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돌 1
최경아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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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아 작가님의 신작 「Ruby Doll(루비 돌)」 1권이 발매되었다. 각 인터넷 서점 별로 일러스트 프리노트를 증정하는 예매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등장한 것. 월간지인 『이슈』에 2회 분량이 연재되었다가 돌연 온라인 연재로 돌아서며 어느 정도 진통이 있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어쨌든 「루비 돌」에는 최경아라는 작가에게 우리가 기대하는 그대로가 담겨 있다. 예쁘고 화려한 주인공들. 그들은 의상에서 소품까지 넘치는 패션센스를 자랑하는(실제로 최경아 작가는 최근 쇼핑몰까지 오픈했다는 소문^^), 거만하고 잘나신 부잣집 자제들이다. 게다가 순정만화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남장여자도 등장하는데, 그는 설정 자체에서 풍겨 나오는 묘하고 중성적인 분위기를 한껏 발산한다.

  엄청난 재산가이자 괴팍한 주인공들의 할아버지가 후계자 선정을 위해 게임을 제안한다. 개성 넘치는 4인방의 후계자 쟁탈전이 시작 된 것. 할아버지의 외도로 낳은 아들을 아버지로 둔, 다소 음침하고 집념 강한 성루진(주인공 남장 소녀), 후계자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부모님과의 추억이 깃든 집을 지키기 위해 게임에 뛰어든 성루하, 그리고 각각 고모네 아들로 가족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경쟁에 뛰어든 시니컬하지만 속을 알 수 없는 김루민과 단순무식해 보이지만 의리와 인정이 있는 전형적인 스포츠 형 헤어스타일의 소유자 최루성. 그들은 할아버지의 말도 안 되는 조건과 이상한 게임진행 방식에 때때로 강한 불만을 드러내지만 그 때마다 돌아오는 건 철저한 감점뿐이다. 게다가 할아버지는 공동생활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루하와 루진, 루성과 루민을 같은 방에 배정하고, 생일이 같은 루하와 루진 사이에선 종종 이상기류가 감지되기도 한다. 잘 나가던 부잣집 도련님에서 순식간에 한 달 용돈 10만원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집에서 먹는 밥도 끼니 당 2천원) 신세로 전락해 버린 꽃돌이 4인방. 그들은 난생 처음 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들고, 돈 벌기의 어려움과 할아버지의 견제에 부딪쳐 좌절한다. 게다가 학교 최고 얼짱이자 루하의 소꿉친구 유리비는 루진에게 반하는데…….

  이쯤 되면 다음 스토리는 어쩐지 눈에 보이는 듯 하다. 순정만화에 익숙해진 독자라면 과연 누가 후계자가 되는지의 여부보다는 루진의 정체를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쪽이 어느 쪽인가와 그 이후 결과에 대해 더 관심이 쏠리지 않을까? 예상대로라면 루민 → 리비 → 루하 → 루성 순이 아닐까? 마지막에 루진이 최고점을 받아 테스트를 통과해 후계자로 선정되더라도 언젠가 밝혀질 루진의 성별이 문젯거리가 될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루진-루하 사이의 므흣한 관계가 걸림돌이 될 터. 사촌간의 사랑이라면 분명 금단의 소재이긴 하지만 쌍둥이 남녀의 독한 애증관계를 선보인 이현숙 자가의 「악의 꽃」에 비하면 그 수위는 새발의 피라고나 할까. 게다가 그 둘의 혈연관계는 어쩐지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

