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메 칸타빌레 21
토모코 니노미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08년 가을, 클래식이라는 새롭고 낯선 소재로 만들어져 예상외의 큰 호응을 얻었던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는 종종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와 비교대상이 되곤 했다. 일본의 청춘스타 우에노 주리와 타마키 히로시 주연의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는 『Green』과 『주식회사 천재패밀리』로 독특하지만 따뜻하고 서정적인 감성을 담아낸 작가 Tomoko Ninomiya의 최근작인 동명만화가 원작이다. 그렇다면 최근에 발매된 21권까지 8-9년 동안 연재를 이어온 스테디셀러 『노다메 칸타빌레』의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클래식이라는 다소 무겁고 쉽지 않은 소재로 유머러스하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노다메 칸타빌레』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반짝반짝 빛나는 캐릭터의 힘에 있다. 엉뚱하고 캐 발랄한 4차원 매력소녀 주인공 노다 메구미(통칭 노다메)를 시작으로 유명 피아니스트를 아버지로 둔 까칠한 엘리트남 치아키 신이치(치아키 선배),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휘자이지만 시시 때때로 노다메를 노리는 변태 중년 프란츠 폰 슈트레제만(가명 미르히 홀스타인)을 비롯하여 치아키가 대학시절 지휘했던 R☆S(Rising Star) 오케스트라의 개성 강한 연주자들과 파리 유학생활에서 조우하는 음악을 둘러싼 각각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의 대 향연이 펼쳐진다.

  한 번 들은 음악은 그대로 연주해 내는 피아노 천재이나 정작 본인은 그 사실을 심각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그저 즐거워서 치는 피아노 외에는 온통 먹는 것과 치아키 선배에게만 열중하는 노다메와 천재적인 음악적 재능을 지녔지만 어렸을 때 겪었던 비행기 사고로 인한 비행공포증으로 해외유학은 일찌감치 포기한 치아키 신이치의 기묘한 대치가 이 만화의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다. 엉뚱하고 단순 무식하지만 사람을 끌어 모으는 묘한 재능이 있는 노다메와 든든한 백그라운드에 결백에 가까우리만큼의 완벽 추구형으로 음악 외에 인맥 쌓기엔 허술한 치아키. 치아키는 노다메를 만나면서 음악 뿐 아니라 음악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희노애락의 기쁨을 알아가게 되었고, 반대로 천부적인 감각과 재능을 지녔지만 단지 피아노는 즐길 뿐 자신에게 쏠리는 지나친 관심은 회피해 왔던 노다메는 또 다른 천재 음악가 치아키를 만나면서 조금씩 피아니스트로 변모해 가고 있다. 얼핏 까칠하고 잘난 남자 치아키가 어리숙하고 종잡을 수 없는 노다메를 사육하는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어장관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노다메에게 치아키 선배가 서서히 길들여지고 있는 것. 어찌되었든, 겉보기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고 불협화음만 낼 것 같은 두 사람이 서서히 서로에게 물들어 가면서 만들어내는 음색은 어떤 빛깔일까? 이 만화에 열중해 있노라면 마치 그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답고 유려한 멜로디가 귓가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느낌이랄까?

  클래식은 어렵다는 편견 따위는 우주 저 멀리 날려버릴 정도로 평소에 클래식에 관심이 없는 독자라 할지라도 유쾌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이 만화의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클래식을 소재로 음악에 열중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어쩌면 이 만화의 방점은 음악 그 자체보다는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따뜻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 속에서 펼쳐지는 노다메와 치아키의 성장통일 테다. 꿈도 사랑도 모두 쟁취하는 게 어렵지 않아 보이는 노다메의 진정 부러운 인생에 브라보!!!! 헌데 이런 어처구니없는 노다메의 성공기가 썩 배 아프지 않는 걸 보면 정녕 사랑스러운 캐릭터의 힘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

  Life is Cantabile(인생은 노래하듯이). 
  Love is Appassionato(사랑은 열정적으로)~ 
  노다메에게 한 수 배워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