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이슈 2010.7
이슈 편집부 엮음 / 대원씨아이(잡지)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이슈>만큼 파란만장한 변화를 겪은 순정지도 드문 것 같다.
당시 다소 마니아틱했던 잡지 <터치>를 자체 휴간한 후 재정비하여 탄생한 잡지 <이슈>.
96년 1월, <터치>에 연재했던 작품 중 몇 개의 주류 작품만을 선별한 후,
좀 더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신작을 대거 등장시켜 야심차게 격월간지로 재 창간한다.

이후, 여러 권의 잡지들이 창간과 휴간 & 폐간을 반복하는 동안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잡지 중 하나인데, 경쟁지인 <윙크>가 격월간지를 유지하며 발행되고 있는 반면,
이슈는 발행 주기를 바꿔가며 끈질기게 살아남은 잡지로 유명하다.

창간 후 몇 년 간은 라이벌 격인 <윙크>와 동일하게 격월간지로 발행하다가,
1998~1999년 까지 약 일 년 간 월간지로 전환하여 발행하였다.
이후 2,500원이라는 파격가로 몇 년 간 격월간지로 발행되었다가,
2006년부터 현재까지는 이전에 비해 판형을 줄이고 페이지 수를 늘려서
다시 월간지로 복귀하여 발행되고 있는 중이다.
어쨌든, 현재로서는 몇 안 되는 순정만화 잡지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이번호 표지에 실린 이현숙 작가님의 미스테리 멜로 <새비지 가든>
언뜻 보면 학원 멜로지만 뭔가 의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이시영 작가님의 <한 눈에 반하다>
씩씩하고 귀여운 주인공의 유쾌하고 파란만장한 적응기 <홈보이>
세월을 넘나드는 모호한 분위기의 판타지물 김연주 작가님의 <나비>
나이차 커플의 아련한 이야기 박은아 작가님의 <녹턴>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로 드라마틱한 전개를 보이는 여호경 작가님의 <철썩궁합>
거의 언제나 파국으로 치닫는 서문다미 작가님의 <너의 시선 끝에 내가 있다>
최근 연재를 시작한 윤지운 작가님의 <눈부시도록>도 눈의 띈다.

현재로서는 얼마 남지 않은 순정만화 잡지의 명맥을 잇고 있는 만큼
<이슈> 만의 색깔을 유지하며 오래도록 사랑받는 잡지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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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숲의 아카리 2
이소야 유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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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 본 순간부터 수채화나 동화를 연상시키는 따스한 색상의 표지와 제목에 매료되어 이 만화의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Yuki Isoya라는 작가의 이름이 생소하다 싶었더니, 역시나 이 책은 이소야 작가의 첫 단행본이란다. 그러나 순식간에 나를 사로잡았던 매력적인 표지와는 달리 다소 어설프고 정돈되지 않은 그림체가 낯설어서 마음과는 다르게 쉽게 책장이 넘겨지지 않아서 한동안 묵혀두었었다. 그러다가 아무래도 그 살랑거리던 첫 느낌을 잊을 수 없어서 봄맞이 기념으로 마음을 가다듬고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다. 처음 책장을 넘기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일단 읽기 시작한 후로부터는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 되었다.