  뭐, 어찌 되었든 자극적이고 통속적인 소재와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작품답게 어느 정도의 인기는 예상되는 작품이다. 그러나 고만고만한 작품으로 대중의 인기를 누리는 작품보다 작가 스스로 밝혔듯이 그리는 사람이 만족하는 작품, 그리고 독자들에게도 새로운 즐거움을 안겨주는 작품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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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컬 오렌지 9 - 완결
윤지운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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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지운 작가의 「시니컬 오렌지」가 9권으로 완결되었다. 이 작품은 두 말 할 것도 없이 사랑 이야기다. 지독한 사랑 이야기. 누구라도 한 번 더 돌아볼 만큼 아름답지만 오래전부터 신비에 의해 길들여지고, 어쩌면 신비의 지독한 사랑에 기대고 있는 황혜민. 그런 혜민을 철저히 외부 세계와 격리시키며 자신이 만든 얼음성 안에 가두고 고립된 사랑을 하는 오신비. 신비를 바라보면서도 그들과 어정쩡한 평행선을 유지하고 있는 허소류. 그런 그들의 삶에 예고 없이 불쑥, 너무나도 깊이 들어선 장마하.

  오랫동안 철저히 외롭게, 신비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공주님이 되어버린 혜민은 신비의 사랑을 알면서도 그 사랑을 이용해왔고, 신비 또한 ‘사랑’이란 이름으로 혜민을 구속 해 왔다. 누구도 입 밖으로 꺼내 말하지 않지만 그들은 신비가 하는 사랑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런 신비가 불쑥 나타난 마하를 혜민의 삶에 끼어들도록 버려 둔 것은 마하라면, 마하처럼 가볍고 진지함이라고는 없는 녀석이라면 혜민이나 마하 모두 절대로 진심이 될 리 없다는 자만 탓이려나.

  그러나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게 인생 아니던가. 가볍고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마하가 그들의 유리 성을 부수기 시작했다. 신비의 사랑을 놓지 못하면서도 마하의 밝음에 기대어 앞으로 나가려고 하는 혜민. 그런 혜민을 보며 불안해지기 시작하는 신비. 그들의 치열한 사랑의 결말을 어느 정도 예감하면서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완결 편을 펼쳐들었다.

  결과론으로 말하자면, 뭐 결국은… 이거였어? 정도려나. 예상하고 있었지만, 예상과는 다른 허를 찌르는 반전(?)도 나름 기대했었다는. 완결 편을 읽고 나니 어쩐지 허무해져서 한동안 멍해지기도 했다.   

  수 세기에 걸쳐, 아니 어쩌면 태고 적부터 “사랑”은 모든 예술의 변함없는 화두가 되어왔다. 비단 예술작품에서 뿐 아니라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형태로 “사랑”은 다루어져 왔으며, 실생활에서도 사랑이 없는 삶이란 얼마나 삭막할까? 그러나 대중가요의 노래 가사에서, TV 드라마나 영화, 소설이나 만화에서는 너무도 간단하게 사랑이 전부가 되어버린다. 그들은 목숨 걸고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을 잃어버린 후에는 또 다른 사랑을 찾아 나서거나 사랑의 실패에 좌절하며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기도 한다. 실제로 사람들이 실연에 낙담하여 선택적 죽음을 결심하는 몇 곱절의 확률로 작품 속 그들은 사랑을 잃고 죽어간다.

  현실에서 과연 사랑이 삶의 전부가 될 수 있을까? 아니 어쩌면 현실에선 사랑 때문에, 사랑에 목숨 걸고, 사랑이 전부인 냥 살기 힘들기 때문에 그런 작품들 속에서 묘한 위안을 얻고 대리만족을 느끼는 건지도 모른다. 「시니컬 오렌지」를 통해 얻은 대리만족이라면, 글쎄 혜민이처럼 예쁘면 모든 게 용서된다? 하하하~ 작품 속 지독한 사랑은 어느 정도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 주지만 현실에선 그다지 경험하고 싶지 않음? 어쨌든, 결말은 조금 맘에 들진 않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엔 즐거웠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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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 고고! Just Go Go! 23
라가와 마리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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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지 연재가 종결된 「JUST GOGO」 그러기에 너무도 반가운 23권. 현 대회 결승전에서 다시 마주친 이데와 루이. 역대 전적에서 절대적으로 루이가 우세한 가운데, 아니 우세하다기보다 지금까지 이데는 단 한 번도 루이를 이긴 적이 없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이미 99.9% 정도 예상 가능한 결과가 그대로 펼쳐진다. 스포츠 만화 역사적으로 되짚어 보더라도 아직까지는 이데가 루이를 이길 단계가 아닌 것. 그러나 늘 즐거운 경기를 하던 이데는 루이와의 결승전을 통해서 더욱 확실하게 긴장감을 느끼게 되고, 루이 또한 이데와의 싸움에서 어느 경기에서보다 승부욕에 불타는 모습을 보여 준다.

