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위병 운동이 지나가고 난 뒤인 1970년에 국민경제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국가는 2천만 명이나 되는 지식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능력이 없었고, 그렇다고 도시에 있게 하자니 소란을 피울까 염려되었죠. 그래서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라는 허울 좋은 구호를 생각해 내서 우리를 사방으로 내쫓은 것입니다. 그리하여 한때 그들을 위해 용감하게 적진으로 돌격해 싸웠고 일편단심 충성했던, 천군만마 같았던 우리는 그들이 마련해 놓은 함정에 모조리 빠졌습니다. 국가마저도 감당하지 못하는 짐을 우리 10대 아이들의 삐쩍 마른 어깨가 지탱했던 거예요. 기울어져 있는 기둥을 바로 우리가 지탱했기에 국가라는 건물이 붕괴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던 셈입니다. - P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