이야기는 어린 시절부터 책을 사랑하는 주인공 코노 아카리가 26년간 살던 고향 오카자키를 떠나 도쿄의 스오도 본점으로 전근을 가면서 시작된다. 이후 아카리가 어려서부터 살던 고향에 있던 스오도 서점의 지점과는 비교도 안 되는 규모의 대형서점인 스오도 본점에서 벌어지는 아카리의 좌충우돌 적응기가 풋풋하게 그려진다. 그리하여 책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마음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업무를 처리하는 능력에선 아르바이트 직원보다 어눌할 때가 많을 정도로 실수연발인 아카리가 여러 유형의 동료 직원들과 다양한 사연을 지닌 주위 사람들, 그리고 고객들을 대하면서 차츰 일에 있어서도 성숙한 모습으로 변모해 가는 모습을 나도 모르게 흐뭇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무조건 응원하게 되는 귀여운 주인공 아카리 외에도 스오도에서 아카리와 인연을 맺게 되는 등장인물들의 면면 또한 매우 인상적이다. 우선 하루에 10권, 한 달에 300권의 책을 읽으며 수입의 대부분을 책 구입에 쏟아 붙는 열정적인 독서가이자 어리버리 아카리의 오아시스이기도 한 테라야마 모리조 부점장, 북 디자이너를 꿈꾸다 서점에 취직해 베스트셀러를 귀신 같이 찾아내는 능력자인 동시에 모두에게 포근한 누님 같은 존재가 된 주임 사코 시오리, 화려한 미소년 풍의 꽃 미모를 지녔지만 이기적인 독설가인 냉미남 동기 카노 미도리, 코믹 담당 아르바이트 직원이자 동인지 작가로 활동하는 모리시타 키코(키코는 업무적인 부분에서는 탁월한 능력을 선보이지만 인간관계에서는 서툰 미도리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인물로 코믹페어 행사를 통해 아카리의 절친이 되기도 함), 그리고 업무상 바쁜 관계로 자주 등장하지 않지만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듯한 직관력과 에너지가 넘치는 중후한 매력의 점장님에다 47년 전통의 상가에 있는 전통 있는 서점 토케이칸의 호시노씨와 토케이칸을 이어받으려는 열정적인 손녀 유미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넘치는 매력도 맛볼 수 있다.

책에서 읽은 엄청난 지식으로 모르는 게 없을 정도로 박식하지만, 정작 실제 사물이나 사람사이의 관계에선 서툴기 짝이 없는 모리조 부점장의 귀여운 면을 발견했을 땐 어쩔 수 없이 아카리에 빙의되어 아카리의 짝사랑이 쌍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게 된다. 헌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항상 냉정한 독설을 쏟아내는 수완가인 동시에 때론 모리조 부점장에게 열등감을 표출하기도 하는 미도리의 본질적인 아픔이 드러난 후, 미도리가 밝고 긍정적인 아카리에 조금씩 동화되며 마음을 열기 시작할 땐 갈등에 빠지게 된다. 예로부터 순정계에서 냉미남의 전형이었던 흑발의 안경맨은 속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미스테리하지만 다정한 쪽이고, 그간 수많은 순정만화에서 따뜻한 온미남을 대표했던 백발의 미소년은 까칠하기 이를 데 없는 냉미남으로 표현되고 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카리에 지나치게 빙의된 나머지 두 사람 사이에서 쓸 데 없는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첫 단행본으로 나를 사로잡았던 작가는 몇 되지 않았는데, 그 중 한 명은 피아노 선율이 들리는 듯한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선물했던 『KISS』의 작가 마츠모토 토모였고, 또 다른 작가는 7살 차이 연상연하 커플의 유쾌하고도 상콤 달달했던 러브스토리 『어른이 되는 방법』의 야마다 난페이였다. 아! 또 있다. 미대생들의 달콤 쌉싸름한 사랑과 청춘의 성장통을 감각 있게 표현한 작품 『허니와 클로버』의 작가 우미노 치카! 이 작가들은 모두 첫 단행본의 대 히트 이후로 현재는 인기 작가 반열에 올라섰는데, 『서점 숲의 아카리』의 작가 유키 이소야의 미래는 어떨까? 아직은 그닥 별 특징이 없어 보이는 다소 밋밋하고 어쩌면 산만하기까지 한 그림체를 자신만의 개성을 살린 단정하고 유려한 그림체로 다듬어간다면 사랑받는 작가가 되기 위한 조건은 충분히 갖춘 듯해 보인다.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삼각 사각관계로 얽힌 러브코미디나 매번 어디서 본 듯한 빤한 전개로 이어지는 시시콜콜한 연애이야기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면 파릇하고 신선한 샐러드같은 상큼함과 살랑이는 봄바람같은 따스함이 느껴지는 아카리의 서점 숲으로 가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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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 Kitchien 2
조주희 글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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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만화계의 전성기였던 시절, 서울문화사에서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주력 잡지 <윙크>를 비롯하여 로우틴용 순정 잡지 <밍크>와 성인용 <나인>, 그리고 후발주자로 잠깐 발행되었다 휴간된 <슈가>에 이르기까지 각 세대별 타깃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순정잡지를 발행했었다. 현재는 일찌감치 손을 들고 접었던 추억의 잡지 <나인>, <슈가>와 함께 지난 15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았던 <밍크>도 잠정 휴간에 들어감에 따라 <윙크>만이 외로이 남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순정만화를 사랑하는 독자로서는 수많은 잡지들이 창간과 휴간을 반복할 때마다 출판만화계의 어려운 현실을 슬프게 체감하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서울문화사의 프리미엄 브랜드 [마녀의 책장] 시리즈는 이러한 출판 만화계의 어려운 현실을 직시하고 보다 높은 퀄리티의 작품으로 20대 이상의 구매력이 높은 독자를 끌어들이고자 한다. 어린 독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평가 절하되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 만화의 독자층은 상당히 넓어졌다. 출판 만화계의 전체적인 침체로 인해 현재는 오히려 구매력이 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만화가 주력상품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열광했던 과거의 인기작을 애장판 형태로 재발행하거나 단가를 높이더라도 소장가치가 있는 작품을 속속 내놓고 있는 것이다.

