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어보를 찾아서 5 - 거인이 잠든 곳
이태원 지음, 박선민 그림 / 청어람미디어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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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현산어보를 찾아서"의 마지막을 읽었다.
이번해 6월 또는 7월쯤에 한참 재밌게 4권까지를 읽고,
여차저차해서 마지막 권을 못 읽고 서운해 했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닿았다.

"현산어보"는 우리나라 최초의 생물학 서적이라고 한다.
정약용의 형이기도 했던 정약전 선생은
천주교 사건으로 유배를 당했던 흑산도에서
그 지방의 해양 생물들을 관찰해 "현산어보"를 저술했다.
현산어보가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바로,
그 시기때문이었던 것 같다.
성리학, 유학등의 학문들이 최고의 학문으로 대접받던 그 시기에,
사회 지식층이라 할 수 있는 양반이 생물학 서적을
저술한다는게, 그때 당시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며,
그리 의욕적으로 할 만한 성격의 일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술한 내용들을 볼라치면,
주의 깊고 세심한 관찰력과 민간에 떠도는 이야기까지 모두
채집되어 있으며, 또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내용을 서술하기 위해
해부까지 필요했을거라는게 추측되는 대목들도 보일정도로
이 서적의 저술을 그냥 심심풀이 정도로만 여기지 않고
진지하게 여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 그래서 이태원씨도 이 책이 써진 발자취를 더듬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현산어보"에 담겨있는 진지한 탐구심과 열정에 매료되어서 말이다.
그래서 탄생한 책이 바로 이 "현산어보를 찾아서"란 책이다.

이 책엔 수없이 많은 해양생물의 도판이 나온다.
가끔씩 식탁에 오르기도 하는 익숙한 물고기에서부터,
한번도 듣도 본적도 없는 기괴하게 생긴 생물들까지...
지금 난 그 수많은 생물들의 이름을 기억할 수도 없고,
또 다시 그 도판을 보여준다 한들,
그 그림들을 내가 예전에 봤기라도 한건지 조차도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그 옛날
억울하게 흑산도로 귀양을 간
정약전 선생님이
그 억울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섬 주민들과 도란도란 얘기하며,
바다생물들을 살펴보고 해부해 보며,
특징들을 낯낯이 적어 책을 저술했던 그 이미지만은 머릿속이
아니라 가슴속 깊이 아로새겨질 것 같다.

결국엔 그리도 그리워하던 아우도 고향 산천도 보지 못하고,
그리 숨을 거두신 것에 대한 안타까움에
마음 먹먹해짐을 느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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