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신과 결별하지 않으면 ‘나‘는 어른이 될 수 없습니다. 또 다른 자아는 이 풍진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버린 자신의 가장 부드럽고도 가장 다정한 부분입니다. - P50

소년 시절과의 이별은 트라우마적인 경험이므로 어른이 되어도 외상이 남습니다. 그러니 그것을 치유하려면 이야기가 필요하겠죠. 아마도 ‘그런 이야기‘가 세계 곳곳에 수천 개 정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인류가 통과의례라는 제도를 만들어 내고 나서 쭉 그런 이야기에 대한 수요가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그것은 광맥입니다. - P52

모국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네올로기즘neologism입니다. 새말을 만드는 일은 모국어로만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 P56

잠시 있다 보면 숨쉬기가 힘들어져서 왠지 빨리 나오고 싶어지는 집이 있는데요. 저의 경우는 책이 없는 집이 그렇습니다. 아무리 집이 깨끗해도 오래 있으면 숨쉬기가 힘들어집니다. 산소 결핍 상태가 되는 거죠. 책이 없으면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책이란 ‘창‘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세계로 난 창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 세계와는 다른 세계와 통하는 창입니다. 그래서 책이 있으면 한숨 돌릴 수 있습니다. 밖에서 시원한 공기가 불어오는 느낌이 들죠. - P5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인이 보고 들은 경험과 머릿속에 문득 떠오른 생각으로 말미암아 서로 관계없는 단어들이 한 줄 시 안에 하나로 엮입니다. 이 행위가 무척이나 시적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시가 재미있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 P18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 줄 시를 읽는다는 건 이런 것입니다. 내 마음속에서 아주 특별한 것 하나를 끄집어내는 일. 그리고 이를 음미하는 마음의 시공간을 제공하는 일.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예술이기에 가능한 일일 겁니다. - P7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산토카는) 마흔 살부터는 정처 없이 길을 떠나 시를 쓰며 걸인 일기를 남겼습니다. 그 일기 마지막 장에 다음과 같은 글이 남아 있습니다.
"예술은 진심이자 믿음이며, 진심이자 믿음의 최고봉에는 감사의 마음이 있다. 바로 그 감사의 마음에서 태어난 시가 아니면 진정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 P5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명한 하늘을 직선으로 가로질러 날아가는 제비가 보이니 어느덧 봄입니다. 나쓰메 소세키도 그 제비를 보고 있네요. 봄날, 한길로 똑바로 하늘을 날아가는 새를 보며 자신도 올곧게 나아가겠노라고 다짐하였을까요. 다른 길로 눈을 돌리지 않고, 그저 스스로 선택한 한 방향만을 간절히 생각하며 똑바로 나아가자. 수많은 작품을 써 낸 소설가에게도 만년필을 들었지만 도망치고 싶고, 이 길이 맞나 고민이 되고, 다른 길이 훨씬 더 편하고 좋아 보이는 그런 순간이 있었을 거예요. - P3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