서울문화사 프리미엄 브랜드 [마녀의 책장]의 첫 번째 시리즈는 현직 교사 출신의 만화가로 유명한 조주희 작가의 『키친』이다. 제목에서 상상할 수 있듯이 이 만화는 『맛의 달인』이나 『심야식당』, 『식객』을 잇는 요리만화다. 흔히 요리를 전면에 내세운 만화에서 떠올려지듯 이 만화에는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주제가 되는 요리를 소재로 그 요리를 매개로 한 여러 사람들의 사연이 따뜻하고 섬세하게 그려진다.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게 올 컬러의 찬란한 속지를 자랑하며 말이다^^;;

따로 정해진 모임날짜가 있는 것이 아니지만 친구의 고향 시골에서 생굴을 보내는 날 자연스럽게 모여 굴과 함께 회포를 푸는 친구들의 이야기, 비오는 날의 우연한 만남과 감자전의 노스탤지어, 매번 정성을 다한 요리를 해주고도 번번이 실패로 끝나버린 연애를 한탄하는 대신 자신을 위해 맛있는 요리를 하며 쿨하게 웃어넘기는 여자 이야기, 꼬마 돈까스 도시락으로 전해지는 사랑의 시작, 헤어지는 남자를 위한 마지막 식사에서 통쾌한 복수를 하는 여자, 그리고 어느 사생 팬의 스타와 컵라면의 추억까지…… 각각의 음식을 매개로 다양한 에피소드가 맛깔스럽게 그려진다.

여러 개의 에피소드 가운데 가장 가슴에 남았던 이야기는 '된장찌개 끓이는 법'이었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요리라고는 해 본 적이 없는 아버지가 홀로 된장찌개를 끓여 드실 모습이 걱정스러워 차라리 자신이 끓여드리고픈 마음이 들었을 때, 결혼 후 처음 된장찌개를 끓일 때 요리라고는 아무 것도 할 줄 몰랐던 자신의 모습이 오버랩 된 것이다. 처음 된장찌개를 끓일 때 요리법을 몰라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생중계로 된장찌개를 끓여해 했던 자신의 모습이 현재 홀로 어설픈 된장찌개를 끓여 드시는 아버지의 모습과 겹쳐지면서 새삼 어머니의 추억에 사로잡히게 되는 여자. 그래서 여자는 결혼을 해야, 혹은 아이를 낳아야 부모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하는 건가.