  뭐, 암튼 현 대회 결승전 이후 3년 이상 짝사랑(한 번도 제대로 된 고백을 한 적은 없으나 당사자는 물론이고 주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요란 뻑쩍하고 직선적인 이데 식 짝사랑^^)하고 있는 히나코에 대한 고백을 결심하는 이데. 오호라~ 이제야 러브모드 조짐이 보이는 건가? 그러나 šœ이 히나코에게 청혼한 사실을 전해들은 이데는 완전 패닉상태에 빠지게 된다. 팀 내 NO. 2의 실력자이자 전국 대회에서도 유망주로 손꼽히는 이데를 걱정하는 꼬랑지 선생님은 히나코에게 다시 한 번 테니스 부 매니저를 그만 둘 것을 권하고…….

  히나코는 그런 꼬랑지 선생님의 권유와 이데의 방황을 알면서도 서운한 마음은 감출 수 없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휠체어 테니스를 시작하는 히나코. 히나코가 휠체어 테니스를 시작한 가운데 관동 대회는 바짝 앞으로 다가오게 된다.

  이 만화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여주인공이 단순히 주인공의 사랑을 받는 청순가련형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에 주체가 되어 고난과 역경을 딛고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점이다. 테니스 선수에서 불의의 사고로 다리를 못 쓰게 되면서 테니스 부 매너저가 된 히나코가 꼬랑지 선생님께 내쫓김을 당하면서 오히려 자신의 인생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다. 꼬랑지 선생님은 선수로서의 이데의 재능을 높이 살 뿐 아니라 학생으로서 히나코도 아끼고 있는 것.

  만화 전개상 본인들은 단지 ‘신경 쓰이는 사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알만한 독자들은 다 안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리라는 것을. 항상 삐까 번쩍하는 라이벌이 등장하긴 하지만 그들은 결코 주인공의 상대가 되지는 못하는 것이 라이벌의 숙명. 등장인물끼리는 잘 전해지지 않는 마음에 제 3자인 독자의 마음으로 스며들 때 독자는 답답하기 그지없다. 작품 속으로 빨려 들어가서, “사실은 그게 아니라 A는 너를 좋아해.”라던가 “B도 너를 위해서 그런 거야.”라는 서로의 진심을 전해주고 싶기도……. 그러나 또 그런 오해와 이해를 거듭하면서 더욱 성숙한 관계가 되지 않으려나.

  암튼, 테니스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테니스를 시작하는 계기가 된 히나코가 없는,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이데와 절망적인 상황에서 테니스 선수의 꿈을 접고 매니저 생활에 만족하던 히나코 역시 제 2의 인생을 살기 시작한다. 이데! 히나코! 힘내!

  그리고 이데와 히나코의 사랑, 이데의 승리 모두 기대하면서 다음 권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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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k No.19 - 2006
윙크 편집부 엮음 / 서울문화사(잡지)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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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왔어요~ 돌아왔어요~ 이빈 작가님이 돌아왔어요^^ 이번 호의 표지는 강렬한 포스가 느껴지는 이빈 님의 「MANA」예요. 전작인 「개똥이」랑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죠. 역시 이빈 님은 이런 스타일이 어울리시는 듯 해요(개인적인 견해라지만^^). 초반 분위기는 흡사 “개똥이”스럽기도 하지만, 또 예전 작품 「포스트 모더니즘 시티」가 다소 떠오르기도 하지만(기억하시는 분이 있을라나???), 그래도 역시나 너무 반가워요~ 소심한 쪼다 시온이 귀신 미로를 만나서 변화되는 모습이 너무 기다려지네요.


