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커피 1
기선 지음 / 애니북스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예전에 어느 신문 기사에서 20-30대의 꿈 속 직업 가운데 하나가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2년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이 불씨를 당긴 격이지만, 카페나 커피 전문점 따위는 어느 정도 사람들의 환상 속에 곱게 포장된 직업이라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커피를 소재로 한 만화는 어떨까? 

  교과서에도 실린 바 있고 여러 번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었던 유명한 소설 <사랑 손님과 어머니>를 모티브로 했던 만화 <게임방 손님과 어머니>로 인기를 끌었던 만화가 기선의 신작 <오늘의 커피> 1권이 발간되었다. 처음엔 거의 소설책 한 권과 맞먹는 가격(정가 10,000원)에 조금 뜨악했지만, 요즘 만화책 값도 점점 오르는 추세에다 올 컬러 내지로 되어있다고 하니 일단 한 번 읽어 보기로 했다.

  음식에 있어서는 거의 가리지 않고 잘 먹는 내가 거의 유일하게 별로 즐기지 않는 음료가 바로 커피인데(다른 하나는 탄산음료^^) 아이러니하게도 이 만화는 커피를 주제로 한 만화란다. 커피의 ‘커’자도 잘 모르는 내가 이 만화를 본다고 재미가 있을까? 싶은 의구심이 먼저 들긴 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커피를 즐기지 않고 잘 모르는 독자의 눈이 더 객관적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에스프레소가 커피의 진리라고 믿는 29세의 커피 오타쿠 나기태! 그는 자신의 독선과 고집으로 점점 손님을 잃어가는 낙원카페의 사장이기도 하다. 바로 앞 건물에 대형 커피 전문점이 들어서자 점점 위기의식을 갖게 되고, 그러던 중 자판기에서 환상의 비율로 커피를 뽑아내는 절대미각의 소유자 오난지를 만나게 된다. 이쯤 되면 눈치 빠른 독자라면 이 만화의 진행방향이 슬슬 그려지기 시작한다. 해외 유학 중 커피 맛에 빠져 바리스타의 길로 들어선 이후, 설탕과 크림이 들어간 커피는 죄악이라고 생각하는 외곬수의 커피마니아와 커피 이론에 대해선 일자무식이지만 나름 절대미각을 갖고 있으며,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커피를 만들 줄 아는 해피메이커의 만남. 이 둘의 불협화음이 차츰 화음을 이루며 하모니를 만들어 낼 때 끝내는 낙원카페의 호황기도 찾아올 테고 덧붙여 언밸러스한 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도 슬금슬금 시작되지 않을까.

  커피라는 소재로 만들어내는 자잘하고 유쾌한 에피소드와 만화가 K의 커피노트로 평소에 몰랐던 커피에 대한 지식도 알 수 있게 하는 만화 <오늘의 커피>! 독자의 기대치를 어느 정도 충족시켜 주면서도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한 번쯤 뒤통수를 치는 그런 만화를 즐겨 보는 독자 입장에서 <오늘의 커피>는 얼마 만큼의 빤함과 새로움으로 찾아올 것인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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