을 사왔다. 

사실 'not for sale' 이면 데모 형태로 들어 보라고 스튜디오나 방송국에 보내는건데,  

돈 받고 팔겠다는데 어쩌랴, 9천원에 사와서 틀어 보았는데...... 결과는?


순전히 내 입맛이라 쳐도 완전 대박!

음질 짱!


아직 미혼인 이은하 씨의 목소리는 평소 은연중 뭔가 까 뒤집는다? 

뭐 이런 목소리 같은게  허스키 보이스와 함께 나오며 거부감이 있었는데  

녹음 잘된 이 음반을 들어보니 생생한 실황을 듣는 느낌이다.

허스키 보이스가 얼마나 매력적으로 들리던지


완전히 목소리를 통한 베테랑 가수의 음악적 표현이 구구절절히 느껴진다.

특히나 애창곡은 <겨울장미>! 

단어 하나 하나의 고저나 허스키적 강약에 따른 느낌은 가요의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다.

음악적 분위기에 흠씬 빠져든다.


알텍 발렌시아로 들으니 뭐 그렇다 친다 해도 

일반 집의 오디오에서도 보통 음반 보다는 월등히 좋은 녹음 상태를 보여주리라.


오래전 최성수 씨가 오디오 파일 용으로 녹음한 시디도 있었는데, 녹음에 너무 비중을 두었다고 할까.

살짝 코먹임이나 목메임 같은게 거스를 정도로 녹음은 뛰어 난데 

되레 그 소리 때문에 감상에는 적잖이 방해가 되었었다. 

그런 면에서 이 음반은 감상용으로 아주 적절하다.


케이스의 사진도 꽃 미모 적으로 꾸민 것이 새롭게 느껴져 미적 감각까지 감상에 보탬이 되더라! 

레파토리는 소싯적 인기 끌었던 지나간 레파토리지만 

연륜이 더해져 다시 부른 이 음반을 들으면 들을수록

이렇게 말하고 싶다.

라디오나 TV로는 도저히 들어 볼 수 없는 그 소리의 뉘앙스

관심 있음 한번 구해서 들어 보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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