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란 무엇인가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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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이면 요즘 모 대선 후보의 실언으로 화제가 된 전통의 서슬퍼런 5공화국 시절이었다.

어쩌다 들른 서점에서 나이 지긋한 장년 분이 제목을 물어보며 시선을 끌던 것이 저 책이었다.

사실 그때만 해도 저런 책을 달라고 제목을 입에 담는 것도 모종의 터부시 되던 권위주의 시절이었으니...

마치 무슨 성과 관련하여 호기심을 유발하는 그런 부류로 비쳐질게 뻔했으니

 

어찌어찌하여 첫 취업한 동두천의 작은 도시에서 자취방 근처 서점에 들러 제목을 말하며

-그때는 인터넷이란 단어도 없었고 윈도우 93이 1993년에 나온거니까 도트 프린터에 개인용 퍼스널도 없던, 정말 까맣게 먼 시절이었다. 지금 되 돌이켜 보니 -

달라고 하니 조금은 어린듯 하면서 책방 주인의 따님 쯤으로 보이는 예쁘고 아담한 아가씨가 살짝 비아냥을 품은 말투로

'요즘 여자에 대해서 관심들이 높은가 봐요' 하면서 책을 내어 준다.

생긴 외모에 비해 뭔가 다른 이미지로 보인 모양!

 

구구절절 설명할 수도 없고 그냥 안면 몰수하듯 무시하고 책을 들고 나와, 정말 하루 이틀만에 좌악 훝었다.

물론 골 아프고 무시 당하던 당시의 동양 철학은 그저 길거리 토정비결이나 보는 그러류이고 천대에 하대를 

받던 시절이었으니

말해 무엇하리오 만 그런 연유로 이런 복잡한 한문과 동양 철학의 세계가 이해 될 리 만무하였다.

돌이켜보건데 도올 선생의 독설적이랄까 모종의 일화 같은 내용들만으로도 지루한 줄 모르고 읽었으니 ......

 

그 후로도 밑줄을 그어가며 세번을 완독하며 - 지금이야 한번만 읽어도 이해가 어느 정도 가고 공감이 될 사회적

공감대 같은게 형성이 되어 있지만 당시엔 정말 정말 어려운 노력이었다- 밑줄을 긋다보니 처음건 삐뚤빼뚤이고

두번째 것은 녹색이고 세번째 건 자를 댄 밑줄이 되어 버렸다.

 

'졸라' 라는 말씨로 시작되는 언어들 모두 그 기원을 찾아보면 이 책과 무관하지 않다.

도올이야 말로 당시 어마무시한 권위의 정점? 하바드 대학 학위라는 무기(?)가 있었으니까

거기에 동경국립대 이미지에, 대만 국립대였으니 권위에 짓눌린 일반이야 그 권위에 감히 항변 조차 못하고

그저 북한 주민 백두혈통 따라하듯, 그런 권위의 성전에서 내지른 욕을 포함하는 일갈들에 경탄과 탄복의 자세를 보일 뿐 그런 이들의 내면이나 지식 셰계를 자세히 접하는 것 만으로도 영광이었다고 해야 할 시절이었다.

 

오늘날 기독교가 무참히 씹히듯, 개독이란 말도 서슴지 않게 된 근원도 찾아 올라가다 보면 이책을 만나게 된다.

마치 손톱 예찬의 근원을 거슬러 가다 보면 마광수의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를 만나듯

 

어언 30여 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으니 기념으로 새롭게 한 권을 구입해 두고 낡은

과거의 책은 여기에 리뷰로 남겨 두고자 한다. 

 

누가 뭐래도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꾼 책이라는 점에서 근원적 변화를 찾아보려면 필독서가 될 수 밖에

 

* 초간 된 책 뒤 사진은 당시엔 너무도 매서웠던 기억에, 동 시대 스크랩 해둔 기사에, 직접 쓴 한문 필치하며...

  그 시절 교수직을 사임하며 낸 유명한 '양심선언' 이 화제였었고... 이제 같이 늙어가는 세대가 되셨으니

  모쪼록 건강하시길 바랄 뿐이다.


ps- 재간 본을 읽다 보니 약간 화가난다. 어느 책에선가 통나무는 컴퓨터본 인쇄가 아닌 활자 본의 전통 방식으로 찍어 낸다고 도올 선생님이 한 말이 기억 나는데, 이 신간은 도대체 복사 형태로 찍어 낸 건지.... 뜻을 아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쳐도 이렇게 성의가 없을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쇄의 질이 안 좋다.

책 가격이 시대에 따라 3배 정도 상승한 것 보면 올릴 만큼 다 올린 건데, 과거에 비해 너무 무성의하고

독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생각이다.  도올 선생께서는 이런 점을 알고나 계신 건지 .... 명저에 대한 모독이 느껴진다. 매 페이지마다 저렇다.(밑 부분 사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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