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을 좋아하는 건 아마도 그의 글속에 담긴 현대인들의 해학적 모습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공중그네>, <마돈나> 이렇게 두권의 책을 읽어 보면서 그의 작품은 결코 무겁지 않다. 아니 무겁지만 가볍게 풀어내는 이야기들... 그래서 결코 가볍지 않은 그렇다고 무겁지 않게 책을 읽어 나갈 수 있게 해준다. <오해피데이>는 그의 단편 소설들을 묶어 놓은 책이다. -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아줌마.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일에서 자기만의 은밀하지만 작은 즐거움을 찾아가는 이야기. - 중고옥션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쉽게... 그리고 인기있는 셀러로 등극하게 되면서 중고 물품을 파는 즐거움에 빠진 아줌마의 이야기... 그녀의 위험하지만 발랄한 선택. - 아내와 별거중인 남자. 친정으로 짐을 빼서 나간 아내의 빈자리를 채워나가기 위한? 아니 어쩌면 혼자만의 공간을 꿈꿔한 한 유부남의 반란이라고 해야할까? 아내가 나간 자리를 자신이 꿈꿔온 집으로 하나씩 꾸며가는 남자의 이야기. 그리고, 그런 그의 삶을 동경하는 회사 동료들.. - 회사 부도로 직장을 잃은 한 가장. 그의 실직을 대신해 다시 일을 시작하는 아내. 생각보다 살림에 소질을 보이며 아내의 빈자리를 매꾸는 남편의 이야기... 어떻게 보면 서로의 역할이 바뀐듯 하지만 그들 나름대로 자신들의 역할에 만족하는 부부... 오히려 그런 부부의 모습이 더 행복해 보이는 것 같다. 그외 아내와 현미밥, 남편과 커튼. 이렇게 총 6편의 단편들이 묶인 책 속에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가 결코 평범하게 다가오지 않는 것은 작가 특유의 위트와 해학이 담겨있기 때문인 것 같다. 발칙한 아내의 반란을 다룬 'sunny day'는 지루한 일상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찾은 한 아줌마. 중고옥션 사이트에서 쓰지 않는 집안 물건을 팔아 자신이 그동안 누리지 못한 것들을 누리게 되는... 하지만 그 물건들 중에는 남편이 아끼는 오래되고 희귀한 물건들도 있었으니... 그것을 남편이 알게 될까봐 걱정도 되지만 자신에게 무심한 남편이 괴씸해서 남편이 아끼던... 그러나 그동안 쓰지않고 창고에 처박아 두었던 것을 하나씩 꺼내어 팔 생각을 하지만... 결국 자신의 생일날 남편의 이벤트에 감동해 자신이 하고자 했던 일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반성하게 되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녀의 철없었던 행동보다는 아이들을 시켜 엄마의 생일을 축하해 주라고 했다던 남편의 마음의 감동하며 울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상상이 되면서 작은 일에 쉽게 흥분하고 쉽게 눈물짓는 그녀의 귀엽고 여린 마음을 생각하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이렇듯 이 책속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주변인들의 이야기 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쉽게 남얘기 처럼 지나칠 수 있었던 이야기가 나에겐 웃음을 주고 나의 주변 사람들의 삶을 살펴볼 수 있게 해주니... 책을 읽고 있는 동안의 그 하루가 정말 나에게는 행복한 날이 아니었는가 싶다. 나에게도 이렇게 날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늘 행복한 날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건 아닌지... 오늘도 행복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