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혁이 끝난 지 10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그때 일에 대해 말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한때 모든 사람의 얼굴에 내려앉았던 어두운 그림자는 지금 어디로 갔을까? 아마도 수천 년간 봉건 지배를 받으면서, 힘없는 백성들은 기억을 지우는 방식으로 고난에 대처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낙관적 태도가 반드시 좋다고만 할 수는 없으며, 그저 일종의 ‘귀여운 무지‘라고 할 수는 있겠다. 역사의 잘못은 얻기 힘든 재산이다. 그 재산을 잃어버린다면 새로운 맹목에 빠지게 될 것이다. - P11
문혁 당시 서로가 서로를 해치고 상처 줌으로써 타인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렸지만, 나는 그들의 이야기로부터 믿음을 다시 확인한 것에 깊은 위안을 받았다. - P11
인간의 약점과 질투, 겁약, 자아, 허영, 나아가 인간 본성의 장점, 용기, 성실함, 진실 등이 모두 동원된 것이 바로 문혁이다. 그것은 내게 정치가 일단 휴머니즘을 벗어나면 사회적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으리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 P12
내가 느낀 바로는, 큰 인물들이 아무리 비극적인 일을 겪었다 할지라도 일반 인민들이 겪는 비극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큰 인물의 누명은 쉽게 해결할 수 있지만 일반 인민은 사람을 잘못 만나거나 기회를 얻지 못하면, 마치 량산의 이 선생이 마침 그 이야기를 읽어 본 적이 있는 나를 우연히 만난 것처럼, 운명이 트이는 날을 맞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죽은 사람이든 산 사람이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누명을 벗지 못하고 있을까요?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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