짧은 이야기 특유의 긴 여운과 함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해주는 잔잔한 감동이 훈훈한 만화 『키친』. 또한 각각의 에피소드 후에 그 음식이 주제가 되는 작가의 경험담은 이 만화를 읽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된다. 생굴과 감자전, 된장찌개, 꽃게, 단팥빵, 컵라면, 돈까스, 호두과자, 육개장, 고추장아찌, 치즈케이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음식에 대한 작가의 해박한 지식과 각각의 음식과 어우러지는 따뜻한 이야기가 저절로 미소 짓게 만드는 이야기. 조금 덜 다듬어진 그림체만 극복해 낸다면 근래에 보기 드문, 읽는 내내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만화가 아닐까. 물론, 다이어트 중이거나 허기진 시간에 이 만화를 보게 된다면 순식간에 자제력이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는 부작용이 생길지도 모르니 그건 감안할 필요가 있겠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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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 21
토모코 니노미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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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가을, 클래식이라는 새롭고 낯선 소재로 만들어져 예상외의 큰 호응을 얻었던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는 종종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와 비교대상이 되곤 했다. 일본의 청춘스타 우에노 주리와 타마키 히로시 주연의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는 『Green』과 『주식회사 천재패밀리』로 독특하지만 따뜻하고 서정적인 감성을 담아낸 작가 Tomoko Ninomiya의 최근작인 동명만화가 원작이다. 그렇다면 최근에 발매된 21권까지 8-9년 동안 연재를 이어온 스테디셀러 『노다메 칸타빌레』의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클래식이라는 다소 무겁고 쉽지 않은 소재로 유머러스하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노다메 칸타빌레』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반짝반짝 빛나는 캐릭터의 힘에 있다. 엉뚱하고 캐 발랄한 4차원 매력소녀 주인공 노다 메구미(통칭 노다메)를 시작으로 유명 피아니스트를 아버지로 둔 까칠한 엘리트남 치아키 신이치(치아키 선배),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휘자이지만 시시 때때로 노다메를 노리는 변태 중년 프란츠 폰 슈트레제만(가명 미르히 홀스타인)을 비롯하여 치아키가 대학시절 지휘했던 R☆S(Rising Star) 오케스트라의 개성 강한 연주자들과 파리 유학생활에서 조우하는 음악을 둘러싼 각각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의 대 향연이 펼쳐진다.

  한 번 들은 음악은 그대로 연주해 내는 피아노 천재이나 정작 본인은 그 사실을 심각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그저 즐거워서 치는 피아노 외에는 온통 먹는 것과 치아키 선배에게만 열중하는 노다메와 천재적인 음악적 재능을 지녔지만 어렸을 때 겪었던 비행기 사고로 인한 비행공포증으로 해외유학은 일찌감치 포기한 치아키 신이치의 기묘한 대치가 이 만화의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다. 엉뚱하고 단순 무식하지만 사람을 끌어 모으는 묘한 재능이 있는 노다메와 든든한 백그라운드에 결백에 가까우리만큼의 완벽 추구형으로 음악 외에 인맥 쌓기엔 허술한 치아키. 치아키는 노다메를 만나면서 음악 뿐 아니라 음악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희노애락의 기쁨을 알아가게 되었고, 반대로 천부적인 감각과 재능을 지녔지만 단지 피아노는 즐길 뿐 자신에게 쏠리는 지나친 관심은 회피해 왔던 노다메는 또 다른 천재 음악가 치아키를 만나면서 조금씩 피아니스트로 변모해 가고 있다. 얼핏 까칠하고 잘난 남자 치아키가 어리숙하고 종잡을 수 없는 노다메를 사육하는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어장관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노다메에게 치아키 선배가 서서히 길들여지고 있는 것. 어찌되었든, 겉보기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고 불협화음만 낼 것 같은 두 사람이 서서히 서로에게 물들어 가면서 만들어내는 음색은 어떤 빛깔일까? 이 만화에 열중해 있노라면 마치 그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답고 유려한 멜로디가 귓가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느낌이랄까?