  연재 첫 회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보인 「소녀화첩」 이안과 수아제트의 오묘한 관계가 진전을 보일까요? 뭐, 하긴 2회부터 벌써 그렇게 돌아가면 지켜보는 재미가 반감되겠죠. 그래도 여전히 오사카베 마신의 「애완소녀」가 떠오르는 건 저만 그럴까요?


  이슈가 있어 두근 반 세근 반 설레게 했던 「영어 학원 전쟁」이 아쉬운 마지막 회를 맞았네요. 역시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늘 티격대격하긴 했지만 묘하게 사이가 좋았던 이슈의 빈자리를 느끼지 않을 리가 없는 키코. 이슈와 키코의 놀라운 어휘력이 발휘됩니다. 정말 신기한 사랑의 힘 일까나?

 

 「푸르츠」 무화과라니, 어렸을 때 생각이 나네요. 동네에 무화과 나무가 있는 집이 있었는데, 항상 담장 밖으로 삐져나온 포동포동 살 오른 무화과 나무가 너무 먹고 싶어서 몰래 따먹었던 나름 부끄러운 기억이……. 여러 가지 과일을 주제로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작가님의 놀라운 입담에 박수를~ 언제나 따뜻하고 뭉클한 감동이 느껴져요. 이번 이야기는 왠지 가슴이 싸해지네요.


 「H2O」 엇갈리기만 하는 네 사람의 사랑의 화살표. 드디어 여운 샘은 이찬이에게 고백하시는군요. 오호라~ 역시 사랑의 묘미란 삼각관계라지만 너무 하시옵니다. 아직까지 뽀샤시한 꽃돌이에 열광하는 20대 처자가 결코 삐리리한 게 아니란 말이죠? 좀 다른가? 암튼, 모두 행복해지면 좋겠네요.


 「절대마녀」 스카일라가 발렌틴 부인이 된 게 바로 타티아나 때문이로군요. 뭔가 로맨틱한 결혼식을 기대했던 저로서는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귀엽고 명랑한 스카일라와 베일이 쌓인 미청년 주얼의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이겠죠? 그나저나 주얼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천일야화」 샤리야르에게 처절한 복수를 하고 있는 샤자만과 파티마의 과거 이야기가 펼쳐지는 군요. 역시나 사연이 없는 사람은 없겠죠? 그래도 너무 가슴 아픈 이야기는 좋지 않답니다. 정서순화에 좋지 않아요. 어쨌든 빨리 다음 이야기도 만나고 싶네요.


  이번 릴레이 인터뷰에선 「Martin & John」의 박희정 작가님을 만날 수 있답니다. 작가님께서 꿈꾸시는 10년 후의 럭셔리한 삶이 제 희망사항과 어찌나 똑같은지 살짝 기뻤다죠. 그러나 「Martin & John」은 어째 날이 갈수록 읽기가 벅찹니다. 얼마 전에 단행본을 샀는데, 아마 처음부터 다시 찬찬히 시간을 두고 여유롭게 보아야 할 듯 합니다.


  재규는 좋겠다. 방콕이라니……. 나도 아직 가본 적이 없거늘(-_-;;). 그나저나 방콕을 천사의 도시 ‘끄룽 텝(Krubg  thep)’이라고 부르는군요. 그렇게 예쁜가. 「설탕중독」을 보니 방콕엘 한번 가보고 싶네요. 게다가 휘환이 재규보다 어리다니 놀랠 노자로군요. 


