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한 내 나름의 해석이 있어요. 사랑은 자신이 애착하는 것을 좋아하는 감정인데, 사실은 그게 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겁니다. 자기가 생각하고 꿈꾸던 점을 상대가 갖고 있다고 여기고, 자신의 웃음을 상대의 웃음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감정을 상대에게 투사해 스스로 감동하는 겁니다. 그렇지 않나요? 그렇지 않다면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위해 목숨을 버리겠어요? 사랑이 끝나면 자신도 끝나니까요. 그래서 나는 첫사랑이란 일생에서 유일하게 정신 이상을 겪는 시기라고 봐요. 일종의 환각 상태에 빠지는 거죠. - P195
사람은 정상적이더라도, 부조리는 생활이 강요한 거죠. 달리 말하자면, 부조리는 생활의 본질입니다. - P200
한 철학자가 말했어요. "어떤 것이 네게 행복을 가져다줄지라도 경계해야 한다. 바로 그것이 불행을 가져다줄 수 있기 때문이다." - P201
당시에 정치범이란 정치적 대의를 위해 어떤 일을 한 사람이 아니라, 정치가 필요로 했던 희생양이었을 뿐입니다. - P243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나를 아프게 했을 때 비로소 알 수 있답니다. 출소해 모든 명예를 회복하고 난 뒤 모든 사람이 내게 웃어 보일 때, 그것이 진심일까요? 그건 가짜입니다. 옛날 동창들은 지금 내가 제멋대로이고 무례하다고들 합니다. 일할 때는 말할 때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다른 사람을 잘 배려하지 않는다고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하지만 다른 사람을 존중한 결과 온갖 쓴맛을 다 보았기 때문에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뿐입니다. - P252
어느 날 명예 회복 후 돌려 받은 옛날 물건을 뒤적이다가 문혁 전에 내가 썼던 글씨를 우연히 발견했는데, 깜짝 놀랐답니다. 다른 사람이 쓴 것 같았거든요.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내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했다는 것을요. 어찌되었든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그다지 상심하지는 않았어요. 상심이란, 운명을 도와 자신을 해치는 감정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지금 내 모습대로 그냥 살아가면 되는 겁니다. 다른 사람을 해치지도, 나 자신을 해치지도 않으면서 말이죠. 분명한 것은 내가 예전 모습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뿐입니다.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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