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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런던에서 사람 책을 읽는다
김수정 지음 / 달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Living library'
인터넷 서점에서 발견한 이 단어를 보는 순간 더이상의 어떠한 망설임이나 말도 필요없이 난 이 책을 바로 구매했다.
그리고, 하나 하나 이 책속에 담긴 사람들이 이야기를 대여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다른 어떠한 책보다 더 천천히...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듯 깊이있게 다가가고자 했다.
'Living library'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대화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서로 잘 알지 못해 가질 수밖에 없었던 타인에 대한 편견과 선입관, 고정관념을 줄이자는 의도로 기획된 행사였다.
다시말해 자신이 알지못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을 대여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삶에서 편견과 선입관을 줄이자는 의도인 것이다.
우울증 환자, 20대 싱글맘, 예순 살에 가출한 한 할머니의 이야기, 레즈비언, 여자 소방관, 정신병을 앓고 있는 가족을 돌보는 남자, 완전 채식주의자, 트랜스 젠더 등....
이곳에 참여한 사람들의 일상은 결코 평범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들의 삶이 평범하지 않은 만큼 우리가 생각한 그들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 또한 좋은 시선만은 아닐 것이다.
Living Library에 참가한 사람들은 그런 자신들의 일상을 자신을 대여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해준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60살에 집을 가출한 84세의 할머니의 이야기다.
60살이 되던 날.. 40년을 함께 살아온 남편에게 '나 떠나요.'라는 말 한마디만 남기고 짐을 싸서 나온 할머니의 이야기는 충격과 함께 희망을 안겨준 이야기였다.
집을 나온 이후 자신이 가장 자신있어 하는 일을 하게 되면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로인해 삶의 즐거움과 함께 꿈이 생겼다는 할머니... 그렇게 24년 동안 자신의 꿈을 하나씩 실천해가고 있는 할머니의 끝임없는 도전과 열정이 나에게는 충격적이면서도 용기있고,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춰졌다.
내가 그녀의 나이가 되었을 때 그렇게 희망가득한 삶을... 꿈을 꾸며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
그녀가 나에게 또 다른 희망과 꿈을 준것 같다.
또한 내가 이 책에 그렇게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던 것은 내가 살아가는 세상속에서 내가 만나 본적 없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쉽게 만날 수 있다는 흥분과 기대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난 Living library에 참가한 사람들의 용기에 감탄했고,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는 그들의 넓은 마음에 감동했으니... 나 또한 누군가를 만나든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자신감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포장되어가는 사람들 틈속에서 조금은 다르더라도 자신을 포장하기에 급급하기 보다 그것이 단점일지라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면서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소화해 나갈 수 있는 용기있는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쩜 지금의 내가 가지지 못한 그들의 자신감과 용기 그리고 행복한 모습들이 부러우면서도 내가 배워 나가야할 부분이 아닌가 한다.
책을 읽는 내내 나도 런던의 한 공간에서 Living library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에 영국으로 날아가는 꿈을 꾸기도 했다. 나 스스로 나를 들어내지 못하는 소심함을 벗어던지고 싶은 마음에서 그런 꿈을 꾼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다양한 사람들의 평범하지 않은 일상을 듣고, 평범할 것 없는 나의 일상을 함께 공유하며 자신의 문제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 그속에서 좀더 성장, 발전해나가는 모습속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지는 않을런지... 하는 작은 기대를 하며..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언젠가....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며 기쁨과 슬픔을 같이 나눌 수 있는 날이 오지는 안을런지... 하는 작은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