  볼 때마다 가슴 떨리는 감동을 안겨주는「하백의 신부」가 이번 호로 드디어 2권 분량이 완성된다는군요. 무이에게는 있는 문신이 하백에게는 없는 것을 확인한 소아는 더욱 미궁에 빠지는 군요. 게다가 하백은 다시 한 번 소아에게 집으로 돌아갈 것을 권유하고, 하백과 낙빈의 가슴 아픈 과거와 서서히 드러나는 음모의 실체가 다가옵니다. 그나저나 단행본 정리 관계로 한 달 후에나 만날 수 있다니 어찌 기다릴꼬.

 

 「절정」의 체온은 38℃ 쯤이 아닐까요? 더군다나 이제 과감하게 들이대는 새즈와 그런 새즈를 거부하는(척 하는^^) 모토. 그나저나 새즈의 그 대사 “늦었어. 이미 뿌리 내렸어.”는 한참 동안 맴맴 도는군요. 뿌리 내렸어……. 뿌리 내렸어…….


 「오빠의 남자」로 데뷔한 정혜나 작가님의 신작 「이 순정 다 바쳐!」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훨씬 쌈박해진 그림체와 씩씩하지만 사랑엔 소심한 순정 양을 만날 수 있다지요. 과연 순정 양의 사랑은 해피엔딩을 맞이할까요?


 「전설의 강도영」 미래에게 닥친 시련! 힘든 일이 생기면 도영 군에게 의지할 것이지, 가슴 아픈 일이 생겼다고 이별을 통보하다니요. 것두 맘에도 없는 말을……. 도영 군이 힘이 되어 주지 않을까요? 두 사람의 행복한 모습을 다시 보고 싶사와요.



  가을 바람이 솔솔 불어오고 있습니다. 늦더위가 계속 될 거라던 예상과는 달리 올해는 가을이 빨리 찾아온 것 같죠? 모두 윙크 재미나게 읽으시구요~ 즐거운 나들이도 꼭 다녀오세요. 의욕 충전 만땅이랍니다. 그럼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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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님이 보고계셔 4
콘노 오유키 지음, 윤영의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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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이하 통칭 ‘마리미떼’)>는 이 작품을 연재했던 윙크에서 유일하게 잘 챙겨보지 않던 작품이었다. 편견이란 무서운 법. 잘 알지 못하는 작품일 지라도 겉만 스르르 본 다음에 ‘이건 이러이러할 것이다.’라고 각인되어 버리면 좀처럼 그 작품엔 손이 안 가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우연한 계기로 이 작품을 보게 되었는데, 역시나 선입견 때문인지 처음부터 눈길을 확 사로잡는 매력이라던가 너무 재미있어서 눈을 못 뗄 정도의 호들갑스런 반응이 나오진 않았지만, 어쩐지 보면 볼수록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는 작품이었다.

  솔직히 <마리미떼>에 대한 가장 큰 거부감의 원인은 내 여고시절과는 너무도 판이하게 다른 ‘고급교육을 받는 아가씨들이 다니는 사립 릴리안 여학원’ 그 자체였다. 제목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유치원에서부터 대학까지 논스톱으로 이어지는 전통 있는 가톨릭 재단의 요조숙녀 학교 릴리안 여학원. 그 중에서도 학생회인 산 백합회가 이 작품의 주 무대가 된다. 게다가 <마리미떼>를 쉽게 볼 수 없었던 결정적인 원인은 바로 이 독특한 집단용어에 있다. 릴리안 학원은 뭐, 학교 이름이니 그렇다 치고. 산 백합회니 홍장미, 황장미, 백장미 같은 요상한 이름의 집단에다가 이들을 로사 키넨시스, 로사 페티다, 로사 기간테아라고 부르질 않나. 거기다 쇠르(자매)는 또 뭐란 말인가? 그야말로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보통의 여자 고등학교 출신인 내게는 전혀 현실감이 없는 별세계 같은 이 독특한 용어 덕분에 지레 질려 했었다. 이게 도대체 어느 나라 말이란 말인가? 사족을 붙이자면, 학교 이름이 릴리안 여학원이니 학생회는 산 백합회가 된다고 치자. 그런데 어찌하여 그 학생회 구성원의 별명은 백합이 아니라 장미가 되어버린 걸까. 개인적인 궁금증^^