  클래식은 어렵다는 편견 따위는 우주 저 멀리 날려버릴 정도로 평소에 클래식에 관심이 없는 독자라 할지라도 유쾌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이 만화의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클래식을 소재로 음악에 열중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어쩌면 이 만화의 방점은 음악 그 자체보다는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따뜻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 속에서 펼쳐지는 노다메와 치아키의 성장통일 테다. 꿈도 사랑도 모두 쟁취하는 게 어렵지 않아 보이는 노다메의 진정 부러운 인생에 브라보!!!! 헌데 이런 어처구니없는 노다메의 성공기가 썩 배 아프지 않는 걸 보면 정녕 사랑스러운 캐릭터의 힘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

  Life is Cantabile(인생은 노래하듯이). 
  Love is Appassionato(사랑은 열정적으로)~ 
  노다메에게 한 수 배워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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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커피 1
기선 지음 / 애니북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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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어느 신문 기사에서 20-30대의 꿈 속 직업 가운데 하나가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2년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이 불씨를 당긴 격이지만, 카페나 커피 전문점 따위는 어느 정도 사람들의 환상 속에 곱게 포장된 직업이라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커피를 소재로 한 만화는 어떨까? 

  교과서에도 실린 바 있고 여러 번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었던 유명한 소설 <사랑 손님과 어머니>를 모티브로 했던 만화 <게임방 손님과 어머니>로 인기를 끌었던 만화가 기선의 신작 <오늘의 커피> 1권이 발간되었다. 처음엔 거의 소설책 한 권과 맞먹는 가격(정가 10,000원)에 조금 뜨악했지만, 요즘 만화책 값도 점점 오르는 추세에다 올 컬러 내지로 되어있다고 하니 일단 한 번 읽어 보기로 했다.

  음식에 있어서는 거의 가리지 않고 잘 먹는 내가 거의 유일하게 별로 즐기지 않는 음료가 바로 커피인데(다른 하나는 탄산음료^^) 아이러니하게도 이 만화는 커피를 주제로 한 만화란다. 커피의 ‘커’자도 잘 모르는 내가 이 만화를 본다고 재미가 있을까? 싶은 의구심이 먼저 들긴 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커피를 즐기지 않고 잘 모르는 독자의 눈이 더 객관적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에스프레소가 커피의 진리라고 믿는 29세의 커피 오타쿠 나기태! 그는 자신의 독선과 고집으로 점점 손님을 잃어가는 낙원카페의 사장이기도 하다. 바로 앞 건물에 대형 커피 전문점이 들어서자 점점 위기의식을 갖게 되고, 그러던 중 자판기에서 환상의 비율로 커피를 뽑아내는 절대미각의 소유자 오난지를 만나게 된다. 이쯤 되면 눈치 빠른 독자라면 이 만화의 진행방향이 슬슬 그려지기 시작한다. 해외 유학 중 커피 맛에 빠져 바리스타의 길로 들어선 이후, 설탕과 크림이 들어간 커피는 죄악이라고 생각하는 외곬수의 커피마니아와 커피 이론에 대해선 일자무식이지만 나름 절대미각을 갖고 있으며,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커피를 만들 줄 아는 해피메이커의 만남. 이 둘의 불협화음이 차츰 화음을 이루며 하모니를 만들어 낼 때 끝내는 낙원카페의 호황기도 찾아올 테고 덧붙여 언밸러스한 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도 슬금슬금 시작되지 않을까.

  커피라는 소재로 만들어내는 자잘하고 유쾌한 에피소드와 만화가 K의 커피노트로 평소에 몰랐던 커피에 대한 지식도 알 수 있게 하는 만화 <오늘의 커피>! 독자의 기대치를 어느 정도 충족시켜 주면서도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한 번쯤 뒤통수를 치는 그런 만화를 즐겨 보는 독자 입장에서 <오늘의 커피>는 얼마 만큼의 빤함과 새로움으로 찾아올 것인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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