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들이 왜 이렇게 후련해하는지 이해가 갔다. 할아버지의 죽음은 그들에게는 부정을 씻은 사건이었다. 제멋대로 살아온 반세기의 청구서는 언젠가 어떤 형태로 누군가가 치러야만 했으니까. - P47

본토 사람들은 대륙에서 대만으로 건너와 30년이 지났는데도 노인 대부분은 이곳을 임시 거처로 여겼다. 마음은 늘 대륙에 있었다. 국민당이 언제든 반격해 상황을 뒤집으면 고향으로 금의환향하겠다는 마음이 가득했다. (중략) 대만 태생인 나는 이해할 수 없으면서도 이해했다. - P57

그 무렵 대만은, 대륙에서 건너온 외성인이 토착 본성인을 깔보는 일은, 그러니까 새가 하늘을 날고 개가 똥을 먹는 것과 마찬가지로 의문의 여지가없는 일이었다. 할머니가 대만인이라는 말을 입에 담을 때는마치 도둑놈이라고 말하는 것 같은 울림이 있었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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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디나 어른들이 흘리는 눈물에는 다분히 정치성이 있다. - P20

"우리에게 대의 같은 건 없었단다." 할아버지는 말했다. "같은 부대에 리우꾸이런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 녀석은 자기부모를 괴롭힌 공산당 일가를 모조리 죽이고 국민당에 들어왔어. 다들 비슷한 사연이었어. 이쪽과 싸워서 저쪽에 들어가거나 이쪽에서 밥을 먹여주니 이쪽 편이 되는 거지. 공산당도 국민당도 하는 짓은 같아. 다른 마을에 마구 쳐들어가 돈과 먹을거리를 빼앗았지. 그렇게 백성들을 먹어 치우며 같은 일을 되풀이했어. 전쟁이란 그런 거야."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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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의 물결이 온 나라를 휩쓸었을 때 얼마나 많은 수의 사람들이 도망쳤는지 아는 이는 없지만, 중국 전역에서 수백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넓게 펼쳐진 허술한 국경을 넘은 것은 확실하다. 오늘날까지도 중국 공산당은 두 가지 진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첫째, 이 대규모 탈출이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라는 것, 둘째, 상하이로부터 경제적, 사회적, 지적 자본이유출되면서 중국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는 점이다. - P589

이 책은 역사의 희귀한 어느 시기를 다루고 있을 뿐이지만, 한 도시 인구의 작은 단면에서조차 존재하는 다양한 차이점과 갈등을 드러내 보인다. 무력 전쟁과 냉전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알 수있듯이, 한 국가나 문화에 속하는 모든 사람들을 동일하게 분류하는 것은 잠재적으로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게 될지도 모르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이것만으로도 상하이 탈출이 주는 귀중한 교훈이자, 무엇보다 세계 어디에서건 이주민과 난민들이 여전히 종종 하나로 뭉뚱그려져 경멸적인 모습으로 그려지는 시기에 되새길 만한 단출한 통찰이다. - P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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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에게 협력하기로 한 아버지는 그 결정으로 인해 끔찍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어머니와 아버지 두 사람 모두 비참한 상황에서 죽음을 맞았다. 그들이 한때 즐겼던 사치스러운 즐거움 중 어느 것도 이럴 만한 값어치는 없었다고 베니는 생각했다. - P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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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일본이 항복하자 장제스의 중화민국은 대만의 지배권을 넘겨받았다. 처음에 대만인들은 동포인 중국인들을 환영했지만, 승전국이 된 중국의 국민당은 지역민들을 적국 국민으로 취급하며 정복자로서 섬에 들어왔다. 중국 본토에서 온 새로운 주인들은 알고 보니 일본인들보다 더 가혹했는데, 행상을 하는 한 여성을 가혹하게 단속하고서는 이에 대해 항의하는 군중들에게 총을 쏘았다. 다음날인 1947년 2월28일에 대규모 폭동이 시작됐다. - P419

소녀의 부모와 같은 난민들이 상하이에서 그들이 누리던 삶을 애타게 그리워하는 동안, 어른들의 비탄과 슬픔에 둘러싸인 안누오와 본토 출신의 다른 젊은이들이 내릴 수 있었던 결론은 단 한 가지, 대만에는 그들을 위한 미래가 없다는 점이었다. - P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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