  ‘마리아님! 오늘 하루도 바르게 살 수 있도록 지켜봐 주세요. 스커트 주름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세일러 칼라가 펄럭이지 않도록 차분하게 걷는 것이 이 곳(릴리안 여학원)에서 지켜야 할 몸가짐.’이라고 생각하는 릴리안 여학원의 고등부 1학년인 평범한 소녀 후쿠자와 유미는 평소에 동경하던 로사 키넨시스 앙 부통(홍장미 봉우리)인 오가사와라 사치코와 우연한 만남을 갖게 된다. 우연에 우연이 겹치면 인연이 되는 법. 평범한 소녀에서 동경해 마지 않던 로사 키넨시스 앙 부통 사치코의 쁘띠 쇠르가 된 유미는 사치코 뿐 아니라 산 백합회의 임원인 로사 키넨시스(홍장미-미즈노 요코), 로사 페티다(황장미-토리이 에리코), 로사 페티다 앙 부통(하세쿠라 레이), 로사 페티다 앙 부통 쁘띠 쇠르(시마즈 요시노), 로사 기간테아(백장미-사토 세이), 로사 기간테아 앙 부통(토도 시마코) 등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된다. 이야기는 주인공 유미를 중심으로 각각의 에피소드 별로 백합회의 주요 인물들을 차례로 전면에 내세우며 아기자기하게 진행된다.

  Oyuki Konno의 원작 소설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가 1998년 발매된 이래로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대단한 판매부수를 올린 데 힘입어, 지난 2003년부터는 Satoru Nagasawa에 의해 만화로도 연재되기 시작했으며, 이후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통칭 백합물(여성 동성애를 다룬 작품)로 분류되고 있긴 하지만, 작가 자신이 밝혔듯이 백합물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평범한 학원물에 가깝다. 또한 굳이 백합물로 분류하지 않더라도, 일반적인 미소녀 물과도 차별화 된다. 보통 남성들이 열광하는 미소녀물의 경우 귀엽고 예쁜 얼굴과 그에 어울리지 않는 쭉쭉 빵빵한 몸매를 소유한 미소녀들이 성적매력을 어필하는 작품이 많지만 <마리미떼>의 경우 미소녀들이 우루루 등장하긴 하지만, ‘그들이 과연 성적 매력을 풍기는가?’라는 질문에선 절대적으로 회의적인 답변이 나올 게 뻔 하기 때문이다.

  물론 작품 전반에 걸쳐 미소녀들이 등장인물의 95%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요 남성등장 인물 이래봤자 유미의 남동생인 유키와 하나데라 학원의 학생회장이자 사치코의 사촌오빠(이자 약혼자)인 카시와기 스구루 정도로 미약하긴 하지만, 단순한 백합물로 분류하기엔 여러 모로 아쉬움이 가득하다. 여성 동성애를 전면적으로 다룬 작품이 아닐 뿐더러 약간의 묘한 코드가 있긴 하지만, 그보다는 철저히 여고생의 눈높이에 맞춰 그들의 고민과 심리묘사에 초점을 두고 있다. 때문에 나라와 환경이 판이하게 다를지라도 현실적인 여고생의 느낌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특히 “평안하십니까”라는 독특한 인사법이 인상적인 카톨릭 재단의 요조숙녀 학교인 사립 릴리안 여학원이라는 배경설정은 묘한 신비감마저 갖게 해서 이런 특별한 학원에 다니는 요조숙녀 주인공들도 평범한 나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진한 동질감이 바로 <마리미떼>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또한 철저히 소녀 취향의 작품이지만 요조숙녀 학교를 다니는 세일러 교복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화사한 미모의 소녀들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작품임으로 남성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이렇듯 남녀 모두에게서 거부감 없이 사랑받을 수 있는 매력이 <마리미떼>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또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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